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1-[대학생 기자단-전혜지] <착한 소비 시리즈2> 환경과 지역을 살리는 현명한 소비, 우리가 가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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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슈퍼마켓에서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의 모습(사진 왼쪽).
남겨진 플라스틱 포장재.(오른쪽) (출처: 페이스북 PlasticAttackParis )

소비자의 목소리, 움직이는 업체들

지난 2일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한 물건의 비닐·플라스틱 포장재를 벗겨내는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상품의 보존과 별개로 이중, 삼중으로 사용된 포장재를 카트에 모아 버림으로써, 당장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자원들을 소비자와 제조·유통 업체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특정 단체가 기획한 캠페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 연대하여 진행했다는 점이 큰 울림을 주었다. 이는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관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 체인점을 갖고 있는 다국적 기업 까르푸(Carrefour)는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까르푸 루마니아는 비닐쇼핑백을 대신하여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루마니아 내 320개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 장바구니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3~6개월 내로 분해되며 전적으로 유기물질로 전환 가능하게 디자인 되었다. 유명 유통업체 데스코(Tesco) 또한 공급 업체와 협력하여 모든 포장재를 검토할 것이며, 2019년까지 ‘재생하기 어려운’ 포장재를 제거할 것임을 밝혔다. 여기서 ‘재생하기 어려운’ 포장재란, 플라스틱 필름이 들어있는 염화비닐수지(PVC), 폴리스티렌, 수용성 플라스틱을 말한다.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소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렇게 소비자의 연대는 유통의 악순환을 끊는 칼이 되었다. 소비행위는 개인의 필요나 기호에 따라 이뤄진다. 그러나 그 선택이 재화의 생산·유통 방식을 결정하고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종의 투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수요에 따른 공급의 매커니즘에 따라 좋은 물건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은 물건이 늘어나고, 그렇지 않은 물건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렇지 않은 물건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선택이 시장의 점유를 결정짓는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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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푸드와 로컬푸드를 비교한 표.(왼쪽)( 출처: 비트코프스키 )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싱싱장터>의 어플.(오른쪽)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 중 하나는 식재료의 선택이다. 식재료가 친환경이냐, 아니냐는 다음과 같은 선택에서 나뉘어진다.

1. 고기와 메탄가스의 상호관계, 고기의 과잉 섭취 피하기
고기를 제공하는 동물은 곡물로 만든 사료를 먹는다.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곡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쇠고기 1kg에 5kg의 곡물, 돼지고기 1kg에 곡물 5kg, 닭·오리 고기는 1kg에 곡물 2kg이 필요하다. 이렇게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7할이 가축의 먹이로 쓰인다. 특히 육우는 먹이를 소화하면서 메탄가스를 배출하는데, 공기 중에 있는 전체 메탄의 약 1/5이 가축에게서 나온 것이다. 메탄은 온실가스 중의 하나로, 대기 중에서 차츰 반응하여 분해되므로 이산화탄소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만 효과가 있지만, 온실효과 자체는 훨씬 강력하여 동일 부피의 이산화탄소보다 25배 정도의 온실효과를 낸다. 늘어나는 육류 소비로 분해 속도보다 생산 속도를 추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고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위하여 육류 위주의 식사 대신 생선이나 과·채류 등을 통한 균형 있는 식사를 할 필요가 있다.

2. 글로벌 푸드와 로컬 푸드,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애용하자
계절과 기후에 상관없이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 이를 글로벌 푸드라고 한다. 글로벌 푸드의 생산방식은 식품의 안전 보다 비용 감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공장형 농업으로 생산되는데, 그 과정 중 수많은 살충제와 방부제가 이용된다. 이는 토질을 망가뜨리며 우리의 건강에도 해를 끼친다. 생산된 글로벌 푸드는 포장재에 싸여서 항공과 선박을 이용하며 세계 각지로 배송된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 자체의 무게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 유통의 편의를 위한 포장재의 양 또한 만만치 않다. 반면 로컬 푸드는 수송 거리가 짧아 운송시의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적다. 또한 가공과 포장을 적게 하고 덜 표준화된 공정을 통해 적은 양의 포장재를 사용한다. 또한 소비자와 생산자는 서로를 알 수 있다. 생산자는 지역 소비자의 요구를 잘 반영해 생산 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한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 지역 경제까지 발전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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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포장재에 담긴 커피와 텀블러에 담긴 음료.(왼쪽)
유아를 위한 장난감과 책을 빌려주는 녹색장난감 도서관의 홈페이지.(오른쪽)
( 출처: 서울시 녹색장난감도서관 홈페이지 )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도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를 줄이는 방법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1. 일회용품 아웃, 대체재 사용하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라고 해서 자린고비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재화를 소비할 때 가치를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음료를 마시는 빨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과 사람을 살리는 일회용 주사기의 플라스틱의 가치는 엄연히 다르다.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 비닐쇼핑백 대신 에코백을 사용함으로써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유엔은 플라스틱의 남용으로 지구 곳곳의 재앙이 우려됨을 표명하고 각국에 비닐봉지·일회용 용기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였다. 유럽은 전면적인 플라스틱 제품 금지안을 검토 중이며 몽골은 내년 3월부터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할 것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또한 10월부터 대형마트·대형슈퍼의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2. 공유경제의 활성화, 물건 대여하기·아나바다 운동
전통경제에서 발생되고 있는 각종 문제점들로 인한 경제위기와 더불어 환경오염의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과소비를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공유하기’가 등장했다. 공유 방법 중엔 가구나 전자제품 렌탈 서비스가 가장 대중화 되어 있다. 특히 유아의 각 발달 과정에서 필요한 장난감과 교구들은 새로 구입하는 것 보다는 대여하거나 중고시장을 이용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또한 IMF 경제위기 때 출현한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고) 운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비영리 단체,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는 중고 시장의 이용은 이웃과 환경보호에 큰 힘이 된다.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으로 기업의 유통구조가 바꿨다. 유엔의 수많은 보고서와 환경단체의 경고에도 꿈쩍 않던 업체가 소비자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다. 환경오염을 끊을 칼자루 또한 우리 소비자가 가지고 있다. 우리는 보다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전혜지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