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4-[푸른아시아가 만난 사람] 환경운동가의 면모를 보여준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오스카 시상식서 기후변화 위기 역설한 명배우
평소에도 환경단체 기부하며 ‘친환경삶’ 실천
 

이번 달 푸른아시아가 만난 사람은 우리가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인물이다. 지난 2월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미국의 영화배우이기 때문이다. 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그를 ‘선택’한 것은 다들 아시다시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남긴 수상소감 때문이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개념연설’이었는데 그의 발언은 단순히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현재 기후변화 심각성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 요지를 전한 것이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국내·외 언론을 통해 환경운동가의 면모를 보여준 그의 행보를 짚어 본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44만건 트윗을 기록한 오스카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레버넌트’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지난 2015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레버넌트’를 찍을 때 눈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남쪽 끝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 인류와 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긴급한 위협입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전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거대기업을 위한 지도자가 아닌 전 인류와 원주민, 생태변화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혜택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힘써줄 지도자에게 힘을 모아 줍시다. 우리 자녀들의 아들 딸들을 위해 그리고 탐욕의 정치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대자연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맙시다. 저도 오늘밤 이 순간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영화 ‘레버넌트’ 포스터

지난 2월29일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사람들은 아직도 감동적인 디카프리오의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을 기억할 것이다. 사람들은 4전5기의 수상에 큰 박수를 보냈다. 그는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은 수상소감으로 더 큰 감동을 전했다. 곧바로 SNS에도 큰 파급력을 보였다. 트위터에 따르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은 1분 동안 44만건의 트윗을 기록했다. 

젊은시절 디카프리오와 현재의 디카프리오

잘 생긴 외모 덕에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디카프리오는 외모로 평가받기 보다는 연기로 평가받고 싶어 했다. ‘타이타닉’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갱스 오브 뉴욕 디파티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은 그의 연기력을 충분히 발휘한 작품이었다. 

디카프리오는 1998년 영화 타이타닉 촬영 후 자신의 이름을 딴 환경재단을 설립하고 환경운동과 관련된 활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재단은 현재 40여개 나라에서 70여개의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그동안 총 3000만 달러(약 360억원)를 기부했다.

영화 ‘타이타닉’ 중 한 장면

지난 2000년에 개봉된 영화 ‘비치(Beach)’에 출연 때 제작 영화사인 20세기폭스는 태국 현지 촬영 중 국립공원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국제적 비난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재판까지 받아 환경복원비로 14만 달러를 내야 했다. 당시 논란은 디카프리오에게도 향했는데 그는 비난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계기로 환경운동에 더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디카프리오는 환경운동가로서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적극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시 대통령의 반환경정책 때문이었다.

2007년 그는 영화 출연 뿐 아니라 환경 다큐멘터리 ‘11번째 시간’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지구의 수명이 12시간이면 현재는 11시이며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영화 ‘인셉션’ 촬영 땐 화석연료 대신 태양열에너지를 사용하여 영화를 찍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집에 살면서 자동차도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2013년 디카프리오는 “나는 세상을 돕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 앞으로 여행과 함께 환경보호운동에 힘쓸 계획”이라며 “보다 나은 지구 환경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희귀종 고래찾기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기부

2014년에는 UN으로부터 ‘평화의 메신저’로 임명되어 UN 기후정상회의에서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연설했다. 개막연설에서 디카프리오는 각국 정상들에게 “인류는 기후변화를 마치 허구처럼 생각해 왔다”며 “지구 온난화를 ‘허구(fiction)’로 여기지 말아 달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그는 “인류의 가장 큰 과제에 답해야 할 시간이다. 담대함과 정직으로 기후 문제를 직면해 달라”고 정상들에게 촉구했다. 

2015년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서 환경보호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았는데 디카프리오는 이 자리에서 지구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1500만 달러(약 18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 크리스탈 어워즈 시상식에서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파괴하는 석탄과 석유, 가스를 남용하는 기업체의 탐욕을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다”며 “사익을 위해 기후 변화의 증거마저 은폐하는 기업체들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너그러운 관용(generosity)’, 즉 기부가 절대적인 키”라고 덧붙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재단은 그의 기부금을 ‘아마존 워치’ ‘세이브 더 엘리펀츠’ ‘월드 와일드라이프 펀드’ 등 환경보호기구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 및 아마존 정글 보호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카프리오재단은 해양 보호를 위해 7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각종 환경 사진과 함께 환경 보호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올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52 : 가장 외로운 고래찾기’ 포스터

그 한 예로 2015년 디카프리오는 ‘다큐멘터리 52 : 가장 외로운 고래찾기’ 프로젝트에 5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보도에 따르면 디카프리오는 클라우드펀딩 킥스타터를 통해 제작비를 모금 중이던 다큐멘터리 ‘52 : 가장 외로운 고래찾기’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 24시간이 남은 상태에서 디카프리오의 5만 달러 기부로 목표액인 30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캠페인은 디카프리오의 기부를 포함하여 총 3,300명의 후원으로 33만 달러가 넘는 기금이 모금되었다.) 

조쉬 제만이 감독을 맡고 드라마 ‘안투라지’의 배우 아드리언 그레너가 프로듀서를 맡은 이 다큐멘터리는 미확인종인 고래를 찾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고래는 0에서 39헤르츠(Hz)의 소리를 내는데 이 고래는 52헤르츠의 소리를 내 다른 고래와 소통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혼자 떠다니는 신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레너는 “과학에 기반한 창의적인 프로젝트가 현실화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3,300명의 후원자들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재단에 감사한다”며 “이번 기부가 외로운 고래팀과 내 자신의 노력과 자신감을 더하는데 엄청난 도덕적 격려가 되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또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 디카프리오가 이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할 것이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카프리오는 자신이 소유한 제작사 아피안 웨이와 할리우드 메이저 소니 픽처스와 손잡고 ‘폭스바겐 스캔들’을 영화화 하기 위해 뉴욕타임스 기자인 잭 유잉이 집필중인 폭스바겐 스캔들 관련 서적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였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음달인 3월19일엔 ‘지구촌 전등끄기’ 행사(매년 3월 셋째주 토요일 시행)에도 크리스챤 베일 등과 함께 동참했다. 2007년 세계자연기금(WWF)에서 처음 시작해 2008년부터 전세계 기업인과 전세계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로 확대된 ‘지구촌 전등끄기’ 행사는 갈수록 동참자가 늘어 지난해에는 전세계 172개국 7,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개인과 기업, 기관이 동참했다.

이와 같이 환경운동에 적극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여준 디카프리오는 20년뒤 쯤엔 어린이와 환경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환경과 기후변화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구에 대한 그의 전문적인 관심과 애정은 공인으로서 가야 할 길의 행로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리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