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7-[푸른아시아가 만난 사람] 김연수 포커스뉴스 사진영상국장
멸종 한국참수리 15년간 추적…“언젠가 만날 겁니다”
하늘의 강자는 맹금류다. 매, 참매, 수리 등이 그 주인공이다. 자연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 적이 없는 이들이 아이러니컬하게도 멸종위기종이다.
참매 – 천연기념물 323-1호
매 ? 천연기념물 323-7호
흰꼬리수리 ? 천연기념물 243-4호
자연 생태계 최강자인 이들이 왜 멸종위기종인가? 이 이면에는 자연의 생태환경이 황폐화되고 먹이사슬이 무너졌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자연의 주인들인 야생동물들의 영역은 점점 좁아져간다. 갈수록 자연 속에서 이들을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을 찾아나선 이가 있다. 현직 사진기자이자 야생조류 전문 생태사진가 김연수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신문 기자로 출발해 한겨레신문, 중앙일보를 거쳐 문화일보 사진부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포커스뉴스 사진영상국장으로 아직 현역이다. ‘데스크’ 보다 현장을 좋아하는 그는 ‘멸종위기동물’ 사진전(2000년, 문화일보 갤러리) ‘자연사랑’ 사진전(2003년, 문화일보 갤러리) ‘바람의 눈’ 사진전(2011년, 롯데백화점 갤러리) ‘Waiting for ~’ 김연수 개인전(2014년, 브레송갤러리) ‘한강의 마지막 황제 참수리’(2016년, 자하미술관) 등 전시로 현장을 담아냈다.
미술평론가 류병학은 김연수 국장에 대해 현장 속에서 사는 기자라고 평한다. 어느 시골아저씨처럼 소박하고 말투도 구수하지만 야생조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해박한 지식이 줄을 잇는다. 사진을 촬영할 때면 그의 눈빛은 매처럼 빛난다. 그는 주말이면 또 어느 현장에 서 있을 것이다.
이재열 서울대 교수는 김연수 국장에 대해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인’이라고 했다. 그는 김연수에 대해 뛰어난 사진기자이자 가장 야생적인 주제들에 천착하여 잊혀진 전통과 자연의 푸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라고 소개한다.
사진기자로서는 드물게 ‘사라져가는 한국의 새를 찾아서’(2008년 당대) ‘바람의 눈’(2011년, 수류산방) 등 책도 7권이나 펴냈다. 자연생태를 보호하고 그 중요성을 알려온 공로로 2004년 교보환경대상 언론문화 부문, 2008년 엑셀란트사진기자상, 2009년 김용택사진상을 수상했다.
그를 푸른아시아 그린토크에서 만났다.
# 팔당댐에 나타난 참수리
– 안녕하세요? 김연수 국장님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자리에 절 어떻게 초대했어요?”
– 지난달 종로 부암동 자하미술관에서 한강의 마지막 황제 참수리 전시를 보고, 꼭 이 자리에 모시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를 ‘한강의 마지막 황제 참수리’로 정한 거군요. 저도 한국참수리에 대해서라면 어느 자리에서라도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한강의 참수리 작업은 언제부터 하셨죠? 참수리에 생소한 분들을 위해 소개부터 해주시죠.
“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탐조객이나, 조류사진가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새가 바로 참수리죠. 일본 북해도는 겨울철마다, 바로 이 참수리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부터 꽤 큰 수입을 올리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여유 있는 사람들은 북해도에 이 녀석을 보러 많이 가죠. 저도 여러 번 가고 싶었으나, 여유가 없어서… ㅎㅎ
그러던 중 2001년 팔당에서 흰꼬리수리를 촬영하는데, 흰꼬리수리가 누치를 잡자 어디선가 더 큰 녀석이 나타나 가로채 가는 거예요. 제 눈을 의심했죠. 바로 그렇게 그리던 참수리였어요. 그 날은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제대로 사진을 담질 못했고. 그 이후로 겨울철만 되면 주말에 이곳에서 살았죠. 그러니까 벌써 15년이 되었네요.
참수리는 미사리에서 팔당댐 아래가 주된 월동 영역인데, 그 지역이 워낙 넓어 사진으로 담기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15년간 이 녀석들을 추적했는데, 지금도 마음에 드는 작품은 하나도 없어요.”
– 한강에 참수리는 몇 마리나 있나요?
“한강의 참수리는 지난 겨울에 성조 2마리 유조 3마리가 월동했어요. 러시아의 캄차카유역이 고향이고 한반도에는 12월 초에 와서 3월 중순까지 머무릅니다. 참수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리(Eagle) 중에서 크기가 가장 커고요, 모양도 가장 멋지며 카리스마가 넘칩니다. 탐조객들이 이 새를 보고 싶어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매력때문이죠.”
