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6-[2018 파견단원들이 읽어 본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박정현] 어, 선배님이다.

실은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임이 틀림없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고,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지구가 많이 아프다고. 딱, 그 정도의 이야기였다. 나에게 환경문제라는 것은.
본인은 정치외교학과 사회학과를 전공했다. 따라서,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 혹은 패러다임이 존재하고 있음은 항상 자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굉장히 소모적이고 소비지향적이며 일회성이 짙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것이 문제인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며, 나라는 작은 한 사람이 해결에 뛰어든다고 해서 과연 어떠한 변화가 오긴 할지 등을 기대할 여력이 없었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봉사단에 지원하며 알게 된 푸른아시아라는 이 단체가 사막화방지의 뛰어난 모델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것을 조사 중에 먼저 접하였다. 하지만, 기사를 통해 접한 정보에서는 구체적인 사례 등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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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 서적은 필자의 머리를 맑게 해주었다. 서적의 앞부분에 집중되어 있는 사막화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들은 필자의 관념 속에 모호하게 잡혀있던 환경변화의 악순환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나아가, 산업화 이래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경제구조가 변하여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환경이 고려된 새로운 경제구조가 오고 있다는 것 또한 큰 영감을 주었다. 이는 또한 환경 분야가 뜬 구름 잡는 허울 좋은 이데아의 공허한 외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이는 분야에서 구체화될 수 있고, 환경 분야에 직접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경제적인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을 수 있겠다는 것, 즉 환경 분야를 주목하게 할 만한 인센티브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서적은 또한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의 이야기’로 필자에게 다가왔다. 담담한 필체로 적혀있지만, 분명 저자는 그 하나의 모델을 이룩해나가기까지 많은 피눈물을 흘렸을 터이다. 내가 내 집 앞마당에서 나무 한 그루를 자라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현지 인력을 통해 현지인들을 위해 현지에서 나무 수 천 그루를 자라게 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막화라는 거대한 괴물에 대적할 수 있는 예리하고 단단한 장검을 묵묵히 담금질 하였고, 하나의 성공사례가 됨을 넘어서 다른 곳에서도 적용하는 등, 확장하고 있다. 저자는 손사레를 칠지 모르겠으나, 환경 분야에 막 관심을 가지고 첫 발을 디딘 새내기인 필자에게 그는 ‘성공한 선배’임이 분명하다. 모호하고 어려워 보이는 이 분야 가운데 이런 큰 선배가 있다는 것은 뒤따라가는 후배로서 굉장히 고무적인 것이다.

조림지

필자가 믿는 기독교에서는 ‘좁은 길로 가라’는 말이 있다. 지금도 주변에서는 필자의 봉사활동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필자 마음속에서도 이 시간이 헛된 시간이 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 조금은 기대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좁은 길을 먼저 간 선배가 있고, 적어도 그 좁은 길의 끝에 낭떠러지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나여,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옮겨보도록 하자.

2018년도 푸른아시아 봉사단원 박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