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몽골] 님의 침묵 – 돈드고비 이호준 단원

이호준 단원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이것은 한용운 시인이 쓴 님의 침묵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에 나오는 님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이러한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푸른아시아의 단원으로서 활동하면서 이미 가버렸을지 모르는 님이 나에게도 있다. 바로 그것은 초심(初心)이다. 반년이 지난 지금, 과연 나는 처음 다짐을 했던 대로 잘해오고 있는가.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나는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가치아래 이 일을 하고 있는데, 나에게 그것이 의미로 와 닿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뜬구름일 뿐인지 알 수가 없다. 어느새 나는 내가 하고 있는 활동이 전부가 되어버렸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쉬는 별일 없는 일상에 안도감을 느낀다. 나는 이렇게 타성에 젖어버렸다. 그리고 선배 단원의 글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복잡한 감정들, 미래에 대한 고민,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씩 나에게 다가오니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하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초심을 다 잡고, 이제부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야겠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