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2-[대학생 기자단-한지형] <몽골 에코투어 스케치①> 나무를 심는 일, 지구를 숨쉬게 하는 일
몽골 현지의 사막화 현황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환경 보호 활동
한반도가 폭염에 몸살을 앓을 무렵인 7월말, 한국의 청소년들은 ‘지구온난화의 본산’ 몽골 울란바타르로 향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7년간(1906년~2013년) 전 세계 평균기온이 0.89도 올랐을 때 몽골은 지난 67년간 (1940년~2007년) 2.1도나 오른,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바로 이곳에 금천구의 청소년들이 푸른아시아의 에코투어에 참여, 바양노르솜에서 지구의 숨통을 터주는 활동을 했다.
기자는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단으로서 에코투어를 같이 했다. 그 기록을 1부 몽골 사막화 현황과 생태계 회복을 위한 활동, 2부 자원봉사 청소년들과 몽골 어린이 문화교류 활동으로 나눠 연재한다. |
사진 1. 식수 작업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에코투어 봉사단.
2018년 여름, 대한민국 서울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기온을 기록했다. 평년보다 짧았던 장마와 빗겨간 태풍 등의 영향도 있으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결과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끝없는 자연파괴와 도시화, 쓰레기 대란 등은 우리에게 지속적인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겨울에는 혹독한 추위로, 올 봄에는 지독한 미세먼지로 우리를 괴롭힌 것이다.
이렇게 환경파괴로 인한 비극이 심화되어가는 시점에 다양한 개인과 단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지구에 산소 호흡기를 대고 있다. 그중에서도 푸른아시아는 몽골 현지에서 지속 가능한 자연 보호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그 행보가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푸른아시아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이름은 ‘에코투어’로, 몽골의 사막화 지역에서 환경 보호 활동과 문화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에코투어는 몽골 사막화 피해에 직접 대응하고, 현지 주민들과 만나며 몽골인들의 자립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무 심기 등의 봉사를 통해 일손을 돕고, 현지 주민들이 봉사자를 대상으로 식사와 숙박을 제공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년마다 푸른아시아에서는 정기적으로 몽골과 미얀마로 에코투어를 떠난다. 그리고 지난 7월 24일부터 30일까지는 몽골의 바양노르솜 지역을 중심으로 에코투어가 있었다. 기자는 이번 프로그램에 동행하여 현장 취재를 진행하였다. 특별히 이번 에코투어에는 금천구의 청소년들이 함께 하였고, 푸른아시아 인솔자들과 금천구청 소속 직원들이 동행했다. 금천구 청소년들이 참가하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2011년~2012년에 푸른아시아가 금천구 발행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세부계획을 연구용역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구청의 평가가 좋았고 그래서 후속사업으로 금천구가 몽골 사막화방지사업을 진행하기로 구두 약속 했었다. 서울시나 수원시처럼 예산을 책정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산 마련이 쉽지 않음에 따라, 금천구 청소년들을 찾아가서 교육하는 사업을 또 2012년과 2013년에 진행했다. 그러다가 푸른아시아 에코투어 프로그램에 금천구 우수 청소년들을 선발하여 매년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금천구에서 정했고, 금천구 시의회가 적극 동참하는 것으로 계속 에코투어를 가게 되었다.
이번 에코투어의 행선지인 몽골 바양노르솜은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서북쪽으로 180km를 달려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솜’이란 한국의 행정단위 ‘군’에 해당하는 크기의 마을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바양노르솜은 원래 호수가 많은 군이라는 뜻의 마을이다. 그러나 최근 10여년간 진행된 심각한 사막화로 인해 그 이름이 무색하게 척박한 땅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날의 호수가 많던 풍경은 사진 속에서만 확인할 수 있고, 현재는 서너 개의 호수만 자그맣게 남아있다. 전 세계에서 온도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라는 보도를 실감할 수 있는 땅이다. 푸른아시아 에코투어 봉사단은 이런 바양노르솜으로 가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생태계 보호 활동을 하기 위해, 울란바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진 2. 자이승 전망대를 오르는 에코투어 봉사단.
사진 3. 자이승 전망대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푸른아시아 이보람 간사.
사진 4. 자이승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울란바타르 전경.
울란바타르 공항에 도착 후부터 푸른아시아 이보람 간사의 지휘로 에코투어가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환경 보호 활동을 하기 전에, 현지의 상황을 파악해보는 일정을 진행했다. 먼저 자이승 전망대에 올라 울란바타르 전경을 살펴보았다. 도시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가 있었는데, 발전의 비대칭이 심각한 모습이었다. 중심부에는 서울의 빌딩들과 다름없는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으나 가장자리로 갈수록 빈민촌이 늘어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더 멀리로는 푸르른 산과 벌판이 펼쳐져있었다.
사진 5. 울란바타르의 이태준선생 기념공원.
사진 6. 이태준선생 기념공원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푸른아시아 이보람 간사.
사진 7.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을 찾은 에코투어 봉사단.
사진 8. 주몽골한국대사와 만남의 자리를 갖고 있는 에코투어 봉사단.
다음으로는 이태준선생 기념공원과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을 차례로 찾았다. 이는 아직 환경 보호 활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동기를 심어주는 시간이 되었다. 현재 몽골의 상황은 어떠한지, 우리가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우리가 한 활동이 몽골과 전 세계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이 있었다.
