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7-[뉴스 챙겨보기] 과학도 돈으로 사는 세계 최대 석탄 재벌 피바디에너지
엑손모빌, 과학자·정치인·산업계 로비스트 조직적 로비 또 드러나
영국 가디언지, 세계 최대 석탄회사 피바디에너지 파산절차 서류 분석
작년 7월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과학자들과 정치인, 산업계 로비스트 등에게 27년간 3,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대며 화석연료와 기후변화의 상관성을 덮으려 한 것에 이어, 화석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수년간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조작한 점이 이번에 또 다시 드러났다.
사단법인 푸른아시아는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초래된 지구온난화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혀온 기후변화 회의론자들과 기업의 공생관계에 대한 정확하고 명확하게 파헤친 가디언지의 보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엑손모빌사 전경(출처 뉴욕타임즈 2015년11월6일자)
지난 14일 영국 가디언지는 세계 최대의 석탄회사 피바디에너지(Peabody Energy)가 파산절차 진행을 위해 법정에 제출한 서류를 분석하여 피바디에너지가 수년간 최소 24개의 기후변화 회의론자 그룹에 자금 지원을 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피바디에너지는 미국과 호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채굴, 석탄무역 기업이다.
이번에 제출된 법정문서에 따르면 이 기업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이산화탄소가 아닌 태양의 흑점활동이라는 주장을 펴는 항공우주공학자 윌리 순(Willie Soon)에게 돈을 대왔다. 윌리 순은 엑손모빌에서도 자금을 공급받았다고 지목되었다.
또 기후변화가 위기나 재난의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는 캐나다의 과학자 그룹 프렌즈 오브 사이언스 소사이어티(Friends of Science Society)에도 자금을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하버드법대 교수이자 멘토로 알려진 로렌스 트리브에게도 재정지원을 해왔다.
피바디에너지는 미국 50개 주에 온실가스 저감의무를 규정한 청정에너지계획(Clean Power Plan)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 밖에도 오바마 정부의 핵심 환경규제정책 대부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였다. 트리브 교수는 청정에너지계획에 대한 소송 중 법정에서 피바디에너지측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클린디젤이 친환경 자동차(엔진)인 것으로 광고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정책은 대기, 생태, 태양, 지질학 등 과학에 기반한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부의 원천으로 삼는 거대 기업들이 과학자 등 관련 전문가들에게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과학적 데이터나 논리를 왜곡, 유포하는 것은 기후변화로 닥칠 위기 앞에 전 인류를 위태롭게 하는 비도덕적 행동이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의 주장은 크게 과학적 논쟁과 상식에 호소하는 주장으로 구분된다. 과학적 논쟁은 첫째, 기후변화가 인간의 산업활동 때문이 아니라 자연현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선정된 과학자들이 5~7년마다 발표하는 유엔 IPCC보고서는 1950년 이후 지구온난화는 산업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온실가스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고 이 분석은 95% 신뢰도를 갖는다.
현재는 세계 과학자의 97% 이상이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인위적 요인 감축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들이 두 번째로 제기하는 의문은 수치모델의 예측 정확성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델들은 과거의 평균 기온 상승치를 정확히 그려냈고 같은 방식으로 앞으로의 온도 상승을 예측한다. 실제로 우리는 지난 50년간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온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피바디 본사 건물 전경(출처 가디언지 6월13일자)
이들은 한편으로는 이산화탄소는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에 꼭 필요한 것, 심지어는 건강에 좋은 것으로 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기후과학자들이 2~3℃의 온도상승을 가지고 인류 전체를 위협한다며 대중의 심리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은 숫자의 변화가 지구 생태계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는 증거는 몽골의 사막화현상 가속화 등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회의론을 제기하며 양자의 입장을 듣는 것이 마치 객관적이거나 공정하다는 인식을 주며 대중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하는 비양심적인 과학자와 정치인들의 배후에는 지난 100여년 이상 화석에너지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기업들이 있음을 가디언지의 보도를 통해 또 한번 확인했다. 우리가 기후변화 회의론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