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1-[리뷰] 자연자본 :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
인간과 자연은 공존할 수 없는가?
언론에서 종종 등장하는 기름유출, 산림파괴, 미세먼지, 로드킬 등과 같은 단어들을 보면 자연과 인간은 공존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재화가 자연에서 창출된 것임을 생각해보면 미래를 위해서는 자연과 같이 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자연과의 공존을 이야기하며 각종 환경오염 사례와 새로운 개념들을 도입한 해결 방식들을 이야기한다. 저자 제프리 힐은 컬럼비아대학의 석좌교수로 ‘환경경제학’의 선구자로서 환경 문제에 경제의 개념들을 도입하여 환경과 인간을 이야기한다.
제프리 힐 지음 / 이동구 옮김 / 여문책 / 1만8000원
우선 저자는 자연환경을 인류가 진화, 발전,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 ‘자연 자본(natural capital)’이라고 한다. 이는 자연환경이 “금융자본, 물적 자본 등과 같은 어떠한 모습의 자본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의 집합”으로써 인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자연을 경제적 자산으로 간주해서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는 일종의 자본 잠식으로 봐야 하고, 그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는 비용은 오염의 원인이 된 자가 지불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각종 환경오염 사례를 이야기하며 경제와 연관시킨다. 예를 들어 공장을 가동하여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는 경우, 오염자가 아닌 제삼자가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거나, 건강상의 피해를 입는 외부효과(external effects)를 이야기한다. 위의 예시와 같은 오염에 대한 복구 비용은 생산비용에 포함되지 않기에 이를 외부비용이라고 한다. 외부비용으로 인해서 환경이 훼손, 파괴되고 자원 또한 낭비되어지고, 결국 경제적으로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이 외부비용을 생산비용에 포함하는 방식으로써, 즉 외부비용의 ‘내부화’를 말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외부비용의 ‘내부화’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정부의 역할, 피해 당사자들의 소송,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여러 방안 중에 저자는 각종 오염 행위들에 대해 피구세를 부과하고, 그 대신 법인세나 소득세 따위를 인하해주고 거두어들인 세금은 사회보장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국내총생산(GDP)이라는 ‘엉뚱한 신’을 맹목적으로 숭배해왔다고 말하며, 이제는 이러한 ‘경제적 종교’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우는 GDP의 단점인 범죄율의 증가로 인한 치안 유지 일자리 증가, 허리케인의 피해 복구를 위한 일시적인 일자리 증가가 경제 성장으로 반영되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에 대안으로써 유엔개발계획에서 발표한 ‘인간개발지수’ 또는 ‘국내순생산’ 등을 활용하는 것과 인간의 행위가 환경에 끼지는 영향을 반영해 소득을 측정하는 ‘녹색국민소득’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자연 자본’이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자연자본’을 위한 환경보호는 경제 성장과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 성장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 사회에서 절대 빼먹을 수 없는 ‘경제’를 환경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삶과 환경은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공존해야 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환경경제의 개념들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례를 통해 보다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몸소 체험하고 있는 미세먼지와 같은 외부효과를 생각해볼 때,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고려하여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평소 환경 문제와 인간 사회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새로운 방안을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 드리고 싶다.
정지웅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