사진 9. 몽골 초지의 전경.
사진 10. 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 무리.
에코투어의 프롤로그 격인 초반 일정이 끝난 뒤에는 사막화 지역으로 이동하여 두 눈으로 문제 상황을 직접 살펴보았다. 버스를 타고 몇 시간에 걸쳐 바양노르 솜으로 향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길을 끌었다. 울란바타르에서 보았던 도시의 전경은 머지않아 사라지고 초록빛과 갈색빛의 풀과 흙이 가득한 모습이 보인 것이다. 그 많던 차도 보이지 않았고, 소와 말들만이 풀을 뜯고 있었다.
사진 11. 바양노르 솜 초지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그런데 바양노르 솜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려 본 초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자이승 전망대에서 저 멀리 보였던 산의 풍경과 버스 안에서 보이던 들판은 분명이 푸른 빛깔이었는데, 발밑으로 보이는 땅은 풀이 듬성듬성 있는 흙발이었다. 마치 탈모가 진행 중인 누군가의 머리처럼 갈색의 마른 흙 위에 초록색 잔디가 간간히 있는 모습이었다. 그마저의 풀들도 생기가 없어 보였다. 말로만 들어왔던 사막화의 현장에 발을 딛고 보니 그 심각성이 훨씬 크게 다가왔다. 지금 이곳이 이렇다면, 저 멀리 보이는 파란 벌판도 사실은 사막화로 인해 마른 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었다.
사진 12. 마을 근처 호수를 찾은 에코투어 봉사단.
이어서 찾아간 마을 근처 호수도 마찬가지였다. 사막화 때문에 물이 크게 줄어들어 호수라기보다는 연못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푸른아시아 이보람 간사는 물의 양이 점점 줄어드는데다가 물을 먹기 위해 가축들이 모두 이곳으로 오다보니 오염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자연 환경 회복이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사진 13. 현지 푸른아시아 단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에코투어 봉사단.
사진 14. 식수 작업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에코투어 봉사단.
현지 상황 파악 후에 본격적인 환경 보호 활동이 진행되었다. 주로 한 활동은 식수 작업과 물 주기였다. 자원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현지에서 근무하는 푸른아시아 단원의 인솔 하에 식수 작업을 먼저 실시하였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바양노르 솜의 땅에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
사진 15. 2인 1조로 땅을 파고 있는 학생들.
사진 16. 식수 작업 중 잠시 땀을 닦고 있는 학생.
사진 17. 식수를 위해 땅을 파고 있는 한지형 푸른아시아 대학생 기자.
학생들은 2인 1조가 되어 삽으로 나무뿌리가 들어갈 만큼의 땅을 팠다. 삽을 처음 잡아봐서 삽질이 서툰 학생들도 지구온난화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땅을 파는 모습이었다. 일부 힘든 부분은 푸른아시아와 금천구청의 인솔자들이 힘을 써 도와주며 봉사를 진행했다.
사진 18. 식수 작업장을 찾아온 몽골 어린이들.
사진 19. 에코투어 봉사자들이 심을 묘목들.
사진 20. 몽골 어린이들과 봉사 참가 학생.
한창 그렇게 열심히 작업을 하던 찰나에, 몽골 어린이들이 그곳을 찾아왔고 자원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함께 이어서 식수를 했다. 학생들과 몽골 어린이들은 서로 도와가며 삽질도 하고, 나무를 올곧게 심은 뒤에 흙을 다시 덮어주었다. 그 다음에는 양동이에 물을 떠 와서 두 바가지를 부어주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환경을 지킨다는 공통된 마음 아래 하나 된 모습이었다.
사진 21. 양동이로 물을 옮기고 있는 학생들.
사진 22. 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 봉사 참가 학생.
사진 23. 함께 물을 옮기고 있는 몽골 어린이들과 한국 학생들.
사진 24. 물을 옮기던 중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에코투어 봉사 학생들.
사진 25. 나무에 물을 준 모습.
나무 심기 작업 다음에는 지난 에코투어 때 심은 나무에 물을 주는 작업을 했다. 한국 학생들과 몽골 어린이들은 함께 양동이로 물을 담아 옮겼다. 아이들이 들기는 버거워 보이기도 했지만, 투덜대는 사람 없이 모두들 열심히 물주기를 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의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미숙한 몽골어로 몽골 어린이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학생들의 마음을 아는 듯, 몽골 어린이들도 웃는 얼굴로 청소년들과 뛰놀았다. 그리고 근처의 풀꽃들을 모아서 꽃다발도 만들며 서로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사진 26. 꽃다발을 만들고 있는 몽골 어린이.
사진 27. 물주기 작업을 하고 있는 에코투어 봉사단.
사진 28. 몽골 어린이들과 에코투어 봉사 참가 학생들.
사진 29. 식수 작업과 물주기 작업을 마친 몽골 바양노르 초지 모습.
환경 보호 활동이 끝난 바양노르 솜의 초지는 이전보다 훨씬 풍성해져 있었다. 이번에 심은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무럭무럭 자라나 지구를 더 푸르게 만들고, 내년에는 올여름 같은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2부에서는 자원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몽골 어린이들이 함께 한 문화 교류 활동을 중심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또한 일주일 동안 한국과 몽골, 나아가 전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며 푸른아시아 에코투어에 참여한 학생들의 인터뷰 또한 담아보려 한다. |
한지형 푸른아시아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