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몽골] 드디어 봄 – 백미래 단원
문득 몽골 사람들이 묻곤 한다. ‘미쏄, 너 엄마랑 아빠 보고 싶지 않아?’ 우리 조림장 아줌마들뿐만 아니라 처음 만난 택시기사 아저씨, 앞 집 사는 아기엄마까지! 내가 혹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진 않을지 엄청 염려스러운가보다. 사실 몽골에 도착하고 한 달 간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또 다른 사람들이 가족 얘기를 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섭섭해 할 만큼, 바가노르 생활에 바빠 가족들을 깜빡 잊어버리곤 한다.
타지에서 가족에 대한 외로움보다 이곳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사는 것은 아마 우리 바가노르의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 연신 나를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유일한 우리 조림장의 아줌마, 아저씨들. 그리고 아무런 대가 없이 따뜻한 밥을 챙겨주시는 이 선생님, 그리고 일주일의 고단함을 털어낼 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주는 소중한 언니들. 이렇게나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길고 긴 겨울을 지나, 나무들이 푸른 잎을 피워내는 따뜻한 봄을 맞고 있다. 이제 드디어 바가노르에도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