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6-[대학생 기자단-박윤주]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 가보니….

<응팔> 정봉이와 만옥이의 약속 장소, 카페 반쥴

지난 3월 16일, 매달 셋째 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푸른아시아의 카페콘서트에 친구와 처음으로 가보았다 종로2가 카페 반쥴은 7080 세대에게는 익숙한 약속의 장소이고,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한 듯 낯선 공간이다. 익숙한 이유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이와 만옥이가 만나기로 했던 만남의 장소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페콘서트에 동행했던 친구는 반쥴 앞에 도착하자마자 “응팔!”을 외쳤다.

카페 콘서트는 반쥴 4층에서 진행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담당 간사님이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입구엔 음료와 팜플렛이 준비되어 있었다. 음료는 센스있게도 허브차와 디카페인 허브차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음료를 골라들고 자리에 앉았다. 공연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나와 친구는 그 중에서 엄마 따라온 어린이 다음으로 어린 듯 했다.

 

에코투어는 기후변화현장을 찾아보는 여행

카페 콘서트는 이동형 홍보국장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푸른아시아가 왜 몽골에서 조림사업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이 국장의 설명을 듣다보니 조금 이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의 발원지가 바로 몽골이라는 것인데 현재 몽골은 기후변화로 인해 초원의 대부분이 황폐화되고 맨땅이 드러나 황사가 더 심해진다는 설명이었다. 거기서 푸른아시아는 단순히 나무만 심는 것이 아니고 주민자립을 돕기 위해 나무심는 일자리를 만들고 주민교육을 한다고 했다. 특히 지구 평균 기온이 과거 107년동안 0.89도 오르는 동안 몽골에서는 최근 67년 동안 2.1도가 올랐는데 그 2.1도의 기온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설명을 듣고 믿기가 어려웠다. 불과 2도 오르는 사이 몽골에선 강이 887개, 호수가 1,166개, 샘이 2,096개 사라졌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믿기가 어려웠다. 어떤 내용의 카페 콘서트인지 모르고 따라 온 친구도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2

그린토크에 앞서 이동형 푸른아시아 국장이 푸른아시아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다음 순서로는 최근까지 몽골에서 활동하다가 귀국한 공정희 대외협력팀장과 함께 푸른아시아 ‘에코 투어 100배 즐기기’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이어갔다. 에코 투어는 말 그대로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인데 한마디로 여행과 봉사를 결합한 것이라고 했다. 기후변화현장을 찾아가 사막화현장을 보며 현지 주민들이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실감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도 직접 조림장에서 물웅덩이에서 물을 길어 나무에 물을 주는 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땀을 흘린 후 가까운 곳에 위치한 테를지국립공원에서 말을 타고 밤하늘의 별을 보는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다보니 어느 듯 별이 빽빽한 몽골의 밤하늘이 상상되었다. 청정 자연과 황폐화된 초원이 함께 있는 몽골을 보면 정말이지 사막화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옆에 앉아있던 친구는 “어떻게 하면 나도 에코투어에 참여할 수 있냐”며 계속해서 질문을 해왔다. ‘에코투어에 참여할 참여비와 건강한 몸과 마음이 필요하단다 친구야.’ 나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속삭였다.

3

공정희 푸른아시아 대외협력 팀장이 ‘에코투어 100배 즐기기’라는 주제로 그린토크를 진행중이다.

 

성악가의 ‘금지곡 메들리’ 폭발적 성량 소름 돋을 정도

2부에서는 네 명의 성악가 공연이 있었다. 나와 친구가 흔하게 생각하는 ‘콘서트’의 형태와 가장 유사하게 진행됐던 2부였다. 2명의 테너, 2명의 바리톤, 피아노 한 대와 기타 두 대가 만들어내는 하모니와 울림은 바로 앞에서 들으니 더욱 엄청났다.

5

‘금지곡 메들리’를 연주하는 네 명의 성악가


이들이 들려주는 노래는 더욱 흥미로웠다. 일명 ‘금지곡 메들리’였다. 일제강점기와 군부 독재 시절 정부에 의해 금지되었던 곡들을 성악가 분들의 목소리로 다시 듣는 공연이었다. 그 시절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아래서 자라며 들었던 익숙한 곡들도 많았다. 잘 차려입은 정장 차림으로 금지곡을 쩌렁쩌렁 부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나도 모르게 카메라 필터를 흑백으로 바꾸어 찍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꼽자면 ‘왜 불러’와 ‘그것만이 내 세상.’ 큰 성량을 자랑하는 성악가 네 명이 동시에 ‘왜 불러’를 외치니 무서운 사람이 시비를 거는 느낌이었다. ‘왜 불러’가 왜 금지곡으로 선정되었는지 이유만 듣고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들으니 새삼 알 것도 같았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잊을 수가 없었다. 원곡 자체도 폭발적인 힘을 가진 노래인데 이렇게 힘 넘치는 네 명의 성악가의 목소리로 다시 들으니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전의 금지곡들은 정말 싸움터에 나가기 직전의 비장한 느와르 영화 같았다면 ‘그것만이 내 세상’이 시작된 순간 갑자기 극적인 드라마로 바뀐 느낌이었다. 흑백에 고정되어 있던 필터를 다시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조정했다.
카페 콘서트는 와인 파티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어른들의 술인 것만 같았던 와인 한 잔에 치즈 한 조각을 베어 무니 우리도 뭔가 어른이 된 것만 같았고, ‘위대한 개츠비’가 된 듯 풍요로운 느낌이었다.

6

마지막 와인파티 시간에 친구와 함께 와인을 들고 찰칵!


와인파티는 딱 한잔의 와인이지만 그걸 들고 옆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출연진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시간이었다. 간혹 사진을 같이 찍는 분들도 있었다. 처음 만난 분들도 잠시 얘기를 나누다 친구가 될 것 같았다.
푸른아시아의 카페 콘서트는 환경문제에 대한 정보 습득부터 음악, 파티까지 한 자리에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콘서트이다. 카페 콘서트는 끝나지 않았다. 2017년의 매 달 셋째 주 목요일 개최된다.
4월의 셋째 주 목요일에도 반쥴에서 푸른아시아가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다!


박윤주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