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1-[푸른아시아 몽골지부]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나무를 심고, 사람을 심는다

2016년 몽골의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했던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가 이곳 몽골 땅에도 이례적인 무더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빠르게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는 몽골의 사막화, 그리고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푸른아시아 몽골지부는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나무를 심고, 사람을 심었다.

 

#죽어가는 땅에 생명을_나무심기

올해는 몽골 내 7개 지역(바가노르, 바양노르, 다신칠링, 돈드고비, 아르갈란트, 어기노르, 에르덴)에서 20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 73,3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2002년부터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의 ‘학교 숲’ 조성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는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어 이미 약58만 그루의 나무로 가득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숲을 가꾸고 있지만, 푸른아시아의 나무심기는 올해도 결코 게을러지지 않았다. 숲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나무를 심어 모래바람을 막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심음으로써 죽어가는 땅을 살리고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와 황사 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기반으로 영농 기술 보급, 조림지 시설 유지보수 등 조림사업 전반은 사업부와 시설팀에서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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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난민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_주민자립지원

나무만 심으면 사막화방지의 비전을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많이 심는 것뿐만 아니라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외부의 자본과 인력이 몽골 사막화를 저지하기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현지인들이 스스로 나무를 심고 관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에 몽골지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재산(가축)을 모두 잃고 당장 먹고살기가 어려운 이들에게 조림사업장에서 일하며 그려볼 수 있는 삶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영농, 유실수 수확 및 가공, 양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협동조합 등을 통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삶이 자신과 가족의 미래가 될 수 있다면 조림사업장에서 현지인 전문가가 되는 것을 마다할 이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주민자립지원의 결과 올해 ‘바양노르’지역에서는 1톤이 넘는 차차르간(비타민나무) 열매를 수확하여 판매했고, 수익금 및 주민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공제회 적립금은 무려 1천만 투그릭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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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사업장을 기점으로 환경난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일은 주민사업팀과 각 지역을 담당하는 지역담당 활동가들의 협업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배워서 남 주자_교육활동

학력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움에 대한 욕구와 기회가 많은 시대이다. 그러나 지구촌 곳곳에는 여전히 교육을 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몽골도 그러한 나라이다. 이에 ‘배워서 남 주랴’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몽골지부에서는 남에게 더 많이 주기 위해 배운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와 경험을 통해 한국에서, 대학교에서, 사회에서,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배운 것들을 이곳의 주민들과 가능한 많이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조림사업장에서 제시하는 유목의 대안들이 우리에게는 많이 낯설지 않지만 몽골 초원에서 자연에 의지하며 유목을 하던 이들에게는 평생 처음 접하는 생소한 일인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몽골지부에서 조림사업 만큼이나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 바로 교육활동이다. 처음에는 주민팀장들을 대상으로 리더교육을 진행했다. 스스로 각 사업장의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기 시작하자 교육을 조림, 영농, 양묘 등의 전문기술 분야로 확대했다. 교육의 대상도 리더뿐만 아니라 현장의 전 주민직원 및 지역 공무원, 관계기관 직원 등으로 확장하여 환경난민의 자립을 위한 실천방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교육활동과 더불어 울란바타르에서는 몽골의 미래인 대학생들에 주목했다.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대중적이지 않은 몽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가 있는 대학생들을 모아 ‘대학부’를 조직, 환경교육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생들의 가치와 사고가 개인에서 사회로 확대되어 가는 것을 보며 교육을 담당하는 몽골지부 운영팀에서는 잦은 야근도 즐거워했다는 후문이다. (대학생들은 낮에 학교를 가기 때문에 대학부 모임 및 교육은 보통 퇴근시간 후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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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우리_자원봉사자원관리 및 활동 홍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면 늘 오른손만 일을 하게 된다. 둘이 같이 하는 것보다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은 두말하면 입 아픈 사실. 좋은 것은 공유해야한다는 정신으로 몽골지부의 활동을 열심히 알리고 함께할 사람들을 찾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홍보팀이다. 몽골의 푸른 미래를 보장하기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아야 하고 이를 저지하기위해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홍보팀은 계절에 상관없이, 평일과 주말을 구별하지 않고 늘 바쁘다.

홍보팀은 장·단기 자원봉사자들을 가장 많이 만나고, 그들에게 몽골 사막화방지를 위한 비전을 나누는 역할의 중심에 선다. 조림시즌이 시작되기 전엔 한국에서 선발된 장기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을, 본격적으로 조림시즌이 시작되면 각 학교, 기업, 기관 또는 개인으로 방문하는 단기봉사자들의 인솔을 담당한다. 이렇게 한국에서 몽골을 찾아 함께 나무를 심고 교육, 지역개발활동 등 다양하게 힘을 보태는 봉사자들이 연 500여명에 달한다. 특히 사막화방지 활동에서부터 몽골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의 시간까지 책임지는 단기봉사프로그램(에코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감동은 지속적인 후원과 참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또한 외부의 자원뿐만 아니라 몽골 국내 자원봉사자 및 후원자를 모으는 일에도 집중했다. 약 200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2014년 처음 시작한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에 올해는 3년 전보다 두 배나 많은 400여명이 모였고, 2016년 여름 매주 토요일마다 에르덴 조림사업장을 방문하여 관수작업을 함께한 몽골 대학생은 누적 1천5백여 명 정도로 집계된다. 몽골지부의 SNS는 개설 1년 만에 팔로워 1천여 명에게 푸른아시아의 소식을 알리는 통로가 되었다. 이렇게 푸른아시아의 가치를 확산시킨다면 사막화방지 활동이 더 이상 뜻있는 소수만의 움직임이 아닐 것이라고 믿으며 이제 홍보팀은 2016년 한해를 정리하는 몽골어 뉴스레터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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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지부의 물과 거름_행정지원 및 총괄

각 부/팀별로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현장을 긴밀하게 지원하고, 조림사업장의 주민직원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분주히 움직인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몽골지부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총무팀이다. 작게는 야근의 원동력인 커피가 떨어지지 않게 신경 쓰는 일에서부터 묘목 구입, 사업장의 시설 설치까지 총무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현장이 푸르러질수록 더 수북이 쌓여가는 서류더미와 영수증 속에서도 늘 알뜰살뜰한 총무팀 덕에 몽골지부는 2016년 여름도 풍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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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몽골지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알고 방향을 잡아주는 리더의 역할이 없었다면 기존의 조림사업과 더불어 여러 가지 신규 사업이 시작되었던 2016년은 매우 힘들어졌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몽골지부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신기호사업국장과 최현숙사무국장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한 그 어떤 어려움이 있다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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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아시아 몽골지부 활동가들. 지난 여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왔지만 신념과 강단으로 해낸 ‘푸른아시아의 영웅들’이다. 기후와 문화가 낯선 땅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는 이들이 있어 몽골의 땅은 녹색 기운을 되찾고 있다.

 

글 공정희 몽골지부 홍보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