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6-[대학생 기자단-박수현] 식목일, 70년 전통이 사라지다
식목일은 1949년 국민식수에 의한 애림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하여 제정된 기념일이다. 4월 5일은 계절적으로 청명을 전후하여 나무 심기에 좋은 시기이므로, 1949년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제정하여 이 날을 식목일로 정했다. 1960년 공휴일에서 폐지되고, 1982년 다시 기념일로 지정되었다가, 2006년부터 다시 공휴일에서 폐지되었다. 이렇게 긴 역사를 자랑하고, 다양한 우여곡절을 가진 식목일이 날짜를 다시 정해야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식목일을 지정한 1940년대에 서울의 식목일 평균기온은 7.9도였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의 기록을 살펴보면 서울시 평균기온은 10.2도로 40년 전에 비해 2.3도나 높아졌다. 나무심기는 묘목에 싹이 나기 전인 6도 전후가 적당하다. 하지만 지정된 4월 5일에는 이미 뿌리가 자라 옮겨 심으면 제대로 땅에 뿌리박고 자랄 수 없다. 따라서 많은 환경단체와 묘목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식목일을 일주일 정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몇 군데 지자체에서는 3월말에 식목일 행사를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식목일의 상징적 의미 때문에 식목일을 옮기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의 날씨를 감안하면 식목일을 앞당겨 제정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식목일을 제정한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전쟁과 산업화 속에서 황폐화 된 산림자원을 되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늦은 식목일’은 많은 식수들을 굶어 죽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념일까지 방치해 둔 나무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농가에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식목일의 진정한 이유를 따져보자면 나무심기에 적당한 날을 우선적으로 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식목일을 기념해 식수를 할 정도로 산에 나무가 적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집 주변 공원이나 공터 등 가능한 모든 곳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잘 자란 숲의 나무 한 그루는 네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 준다. 산림 1헥타르는 연간 1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와 같은 나무의 정화기능을 생각하면 나무는 적절한 때에 계속 심어야 한다.
박수현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