vol.97-[대학생기자단-김현지] 크리스마스 트리의 상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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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반야봉 지역 구상나무 <출처:국립산림과학원> / 우 : 구상나무 <출처:한반도생물자원포털>

2018년의 마지막 해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연말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꾸며주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행사들은 사람들을 한껏 들뜨게 한다.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애용되는 나무는 바로 구상나무이다. 이 나무는 한라산과 지리산 일대 등에 서식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상록 침엽수이다. 유럽에서도 한국전나무(Korea Fir) 라고 불리며 트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구상나무의 현 상황은 우리의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꾸며주는 밝은 면과 달리 우울한 상황이다.
구상나무는 원래 한국에서만 자라던 나무이지만 현재는 널리 외국에서도 자라고 있다. 그러나 그 고향땅인 한라산과 지리산 일대에서는 말라 죽어가고 있다. 2018년 5월, 반야봉 일대에선 15000그루의 나무 중 절반 정도가 고사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리산 반야봉 일대에서 집단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생육 부진이 1960년부터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겨울철 기온 상승과 봄철 가뭄 탓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50년간 기후변화가 지속되어 2000년 이후 대다수가 고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한다. 세계자연보존연맹은 이미 2011년에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평가했다.
우리는 과연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마냥 즐겁게 웃고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이 자연에게 진 빚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우리의 연말을 즐겁고 따뜻하게 보내게 해주는 크리스마스 트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즐거움만을 얻으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기 전에 우리가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들의 생육에 나쁜 영향을 어떻게 주고 있는지 정도는 아는 것이 자연에게 얻어가는 것에 대한 인간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김현지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