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7-[이재흥의 자연속으로] 새끼 키우는데 한창인 꾀꼬리
27cm 정도 크기의 노란 몸과 붉은 부리에 날개와 꼬리 깃이 검은 무늬의 꾀꼬리는 암컷은 약간의 초록빛이 돋아 보인다.
여름 철새로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철새들 중에 목청이 맑고 고아 지저귐이 아름답고 몸의 깃털 무늬도 아름다운 꾀꼬리가 고양시 한 마을 야산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어도 둥지를 관찰 하기란 쉽지 않다. 천적들 눈에 띄지 않게 나뭇가지 사이에 둥지를 틀기 때문이다. 그러니 바람이라도 불어 나뭇잎들이 율동이라도 해야 숨겨진 둥지를 볼 수 있다.
이들은 5∼7월사이면 주로 상수리나무나 밤나무 같은 활엽수 나뭇가지에 밥그릇만 하게 정교한 둥지를 틀고 4개 정도 알을 낳아 부화를 한다.
새끼들이 태어나면 어미들은 잠자리 같은 곤충과 애벌레와 성충, 송충이 등을 잡아와 먹인다. 때로는 오디, 산딸기 같은 열매도 따다 먹일 정도로 꾀꼬리들은 식성이 다양하다.
주로 한적한 마을 야산 숲속은 물론이고 간혹 도심공원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은 편이다.
꾀꼬리는 목소리와 모습은 아름답지만 맹금류 못지 않게 사나워 파랑새나 까치 등이 가까이 하기를 두려워한다. 특히 둥지 주변에 다른 새들이 접근이라도 하면 꾀꼬리들은 암수가 같이 카랑카랑한 큰소리를 주고 받으며 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어미들은 새끼들의 배설물 냄새를 맡고 둥지에 모여드는 작은 벌레들도 새끼들에게 해가 될 것을 우려해 수시로 둥지를 살피며 벌레들을 쪼아낸다.
꾀꼬리들은 목청소리를 다향하게 낼 정도로 모창의 귀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옛날부터 꾀꼬리는 노랫말이나 시어에 자주 등장하고 사람들도 목소리가 좋으면 꾀꼬리 같은 소리라고 했다.
글 : 이재흥 생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