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6-[이재흥의 자연속으로] 고라니

고라니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동물이다. 사슴과에 속하는 고라니는 한강 하구와 임진강 민통선 일대에도 많이 서식한다. 이 일대는 민간인 출입제한 구역으로 동물들의 서식환경이 좋아지면서 고라니들이 3~4마리씩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곳은 습지 보존이 잘 되어 있지만,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어 고라니들에겐 덫이 되기도 한다. 간혹 고라니들이 철조망에 걸려 죽은 걸 보면 찢겨진 분단의 흉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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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들은 낮에도 활동을 하지만 야행성 동물이다. 밤이면 산을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더욱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고라니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한반도와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귀한 동물이다. 초식 동물로서 봄·여름에는 각종 나뭇잎과 열매를 따먹으며 지내지만 추운 겨울이면 건초와 풀뿌리 등을 먹으며 겨울을 난다.

고라니는 뿔이 없으며, 수컷은 긴 송곳니 두 개가 턱 밖으로 나 있다. 어쩌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바라보다, 천방지축으로 몸을 날리며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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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나 강과 습지에는 인간의 편리를 위해 등산로와 산허리를 감돌아 만들어진 둘레길로 인하여 밤낮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그래서 고라니들은 산 아래로 내려온다. 하지만 하천은 물론이고 강가엔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고라니들은 늘 불안한 삶을 이어간다. 매년 많은 개체가 이동 중에 도로를 횡단하다 자동차에 치어 희생당하고 있다. 자연과 도시 사이 고라니의 슬픈 현실이다. <생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