– 참수리는 크기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이고 사람은 공격하지 않습니까? 사냥감은 주로 무엇인지요? 궁금한 것이 참 많습니다. 참수리의 생태적 특징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맹금류들은 암컷이 수컷보다 몸집이 더 크고 힘이 셉니다. 수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죽이기도 하지요. 참수리 암컷은 몸집이 약 102cm, 날개를 핀 길이는 244cm 정도고요. 수컷은 이보다 작아 몸은 88cm, 날개 길이는 221cm정도 됩니다. 몸무게는 8~9Kg으로 수리 중 가장 무게가 나가지요. 맹금류의 특징 중에 하나가 시력입니다. 흔히 이글아이(Eagle Eye)라고 불리듯 사람 시력의 7배가 넘습니다. 한강 참수리는 1km 떨어진 곳의 먹이를 추적할 수 있지요. 게다가 맹금류의 눈은 카메라의 줌기능처럼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자유롭게 연동합니다.
주로 누치, 붕어, 잉어, 숭어 등 물고기를 낚아채며, 이따금 비오리, 물닭 등 잠수성 물새를 잡아먹지요, 번식지에서는 갈매기 둥지를 주로 덮칩니다.
사람은 절대로 공격하지 않으니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번식지의 둥지 근처에 가면 새끼보호를 위해 덤벼들겠지요.”
– 두루미는 장수의 상징으로 십장생에 들어가는데, 참수리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학자들에 의하면 자연 상태에서는 30년, 동물원에서는 40년 정도 된다고 해요. 실제로 한강에 오는 암컷 성조는 나이가 꽤 들어 보입니다. 참수리는 5년 이상 된 새를 번식이 가능한 성조라고 합니다. 어깨의 흰색이나, 다리의 흰색이 5년이 돼야 선명해 지고요. 그 이전에는 전체적으로 갈색이라 흰꼬리수리와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린 참수리도 부리는 황금빛이고 두툼하기 때문에 그걸로 흰꼬리수리와 구별을 하죠. 한강에 오는 참수리 유조 중 1마리는 지난 겨울에 반은 성조 빛깔로 바뀌었더라고요. 아마도 지금은 고향에서 배우자를 만나 2세를 양육할 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참수리는 어깨와 다리에 흰색 깃털이 없어
– 참수리 애기만 하셔도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이번엔 한국참수리에 대해 말씀해 주실래요?
“한국참수리에 대해선 저도 본 적이 없고, 자료도 거의 없어서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이 사진은 고 김수일 박사가 창경원 수장고에 있는 사진을 1980년에 찍은 것이지요. 이 박제는 일제 때 만들어 진 것으로 창경원의 전신인 이왕동물원에 마지막으로 남았던 한국참수리가 수명을 다해 죽은 것을 박제한 것 같아요. 창경원에서 지금의 서울대공원으로 동물원을 옮기는 과정에 우연히 발견한 것인데 지금은 모 대학 자연사박물관 수장고 있다는 말만 들었어요.”
– 한국참수리와 일반 참수리는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참수리가 참수리와 다른 점은 덩치가 좀 작고, 5년이 지난 성조가 되어도 어깨나 다리에 흰색 깃털이 생기지 않고 전체적으로 검은 빛깔을 띠죠. 단 꼬리는 똑같이 흰색입니다.”
– 그러면 지금은 멸종됐다는 말씀인가요? 한국참수리의 생존 스토리가 궁금하군요?
“올리버 오스틴박사가 1948년 쓴 한국의 새란 책에 한국참수리가 2페이지 언급되어있습니다. 오스틴 박사는 미 군정청의 도움을 얻어 일제 때의 기록과 자신이 취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The Birds of Korea’란 책을 캠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 발행했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조류도감의 원조 격이지요.”
한국참수리는 갑신정변이 일어나던 해인 1884년에 함경도에서 첫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어서 1888년에도 번식중인 둥지가 발견되었는데, 모두 처음 보는 신기한 녀석이라, 당시 열강제국인 영국 런던, 프랑스 마르세이유, 독일 베를린과 함부르크, 중국 상하이의 동물원에 보내집니다. 조선의 꺼져가는 운명과 함께 한국참수리들도 사라져 버린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한국참수리는 모두 번식 중인 둥지를 약탈당했고, 암수가 똑같이 검은 개체였다는 겁니다. 1884년 약탈된 한국참수리 중 상하이 지카웨이 동물원으로 간 녀석은 1908년에 죽고, 프랑스 마르세유에 간 녀석은 1897년 폐사, 독일로 간 녀석들은 1912년, 1892년에, 런던으로 간 녀석은 1893년에 각각 폐사했다고 기록에 나옵니다. 그 이후의 박제 여부나 다른 기록은 아직 찾지 못했고요.”
