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몽골] 또 다른 경험 – 신동철 단원

몽골에 오게 된다고 할 때 사실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더러 몽골에 와본 경험도, 푸른 아시아 봉사활동같은 자원봉사 경험도 있지 않다보니 새로운 느낌이 많이 들었었다. 그리고 내 스스로도 처음 겪게 되는 경험에 대해서는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기도 하고 그런 경험에 대해서 익숙해지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처음 여기 몽골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첫 번째 생소했던 것은 바로 고도. 대한민국의 어지간한 산 정상높이나 되는 해발 1300m가량 높이에 위치해 있는 이 몽골에서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고산병같이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몸이 눌린다거나 조금만 뛰어도 몸이 힘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뛰었을 때 그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볼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몽골 사람들의 기질이란 게 있는 것 같았다. 한국 사람들과 많이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뭔가 달랐다.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좀 더 억세거나 강한 면이 있기도 했고, 남자들은 장난기도 있기도 했고 밝고 금세 친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또한 새로운 경험으로는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다른 솜(몽골의 행정구 단위 중 하나)으로 갈 때 도로를 달리는 것이었다. 넓디넓은 초원 한복판에 가로질러 놓여있는 도로는 영상매체에서나 보던 미국 서부의 황량한 벌판 도로와 많이 닮아 있었다. 초원 한복판이라서 그런지 주위 풍경이 멀리까지 보이는데다가 여러 동물들, 예를 들면 말이나 소 혹은 양떼들이 자주 보였고 가끔씩 도로 위를 지나가는 동물무리도 있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도시와 도시간의 거리가 길다보니 차선이 한 개(서로 한 차선씩)뿐인데도 차량이 별로 보이지 않아서 긴 시간동안 일정속도로 가는 경험은 매우 시원하기도 하고 후련한 느낌을 주었다. 물론 어기노르같이 먼 곳은 편도로 가는 시간만 5시간 혹은 시간이 더 걸릴 경우 6~7시간까지 걸리게 될 정도로 멀었지만 파견 지역을 미리 둘러보게 된 날에는 어기노르와 돈드고비를 제외한 4군데만 갔다 왔었다.

그렇게 울란바토르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파견지역들을 둘러보면서 위와 같은 경험을 하고 다른 단원들과 재밌게 지내던 도중, 파견지역이 결정 나고 그 다음날 파견지역으로 숙소 확인 및 지역 확인을 겸해서 가게 되었다. 나는 어기노르로 파견이 결정되었으며 어기노르는 울란바토르에서 다른 지역보다 좀 더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같이 파견이 될 최주한단원과 지역 담당자이신 ‘나기’간사님과 함께 1박2일로 갔다 오게 되었다. 어기노르를 가려면 최소 5시간은 걸리는지라 가는 도중에 잠을 잤다가 일어났었는데 어느 순간 도로를 벗어난 곳을 가고 있었다. 즉, 어기노르를 가는 길은 도로가 다 이어져있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를 새삼스럽게 떠올리면서 가다보니 어기노르에 도착하게 되었다. 사실 어기노르를 가는 와중이 도로를 가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데다 다른 차들이 다닌 흔적도 남아있어서 아스팔트 도로가 아니라는 차이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차들이 다닌 자리는 흙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달리는 차량 뒤쪽으로 엄청난 흙먼지가 휘날리고 있었다. 그나마 차량이 자주 지나가느라 땅이 다져져서 풀이 못자라는 상황이 되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데 사막화가 된 지역은 차량이 지나가지 않아도 흙먼지가 날린다고 한다. 그렇게 날린 흙먼지는 봄철 바람을 타고 대한민국으로 날아가게 되는 황사가 되는 것이고. 차량이 흩날리는 흙먼지를 보니 간접적으로나마 사막화가 만들어내는 폐해 중 하나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어기노르에 도착하고 나서 어기노를 숙소를 둘러보고 어기노르 호수를 갔었다. 어기노르 호수 근처에서 주민분의 게르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후 저녁과 그 다음날 점심도 주민분이 해주신 맛있는 음식으로 해결 할 수 있었다. 어기노르 호수에서 제일 큰 충격을 주었던 경험은 바로 얼어있는 호수위로 차량이 다닐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얼마나 두껍게 얼었던 것인지 차량으로 호수 한복판을 들어갈 수 있다니……. 거기다가 호수 주변 풍경과 푸른 하늘은 정말 멋졌고 호수위에서 낚시 또한 가능했던 것이 내게 매우 재밌었다.

예전에도 가끔 아버지와 다니면서 낚시를 한 적이 있었지만 여태껏 낚시를 하면서 그렇게나 잘 잡히는 물고기는 처음 봤었다. 미끼를 넣고서 몇분안에 물고기가 잡히던 것이었다.(물론 이 옆의 사진에서 물고기들은 내가 잡은 것은 아니다. 이 점 확실히 해두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물고기가 잘 잡히는 어기노르 호수도 많이 물이 줄어들었는지 확연하게 옛날보다 강 수위가 줄어들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만일 몽골에서 사막화가 계속 된다면 이 어기노르 호수는 지금 현재에 사라진 많은 강과 호수들처럼 똑같이 사라지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 정말 안타까웠다.

저녁 즈음에는 숙박 가능한 게르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내 생에 처음으로 게르에서 자 보게 되었다. 물론 게르에서 자는 동안 게르 안의 난로에서 불을 피워놨는데 그게 사그라지면서 나중에는 게르 안이 엄청 추워졌다. 나기 간사님이 침낭을 가져가는 게 좋다고 말씀하셨던 게 다행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도 한 번 더 어기노르 호수에 가서 낚시를 하였는데 그 주변에서 낚시하시던 분이 큰 물고기를 낚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호수에도 가물치같이 큰 육식성 물고기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낚시를 좀 즐긴 뒤에 점심을 먹고 나서 출발을 하였다. 돌아올 때는 역시나 도로가 좀 길다보니 잠들었었고 일어나보니 울란바토르에 도착해 있었다.
그렇게 갔다 오게 된 어기노르는 내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던 것 같다. 우선 어기노르 와 어기노르 호수를 갔다오게 되면서 많은 추억과 경험을 쌓게 되었고 그것들은 정말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몽골 사막화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고 실천하고 싶은 생각또한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몽골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고 그 상황을 어기노르 호수가 가장 나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것 같았다.
어기노르 호수는 예전보다 더 컸었지만 이젠 말라가고 있고 그 수위는 매우 많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많은 물고기가 아직도 잡히고 있다. 하지만 사막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언제까지고 그런 낚시가 계속 될수 없을뿐더러 그 호수 주변에서 살던 동물과 유목민들 모두 살기위해 딴 곳으로 가게 될 수밖에 없고 그마저도 힘든 유목민들은 결국 환경난민이 되어서 삶의 미래가 없어질 것이다.
우리 푸른아시아가 하는 일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환경을 되살리겠다는 그런 근시안적인 목표가 아니다. 몽골에서 나무를 심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도 심겠다는 푸른아시아의 슬로건은 몽골 사람, 그들 스스로가 자립하고 타인의 도움만 받는것이 아니라 자립적으로 환경을 회복시켜 나가며 그들이 살아왔던 터전을 지킬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푸른아시아의 희망과 목표가 결국 사진의 사람들의 미소를 언제까지고 이어질 수 있게 해줄것이라고 믿고 있고 나 또한 힘을 보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