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몽골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김한나 단원

 

구름 둥둥. 나도 둥둥. 붕 떠있는 나.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틴 3월.

낯선 것들의 연속. 엄마가 그리웠던 4월.

역시 활동의 꽃은 식재. 그리고, 리얼 몽골생활이 시작된 5월.

이 땅 그리고 사람들과 서서히 정들기 시작한 6월.

달콤한 도시 나들이로 위로를 받고 있는 7월 현재.

이 곳에 온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집 나오면 고생이라고.

쉽지만은 않은 단원으로써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적응은 또 금새한다고.

어느새 바양노르는 내 집, 내 사람들, 내 고향이 된 듯하다.
 

“10km. 120ha. 삼시세끼. 차차!”
 

나에게 주어진 것들. 이것을 달고, 나의 첫번째 광야 여행은 시작 되었다.
 

삭막한 이 땅에서 오순도순 잘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에게 내가 불청객은 아닐까.

이 곳에서의 1년이 그냥 꿈같이 지나가 버리진 않을까.

나는 무엇을 하러 왔을까.

나는 무엇을 보러 왔을까.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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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을 사랑할 수 있을까.  

주민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답이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벌써 반이 지나갔네(셋앙에..)

그래도 아직 내가 가야할 길, 주어진 시간이 더 많기에

보다 더 씩씩하게 앞으로의 시간들을 고민하고, 꿈꾸고, 기도해본다.

 
이 거친 땅에서, 투박한 신발을 신고, 매일 같이 모래 위를 걸음이 쉽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는 이 곳은.. 나에게는 큰 선물과도 같다.

 

척박하지만, 열악하지만, 불안전하지만 !

나는 지금 아름다운 풍경화 속에 살고 있다.

그 속에 주인공은 주민들이다.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이 삶이 좋다.


봄처럼 소생하여 활력 있는 여름을 지나고 있는 이 곳에도

곧 가을이 오고, 긴 겨울이 찾아오겠지.

그리고 그 겨울이 지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있게 될까.
 

지금은 조금 더 고요해지는 법을 배워야겠다.

어떤 환경이나 곤경에 처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로 인해 내 평온함을 가꿔 나가야겠다.

내 인생의 푸르른 날들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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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어.

오늘이 내가 이 풍경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몰라.

– 최갑수의 사랑을 알때까지 걸어가라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