– 그 외 한국참수리에 대한 기록은 없는지요?
“하치스카란 일본인 학자가 특히 한국참수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1928년 그는 한국참수리를 독일 하이젠백에 산 채로 보낸 적이 있고, 이왕동물원에 있는 한국참수리 어미새를 사진으로 담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사진을 본 적은 없습니다. 이왕 동물원에 있던 참수리도 몇 년 후에 사망했고 시모코리야마한 사람이 하치스카에게 신선한 채로 일본에게 보냈으나, 현해탄을 넘어 오면서 부패 돼 박제를 할 수가 없었다는 기록도 있고요.
일제 강점기에 한국 참수리를 연구한 일본 학자들에 의하면 한국참수리는 겨울철 한국을 찾는 참수리와는 달리 사계절 머무른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한국참수리는 한반도의 토종 참수리였음이 틀림없지요. 그러나 그 기록들이 사라지고, 실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유감입니다.”
# 황조롱이 멸종 위기 초래한 DDT 사용 금지
– 비극의 한국참수리역사를 들으니 왠지 마음이 무겁군요. 오늘 토크쇼의 주제를 한국참수리 복원으로 정했는데, 멸종위기종 복원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한번 짚어보죠.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아시지요. 레이첼 카슨 여사가 1962년 발행한 책으로 20세기를 움직인 10권의 책 중 4번째로 선정된 책이죠. 카슨여사는 이 책에서 미국 황조롱이의 알 껍질이 얇아지고, 번식률이 떨어지는 원인이 DDT의 광범위한 사용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일관성 있게 주장하고 증명했지요.
쥐와 작은 새를 먹이로 하는 생태계의 준상위포식자 황조롱이의 DNA속에 누적된 살충제는 결국 황조롱이의 멸종뿐만 아니라, 우리 인류가 살 수 없는 세상이 된다는 것을 경고한 셈이죠. 이 때 DDT를 제조하는 미국 뒤퐁사의 재정후원을 받아 빌딩까지 갖고 있었던 미국 곤충학회는 카슨 여사의 주장에 엄청난 반박을 했죠. 급기야 DDT를 탄 물을 학회장이 먹는 기자회견까지 했다네요.
그러나 1962년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카슨여사의 주장을 수용하고, 연방정부에 DDT사용을 전면 금지 시켰어요. ‘침묵의 봄’이 인류에 위대한 선물을 한 셈이지요.”
– 하늘의 최강자 맹금류가 멸종위기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그만큼 인간에 의해 자연이 황폐화되고 먹이사슬이 파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특히 맹금류는 자연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에 속하죠. 따라서 그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하부층이 붕괴되었음을 뜻하는 거죠. 결국 사람도 살 수 없는 환경이 오고 있다는 것을 예고해 주는 깃대종이죠.”
– 멸종위기종의 복원 성공 사례가 있나요? 특히 맹금류에서.
“미국의 상징인 동물이 뭐죠?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국빈을 만날 때 항상 등장하는 동물말입니다.
바로 이 놈입니다. 흰머리수리. 영어로 Bold Eagle이라고 하죠. 1782년부터 국조로 사용하고 있어요. 1776년 7월 4일 미국이 건국했죠. 4년 뒤부터 사용했으니, 거의 건국과 동시에 국가의 상징동물로 삼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나라꽃인 무궁화는 있어도 상징동물은 없죠? 북한의 국가 상징 새는 참매라고 하던데….”
– 미국의 국조가 독수리가 아니고 흰머리수리이군요. 이 놈이 멸종위기를 겪었나요?
“흰머리수리는 참수리의 사촌 격입니다. 똑 같이 Sea Eagle, 즉 바다수리 종류이지요. 하지만 흰머리수리는 참수리에 비하면 덩치도 작고 볼품도 없어요. 그런데 이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수리 역시 살충제의 과다한 사용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했어요. 특히 1989년 미국 알래스카 앞바다의 유조선 원유유출사고(총량 4만2000kl)로 흰머리수리가 100여 마리 미만으로 급감했어요.
