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8-[푸른아시아와 사람들] 로터스월드 민정희국장
11월 ‘푸른아시아와 사람들’에서는 (사)로터스월드의 민정희 사무국장님을 만났습니다. 동그란 알의 안경, 살짝 헐렁해서 편안한 옷, 그리고 무엇보다 ‘달려라 하니’ 이미지의 민국장님. 최근, 푸른아시아도 함께 하는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발족식을 성공적으로 마치셨는데요.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 그리고 소소한 의견까지! 함께 들어보실까요? 🙂
Q.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A. 음…어떻게 해야하지(^^), 그냥 민정희입니다.
Q. 최근에 다양한 단체들과 함께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발족식을 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A. 저희 회의가 2회가 될 텐데요. 1회인 스리랑카 회의에 가서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특히 미얀마의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인도 국경에 인접한 곳에서 온 스님께서 눈이나 비도 오지 않고, 마실 물도 없다, 또 운영하는 사원의 아이들이 500명이 되는데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라는 것을 알앗고 그래서 우리 개발협력NGO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사실 기후변화가 심각한데, 개발엔지오는 대응을 안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사실 그 때도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없었어요.
Q. 그러세요? (^^)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A. 그냥 뭐, 강요지. ^^(ㅎㅎ) 사실 원치 않은 것 보다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리랑카 회의를 다녀오고 나서 종교인들이 기후변화를 보는 태도가 다른 일반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인의 변화로 보니까요. 그래서 종교가 나서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 회의 이후, UNFCCC가 한국에서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당시 있었어요. 그러면 기후변화에 대해서 공부도 해야하고, 또 그 전에 열리는 카타르 도하 당사국 총회에도 참가해야한다고 했죠. 그런 책임이 있다고 느꼈어요.
Q. 도하 당사국 총회에 참가하셔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A. 도하회의에 참석할 때, 사실 불교단체 입장에서 기후변화에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카타르 도하에 갔더니 개발NGO(예를들면 케어, 세이브더칠드런, 옥스팜 등)이 더 많은 거에요. 오히려 환경단체는 별로 없었어요. 주로 개발NGO들이 많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참석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 단체를 통해서, 이미 지난 30년간 기후변화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또, 참석하면서 결국엔 기후변화가 빈곤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개발NGO가 반드시 해야 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Q. 바르샤바에도 가셨는데요, 이때에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요?
A. 바르샤바에서 당사국총회가 열리기전에 아이넵회의(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가 바르샤바에서 있었어요. 그 회의에서 ‘무’( Mr. Somboon Chungprempree, INEB 사무총장)가 제게 한국에서 다음 아이스회의를 한국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죠. 처음에는 불교기반단체가 중심이 되어서 진행하려고 하다가 환경운동하는 단체, 개발NGO들과 함께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Q. 하지만, 각 단체별로 특성이 있잖아요. 로터스월드 같은 경우에는 기후변화와 직접 관련된 사업을 하지는 않았잖아요. 새로운 것(기후변화)을 시도하는 데에는 부담이 없으셨나요?
A. 스리랑카에서 배운 것은 내가 변하지 않으면 문제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지금처럼 인류가 소비를 지속해서는 기후변화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죠.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를 만들어냈잖아요. 그럼 사람의 행동이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도 있는데, 사람의 행동은 사람의 마음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정책이라는 것도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니까요. 사람이 변화해야한다. 이 지점에서 불교기반단체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후변화는 관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Q. 기후변화와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요?
A. 불교단체로서 장점이 있다면, 세상과 인간의 관계라고 할 수 있어요. 세상은 서로 연관이 되어있다라는 것이죠. 이것이 연기적 세계입니다. 사실 우리의 생존도 수많은 생물과 무생물의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이 불교적 마인드입니다.
Q. 기후변화대응 시민사회 컨퍼런스를 통해서 국장님께서 목적하신 소기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A. 우선은 개발NGO도 기후변화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개발이라고 하는 것이 지구에 환경위기도 그렇지만,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진국 주도의 경제성장위주로 진행되잖아요. 이런 형태는 지속가능하지 않거든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자연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법의 매개체로 ‘기후변화이슈’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조금 풀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A. 기후변화대응 중에서는 정책을 바꿔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과 에너지 전환 이렇게 두가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현재는 거의 에너지전환쪽만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부족하죠. 저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결국엔 소비를 줄여야하는 문제와 닿아있죠. 광고, 그리고 자본이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것 같은데요?
A. 저는 저의 모습이 타인에게도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제가 실천을 안하면, 타인에게 말할 수도 없죠. 물론, 교육, 에드보커시(Advocacy) 등 여러 가지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체제에서는 기후변화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환경과 사회, 그리고 경제가 조화롭게 가는 것. 이것이 가능한지가 중요한 지점이죠.
Q. 소기의 목적으로는 상당히 근본적인 지점인 것 같은데요?
A. 맞아요. ^^ 일단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것이 소기의 목적이죠. 그러면 ‘어디까지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데요. 우리의 삶이 결국엔 환경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 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환경이야기가 아니죠.
Q. 사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개발’이나 다른 분야보다는 적잖아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우리가 옷을 입고 밥을 먹지만, 그 안에 어떤 과정이나 관계가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런 이해가 적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다른 사람들도 잘 배려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무는 나무고, 강은 그냥 강이지, 그로부터의 영향같은 것은 아예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 망가져도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에 대한 무관심과 관련이 있어요.
Q. 또 근본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그럼 그 원인은 또 무엇일까요?
A. 상호연관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스스로에게도 있지만 외부적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하나만 뽑자면, 경쟁하게 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단 하나의 길, 이상 이런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좌절도 하고 열패감을 느껴요. 또 고민도 할 여지를 안 주죠.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요.
Q. 그럼 국장님은 여유있는 휴식시간에 어떤 일을 하시나요? 취미가 무엇인가요? ^^(ㅎㅎ)
A. 쉴 때요? 뒹굴뒹굴해요. 책도 읽고. 아무런 생각없이 누워있어요. 사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또 집에 책도 많아요. ^^
Q. 저도 책 좋아하는데요. 어떤 책을 주로 읽으시나요?
A. 다양하게 읽으려고 해요. 기후변화에 미친사람이라고 주위에서 말하지만 사실 다른 책도 많이 보거든요. 종교에 대한 책, 문화, 역사, 소설 등 다양하죠. 사실 기후변화에 대한 책은 잘 안 읽어요(ㅎㅎ). 저는 개발NGO는 통합적인 관점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해요. 빈곤퇴치에 대한 이야기가 단순히 서비스, 물자전달, 학교건립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빈곤은 다양한 원인으로 이루어져있고 그렇다면 그 다종다양한 것을 해결하려면 당연히 다분야의 것들에 대해서 알아야되는 것이죠.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실 독자분들게 끝인사를 해주신다면요?
A. 환경과 개인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회의를 하는 것이구요.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가 내년에 진행될 예정인데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