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6-[2018 파견단원들이 읽어 본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양효선] 우리에게 있어 환경 문제 해결은 선행이 아닌 ‘책임’
한국에서 ‘지구온난화’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학창시절부터 여러 매체들을 통해 ‘지구온난화’라는 단어를 들었고 교과서에 실려 있어 배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많이 들어본 것에 비해 정보는 부족했다. 나에게 있어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 그래서 빙하가 녹게 되는 것. 이정도 뿐이었다. 이게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현상인 것은 대강 느끼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얼마나 심각한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마 지금 당장 내 삶에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으니 간과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 ‘지구온난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많이 들어서 익숙하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피해를 겪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에게 있어 그 심각성은 어느새 잊혀져버렸다.
책을 통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알게 되었다. 2도만 올라가도 지구촌의 식량 생산이 30% 감소하고 안데스 산맥의 빙하가 90%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는 환경변화를 일으키고, 변화된 환경으로 인류 역시 피해를 입게 된다. 지구가 더워지니 당연히 가뭄과 사막화가 심해진다. 심해진 가뭄과 사막화로 식량 생산이 어려워지면 식량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 내용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환경문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가난한 나라들이 아니고, 한국을 포함해 화석연료로 산업발전을 추구하는 나라들이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으로 발생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나라들의 가난한 사람들이 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선진국은 환경 문제에 대해 ‘책임’이 있기 때문에, 환경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에 대한 이들의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 문제를 겪는 나라들을 지원 할 때, 나는 막연히 나무를 심어 ‘환경만’ 살리면 되는 줄 알았다. 또, 나무를 심어 놓으면 알아서 잘 자랄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책을 보며 ‘환경-사람-공동체(마을)’의 연대가 환경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사람들이 나무의 소중함을 모르고서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 나무를 심어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 나무는 잘 자랄 수 없다. 마을사람들끼리 협력이 없으면 일궈놓은 것들을 유지할 수 없다. 환경-사람, 사람-공동체 등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고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힘들게 회복시킨 것들이 다시 사라지게 된다. 환경을 되돌리고 주민들의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땅을 파고 나무를 심는 등의 물리적인 부분부터 환경의 소중함과 지역 공동체 중요성 등을 인식하는 정신적인 부분까지 모두 균형을 맞춰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사람들의 인식까지 바꾸어야 하는, 정말이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우리에게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많은 것들이 현지 주민들에게는 낯설고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겨졌을 테니 말이다.
아울러, 책을 읽으며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과연 나와 내 주변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나 하나가 행동한다고 도움이 될까?’하는 등의 의문이 많이 떠올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개발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많은 이익을 창출했다. 개인도 기후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기업이 훨씬 크게 영향을 주었다.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적으로 바뀌면 환경 문제 역시 많은 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기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제품 개발을 주장하고 친환경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한다면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변화할 것이다. 환경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에 가서 직접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역시 환경 난민을 돕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지만 개발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의 인식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지구가 인류로 인해 아파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멀리할 수 있는, 외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미 많은 변화들이 발생했고, 우리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혼자서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과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함께’ 행동한다면 분명 지구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도 푸른아시아 봉사단원 양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