미국은 연방정부차원에서 생태학자, 동물학자, 수의사, 해양학자 등 전문가들을 소집해 흰머리수리 멸종을 막기 위해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시행했어요. 살아있는 개체수를 포획하여 인공증식하고, 그들의 멸종원인을 찾아 환경을 개선하는 양동작전을 펼친 결과, 10년 후인 1999년 2만 여 마리로 늘어나 ,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그동안 노력한 사람들을 포상하고, 더불어 흰머리수리를 멸종위기종에서 해제하는 선포식을 가졌답니다.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우리는 보호 보존도 제대로 못하면서, 몇 년마다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을 새롭게 지정만 합니다. 천연기념물은 법상 국가문화재와 동급인데,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해 국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천연기념물을 자꾸 늘리기 보다는 기존의 천연기념물들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 천연기념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환경상황이 더 나빠진다는 애기군요. 역시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의 흰머리수리는 미국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복원사업이 더 순조로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참수리복원은 어떤 가치가 있나요?
“우리나라에는 약 540여 종의 새가 분포하는데, 국제적 이름에 Koreana가 들어간 새는 한국참수리가 유일합니다. 1884년 이래 주로 함경도와 강원도 지방에서 번식하는 둥지가 발견돼 희귀새로 외국의 동물원에 볼모로 잡혀가 이국땅에서 쓸쓸히 사라져간 비운의 한국참수리를 생각하면 늘 가슴이 아픕니다.
일제에 의해 잃었던 조국을 되찾은 것처럼 이 땅에서 사라진 우리새를 복원하는 것도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참수리가 이 땅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진지 10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우리 이름 Koreana가 들어간 유일한 새를 반드시 복원해서 다음세대에 이어 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에 검은 참수리가 번식하고 있다는 희소식이…
– 그런데 이미 멸종되었다는 새를 어떻게 복원합니까? ‘쥬라기공원’ 영화처럼 가능한가요?
“몇해 전 호주 정부는 호주에서 멸종된 태즈매니아(개호랑이) 박제에서 DNA를 추출해 앞으로 몇 년 안에 복제하겠다고 장담하더군요. 우선 한국참수리 박제를 수소문해서 확보해야겠지요?
사실은 한국참수리와 관련, 지난 달 희망 있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 아들의 친구 아버지 세르게이설막이 블라디보스톡 대학의 생물학과 맹금류 전공 교수인데, 이 친구가 바로 20여 년 전 제가 연해주 취재 때 가이드했던 대학원생이었죠. 이 친구가 자기가 관찰하는 지역에 한국참수리와 같은 검은 참수리가 지난해 번식을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지역 보다 더 북쪽에 또 다른 개체가 있고…. 지난해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의 맹금류 연구가 케야 나카지마씨도 러시아 캄차카에 검은 참수리가 번식하고 있다는 애기를 들었다며, Korana가 붙은 한국참수리가 100여년 만에 생존한다는 소식을 듣고도 왜 한국인들은 관심이 없느냐고 반문해 얼굴이 달아오른 적도 있지요.
계돈을 모아서라도 내년엔 꼭 러시아 연해주와 캄차카에서 한국참수리를 찾아 볼 예정입니다.”
– 한국참수리 찾기에 국가가 나설 일이지만, 환경단체들도 적극 협조해야겠습니다. 푸른아시아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한국참수리에 대한 또 다른 뉴스도 있어요. 2010년 영국 BBC에 난 기사인데,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 참수리가 5년이 지나 성조깃으로 탈바꿈 했는데 놀랍게도 한국참수리처럼 꼬리만 하얗고 온통 검은색이랍니다. 이를 연구하는 카이저박사는 베를린 동물원 참수리의 어미가 모두 러시아 야생에서 포획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100년 간 비밀에 쌓였던 한국참수리 논쟁은 끝났다고 했어요. 검은 개체는 일종의 돌연변이처럼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검은 참수리의 부모가 겉모양이 참수리와 똑 같다고 해도 거슬러 올라가 한국참수리의 피가 섞였다면, 그 후손 중에 한국참수리를 닮은 것이 나오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지요. 그리고 과거의 자료를 보면, 한국의 함경도에서 포획된 한국참수리들은 부모가 모두 검은 색이었었고, 새끼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전술한 오스틴 책에도 언급되었잖아요?
베를린 동물원의 검은참수리도 그 유전자를 잘 확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러시아에서도 한국참수리의 번식 둥지가 발견됐다고 하니, 가능한 한 많은 유전자를 확보해야, 한국참수리 복원의 길이 열립니다. 유전적 결함이 없으려면, 근친상간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복원 성공 확률도 높습니다.
한국참수리에 대한 연구와 복원은 누군가가 꼭 해야 합니다. 저는 생물학자도, 생태학자도 아닌 저널리스트로 이렇게 문제 제기를 하는 데서 그치지만….”
여러분 한국참수리의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저어새의 보호의 성공 사례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다음에 기회를 갖기로 하고 오늘의 토크쇼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연수 작가의 한국의 참수리
< https://www.youtube.com/watch?v=F7sSB82XMPw >
정리 :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