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몽골] 피아노 소곡집 – 돈드고비 이호준 단원
1. 즐거운 나의 집
이 노래를 듣다 보면, 평화로운 나의 돈드고비,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7월에 어느 날이 떠오른다. 요즘은 많이 추워진 탓에 바람은 쌩쌩, 얼굴은 얼얼하지만, 잠들려고 누웠다가 창밖을 바라보면 반짝이는 별들이 나를 즐겁게 한다. 이제 한국에 있는 집에 돌아갈 날짜가 정해져서 부모님께서 무척 좋아하셨다.
16. 산타루치아
돈드고비에 드디어(?) 커피숍이 생겼다. 물론 한국에서 흔히 보는 아메리카노와 카라멜 마끼아또를 파는 그런 곳은 아니지만, 맛난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 생겼다. 나에게 더 좋은 일은 바로 러시아 음식인 피로시키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에서 잠깐 대학 다닐 때 즐겨먹던 음식이라 늘 그리웠었는데, 울란바토르 13구역의 김치가 들어간 피로시키보다는 맛이 덜하지만, 산타루치아를 흥얼거리며 집에 들어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내일 또 가야지!
35. 미완성 교향곡
모 방송사의 드라마 ‘미생’이 성황리에 끝마쳤다. 사실 이 드라마는 웹툰으로 미리 접해서 내용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웹툰은 대학교 친구가 보라고 알려줬었는데, 굉장히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는 이 드라마를 다 보지는 못하였기 때문에 웹툰과 결말이 같을 지는 잘 모르겠다. 미생에서 완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인생에 비유되는 완생의 예가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미완성 교향곡은 미완성이지만 그 자체로 좋은 곡이라 평가받고 있다. 미생과 완생을 미완성과 완성으로 이해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인생에 있어서, 미생이 완생으로 가지 못했다하더라도 삶의 주인공인 자신이 걸작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37. 결혼행진곡
모르는 사이에 하나 둘씩 결혼 소식이 들려왔다. 작년까지는 여자분들 소식이 많았는데, 올해는 대학 동기들 그것도 남자애들이 둘씩이나 결혼을 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딱히 친한 건 아니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부러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결혼행진곡 보다는 커피소년의 장가 갈 수 있을까를 들어야겠다.
41. 예수는 우리의 참된 기쁨
나는 기독교 신자이다. 곧 예수님의 탄신을 축하하는 날이 온다. 나는 당연히 그 날은 휴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몽골 나라는 그 날이 빨간 날이 아니었다. 물론 교회에서는 성탄 축하 예배가 있지만,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하실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나의 오랜 친구인 케빈과 이 날을 보낼 필요도 없고, 수면제를 먹을 필요도 없으며, 괜히 더 외로워할 필요도 없어서 좋다.
피아노 소곡집 표지를 보니 지나가버린 초등학생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