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몽골] 몽골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 바가노르 백미래 단원
이번 에세이는 쏜살같은 시간에 대한 푸념이 아니라 몽골에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1.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여름에 한 가지 해소법이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바가노르에서 울란바타르로 가는 택시를 타는 것이었다.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쫙 펼쳐져 있는 초원과 새 파란하늘, 아침부터 조금조금 모여 오후가 되면 거대한 솜사탕처럼 커지는 예쁜 구름들 사이로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나가면 모든 것을 다 잊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행운에 감사하게 된다. 몽골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구름의 그림자가 멋들어지게 지는 것을 상상도 못 해봤는데, 이곳 몽골은 오후만 되면 장관이 펼쳐진다. 정동진에서 날 맞춰 본 일출보다 더 붉고 커다란 일출을 늦여름 조림장에 나가며 매일 볼 수도 있다.
사실 몽골은 어디 하나 안 예쁜 곳이 없지만, 최고는 단연 홉스굴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홉스골은 지상낙원이다. 동화책에 나올 것 같은 침엽수 숲 사이로 다니는 야생동물들과 통나무집들, 끝이 없는 홉스굴 호수! 까만 밤하늘이 아닌 오색찬란한 별빛들로 가득한 하늘과 끝없이 떨어지는 별똥별을 볼 수 있다.
2. 한국에 있을 때 꿈은 나이 먹어 이 산, 저 산 옮겨 다니며 양을 키우며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몽골에 와서 꿈을 접었다. 모든 일은 다 고되지만 특히나 유목일은 매우 고되다.) 나는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을 유심히 많이 보았는데, 동물들은 다들 새끼를 낳는 시기가 있다. 겪어본 바로는 양과 염소는 보통 봄에 새끼를 낳고, 소와 말은 여름쯤부터 새끼를 낳는다. 그 중 아기 염소가 가장 귀엽다. 조림을 시작하고 4월, 울타리 보수를 하다가 양과 염소 떼를 만났는데 동물을 볼 때마다 신기해서 사진을 찍는 나를 위해서 직원 분들이 아기 염소를 잡아서 안아보게 해주었다. 그 때 아기염소가 너무 귀여워서, 이후로 어딜 가든 아기염소를 찾았지만 아쉽게도 아기염소는 여름 쯤 되니 금방 커버렸다.
3. 마지막은 항상 어딜 가나 예쁜 꼬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