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몽골] 몽골에서의 생활 ? 신동철 단원

몽골에서의 처음 느낌은 역시 넓다는 느낌이었다. 공항을 나올 때도, 몇몇 조림지를 보러 가는 길에도, 어기호수를 보게 되었던 때도. 단순히 나라가 넓을 뿐만 아니라 인구밀도도 많이 낮다보니 사람 사는 지역 간의 거리가 한국에 비하면 매~우 넓었던 것이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도시간의 거리가 기본 2~3시간 이상은 걸리면서 도시와 마을간 의 거리인 경우도 있었다. 말했다시피 인구밀도가 낮다보니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가까운 거리에 도시가 아닌 마을이 몇몇 위치해 있으며 그마저도 최대한 가까운 거리인 게 2~3시간인 것이다. 이렇게 넓은나라, 몽골에 나는 현재 어기노르에서 나무를 보고 있다.

 

6월_에세이_신동철_사진 (1)

 

4월 초에 어기노르에 도착하고 5월초까지 나무구덩이와 저수조를 (주민 분들이)파고 5월초부터 5월말까지 나무를 (역시 주민 분들이)심고 그 이후부터는 (주민 분들이)관수를 하고 있다. 물론 나는 단원이다. 그렇기에 나도 주민 분들이 하는 일을 조금 도와드리기는 했지만 좀 힘들기는 했다……. 그렇다보니 매일매일 나와서 이 많은 작업들을 하시는 몽골 주민 분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해 나무들은 새로 심는 것만 해도 25,000주나 되었다. 25,000개의 구덩이를 파고 거기다가 나무까지 심는 것을 단 두 달 만에 끝내야 했던 것이다. 물론 솜청에서 직원 분들이 오셔서 도와주신적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을 주민 분들이 끝냈던 것이기에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구덩이를 파고 심은 나무들은 큰 문제가 없는 한 잎이 나고 푸릇푸릇하게 변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작년엔 어땠는지 몰라도 이번년도에는 나무를 심고나 서 비가 온 횟수가 좀 있었다. 그렇게 관수를 하면서 시간이 좀 지나자 조림지는 자생하는 잡초 혹은 이름 모를 풀들뿐만 아니라 1조림지에는 작년에 심었던 나무들, 2조림지에는 이번에 심은 나무들이 저마다 푸른 잎들로 자신들의 생존을 알리고 있었다. 또한 주목적인 조림뿐만 아니라 조림지 내에 있는 6채의 비닐하우스 내에서 영농 또한 병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비단 어기노르만이 아니라 모든 조림사업장에서도 하고 있는 것이다. 각 조림사업장별로 바양노르로 사람들을 보내서 그곳에서 영농에 대한 것을 배운 뒤에 그것을 각 조림사업장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어기노르에 심은 것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고 있는 중이다. 영농을 하시는 분께서도 잘 돌봐주시는 것도 있고 날이 좋아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아마 괜찮은 수확을 할지도 모르겠다.

 

6월_에세이_신동철_사진 (2)

 

비단 조림지뿐만 아니라 어기노르 마을자체도 괜찮은 것 같았다. 3월 교육기간동안 울란바타르에서 지내는 동안 울란바타르는 도시이기에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파견지가 어기노르로 정해지고 나서 잠시 갔다 올 일이 있었는데 수도에서 서쪽으로 최소 5시간 이상을 가는 곳이었던 데다가 마을자체는 그리 크지도 않고 해서 약간의 걱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보니 정작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불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조금만 신경 써서 지내고, 몇몇 가지를 마음에서 놓고 지내다 보니 괜찮았던 것이다. 또한 같이 지내게 된 파트너와의 관계도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지내다 보니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특히 내 파트너가 좀 더 많이 배려해 줬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여러 가지로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하는게 조금 짧다보니 배려라고 생각했던게 아닌 것 같은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것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거나 많은 배려를 해줬던 것도 같다.

 

6월_에세이_신동철_사진 (3)

 

벌써 6월도 지나가고 있고 이제 곧 7월이 오면 몽골의 나담축제라고 하는 국가적인 행사가 있다. 그리고 7월도 지나고 8월이면 잠시 울란바타르 수도에서 워크숍이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조림사업의 실질적인 마무리인 10월도 곧 얼마 안남는 샘이 된다. 그리고 겨울이 찾아오고 주민분들을 위한 사업도 좀 하다보면 어느새 여기서의 일도 끝날 것이다. 여기 몽골에 와서 새롭고 생소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 싶었던 3월이 벌써 3개월 전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몽골에 오면서 찾고 싶었던 나의 길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비록 도망쳐왔다시피 온 몽골이지만 여기서 내가 갈 길을 찾거나 그 실마리를 찾기위해 온 것이지만 아직까지도 애매한 것 같다. 아마 아직까지도 조금 겁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내릴 결정을 후회하는 것에 대해서. 하지만 이미 6월까지 오는 동안 이 몽골, 어기노르에서 많은 결정을 내렸다. 그러한 결정들에 대해서 나는 아직까지도 고민하고 후회하는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 좀 더 이 몽골에서 지내다 보면 그 결정에 대해서 내릴 마음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