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7-[대학생 기자단-김예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발명: 먹는 물 캡슐, ‘오호’(Ooho)
“목마르다, 물 마실래?”
친구의 자연스러운 물음에 자판기로 향한다. 자판기 속 다양한 음료 중에서 페트병에 담긴 물을 고른다. 옆을 지나가던 또 다른 친구가 “텀블러 좀 사용하자”고 말하며 지나간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겠다고 스스로 떠들던 요즘,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강의실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꽤 많은 학생들이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생수를 마시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직도 일회용 페트병 상품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플라스틱 공해가 이슈화가 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텀블러 사용’도 그런 예 중 하나다. 텀블러는 일회용 컵을 줄이기 위한 대안이다. 이에 각양각색의 텀블러들이 개발되고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공해의 주 원인인 ‘페트병’은 일상생활 속에서 엄청나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텀블러의 위생문제 등을 이유로 여전히 일회용 생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음료를 담는 여러 페트병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생수병이다. 텀블러보다 휴대하기 좋은,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한 발명품이 있다. 외신 Financial Express에서 소개한 ‘캡슐형 물병’인 ‘오호(Ooho)다. 3년 전, 영국왕립예술학교 학생들이 디자인한 오호는 먹을 수 있는 물병이다. 해초류 추출물로 만든 물 캡슐로, 얇은 막 안에 생수가 들어있다. 물이 필요할 때, 이 캡슐을 삼키면 된다. 물만 마시고 막은 버려도 된다. 해초류 추출물로 만들었기에, 최소 4주 후에는 자연분해가 된다. 작은 공 모양을 하고 있는 오호는 인공 캐비어를 만드는 기술을 활용하였다. 먹을 수 있고, 자연분해도 되기에 환경오염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한편, 이 제품의 출시를 두고 우려도 적지 않다. 오호는 뚜껑이 없기 때문에 터뜨리면 한 번에 다 마셔야 한다는 점에서 실생활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이 제품은 출시 되어야 한다. 오호가 출시되면 생수 외에도 더 많은 음료들이 이와 같은 제품형으로 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경오염을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방안들이 단순히 ‘발명공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출시되고 하나의 현실적인 방안이 되는 것이란 점에서 ‘출시’ 자체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만큼 현실적인 방안들이 나와야겠지만.
우려도 있지만, 이 제품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크다. 이 제품을 출시할 업체인 ‘스키핑 락스 랩'(Skipping Rocks Lab)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지원을 받는 신생기업이다. 이 기업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에서 40만 파운드(5억 7천만원)을 목표로 삼았는데, 사흘 만에 2배인 80만 파운드(11억 4천만원)가 모여 2차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 업체는 현재 스포츠 행사와 같은 곳에 오호를 시범 공급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다. 내년부터는 본격 오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김예지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