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8-[대학생 기자단-이지현] 수돗물, 믿고 마셔도 될까?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률이 낮은 원인과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

수도꼭지를 열면 쏟아지는 수돗물, 이 수돗물에 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수돗물은 5분이상 끓여서 마셔야 한다.’, ‘수돗물은 그냥 먹으면 안된다.’, ‘수돗물 속에는 불소가 들어있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등은 대부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 중 정확하지 않은 사실들도 있다.

우리나라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1995년 건강증진법 제정 이후로 본격화 되었다. 그러나 서울, 부산, 대구 등의 대도시에서 찬반양론이 가속화되면서 현재는 과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가 시행안을 보류 중인 상태이고, 수돗물 불소화가 충치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사실로 알려졌다.

또한, ‘수돗물을 끓여 먹어야 한다.’는 말은 물을 끓임으로서 남아있는 염소 및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에서 유래했는데, 수돗물은 꼭 끓여먹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도꼭지를 열고 3분동안 나오는 물은 식수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고, 그 이후에 나오는 물은 식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 1) 수돗물 음용 현황

하지만 수돗물홍보협의회 2013년 수돗물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시민들의 비율은 ‘직접 마신다’가 3%대, ‘끓여 마신다’는 50%대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실시된 국가별 수돗물 음용현황 조사에서 78%를 차지한 일본이나 82%인 미국, 90%인 영국 등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진 2) 낮은 수돗물 음용의 원인

시민들의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낮은 원인은 무엇일까? 위 수돗물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돗물 음용 기피 현상의 기술적 요인으로 ‘물 맛이 없어서’, ‘녹물 등 이물질’이 각 15.0%, 10.2%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심리적 요인으로는, ‘막연한 불안감’이 31.9%, ‘상수원 오염 우려’가 14.6%, ‘물탱크, 수도관 우려’가 18.3%, ‘부정적 언론 보도’가 2.1% 나타났다. 즉 물맛에 대한 불만족과 오염에 대한 우려가 선뜻 수돗물을 음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①상수원 오염 우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대전에 위치한 수자원공사 수돗물 분석 연구센터에서 수돗물 안전성 품질을 시험하고 있다. 대전 수돗물 분석 연구센터는 세계 4대 물 연구 분석센터 중 한 곳으로, 이곳의 시험 결과는 전 세계 45개국에서 통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질검사 시 항목 50개를 기준으로 검사하고 있다. 대장균을 포함한 미생물 항목 4개, 납과 불소를 포함한 유해영향 무기물질 11개, 벤젠이 포함된 휘발성 유기물질 12개, 농약 5개, 할로아세틱에시드가 포함된 소독 부산물 10개, 그리고 맛과 색도 등의 심미적 영향 물질 16개를 검사한다.

(사진 3) 먹는 물 검사 항목 및 검사 기준

그중에서도 주요 중금속 오염 수치 항목에서는 상수도 관리가 철저한 일본, 미국보다도 수질기준을 두배 더 높게 잡고 있다. 그 예로, 규제물질인 수은은 우리나라 기준이 0.001㎎/ℓ인데 반해 미국은 0.002㎎/ℓ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역시 현 우리나라 기준 0.005㎎/ℓ이며 일본은 0.01㎎/ℓ을 기준으로 한다.

(사진 4) 해저 상수도

자료를 보면, UN에서 2010년 지하수를 포함한 민물의 수량과 수질, 하수 처리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한 수질순위에서 우리나라는 45개국중 8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보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깨끗한 편이다.

 

②물 맛과 냄새

한편 수돗물을 기피하는 사람 중에는 소독용으로 사용되는 잔류 염소의 냄새와 맛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 수돗물을 염소로 소독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일까? 사실, 오존으로 유기물을 질산화시키는 ‘오존(O3)소독법’을 사용하면 수돗물의 냄새는 덜 나게 된다. 그러나 염소가 유기물과의 반응속도가 느려 잔류효과가 긴 데에 비해, 오존은 소독 잔류 효과가 없어 가정으로의 공급기간 동안 재오염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염소 소독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의 경우 오존소독을 하지만 잔류 소독 효과를 위해 염소소독도 병행한다.

 

③녹물 등 이물질

우리나라의 수질은 세계적으로 안정성이 확보되어 ‘녹물’의 원인은 ‘수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바로 상수관의 ‘노후’가 문제시 된다.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은 ‘상수원’의 물을 정수해서 만들어 지는데. 크게 8가지 단계의 과정과 여러 시설을 거쳐 냄새와 물속 부유물질 및 세균이 제거되고 소독된다. 수돗물의 생산·공급은 ‘취수원’에서 시작하여 ‘취수장’ ? ‘착수정’ ? ‘혼화지’ ? ‘응집지’ ? ‘침전지’ ? ‘여과지’ ? ‘염소투입실’ – ‘정수지’까지의 과정을 거친다. 그 다음 가정으로 보내기 전까지 중간 물탱크인 배수지에 저장된다.

(사진 5) 수돗물 정화 과정

‘정수지’에서 소독된 물이 노후된 상수관으로 인해 최종 단계인 가정으로 전달될 때에 다시 더럽혀지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현행법상 건물에 물탱크가 있는 경우, 건물주는 6개월마다 1회 이상 청소를 시행하여야 한다. 2014년 서울시는 그 동안 주철관, 강관, 스테인레스관 등 3종만 상수도관에 사용할 수 있었던 방침을 개정하여, PE, PVC(플라스틱 관) 등 합성수지를 원료로 한 상수도관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2017년 현재, 서울시에서는 건물 안쪽의 노후 배관이 수질 저하의 원인이 되므로, 급수관 교체를 위한 개량공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로써 염소 문제를 제외하면, 현재 사람들의 인식과 실제 수돗물의 안전성과는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전성, 품질, 맛 등의 재평가가 시급한 우리나라 수돗물의 우수성에 대해, 홍보 캠페인 등을 통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6) 수돗물 안심확인제

우리나라에는 수돗물의 안전성을 직접 확인하고하자 하는 이들을 위해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가 마련되어 있다. 각 지자체에서 시행되는 무료 수질검사를 통합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수질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 신청과 전화 신청을 통해 우리집 수도꼭지의 수질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방문 검수 후 결과공지까지 총 20일 이내의 처리 기간이 소요되고, 검사항목은 5개 항목으로 ‘탁도’, ‘PH’, ‘잔류염소’, ‘철’, ‘구리’가 있다. 이를 통해 수돗물 음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돗물을 음용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마시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는 것은 수돗물에 대한 믿음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안전하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제공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수돗물 만족도 조사에서 수돗물 음용기피의 심리적 요인으로 ‘막연한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한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수돗물은 마셔도 안전하다는 믿음을 주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노후한 송배수관 보수, 염소 냄새 문제 해결,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 등과 같은 제도를 통해, 수돗물을 믿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더 나은 환경을 기대해 본다.

이지현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

 

<내용 및 사진 출처>

환경부 물사랑 홈페이지 (http://www.ilovewater.or.kr/homepage/main/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