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it – 바양노르 사업장 박준성 단원
바양노르 사업장 박준성 단원
엊그저께 대한민국을 떠나 온 거 같은데 벌써 9개월이 다 되어 간다. 한국에서의 현장적응 교육과 몽골에서의 현장교육, 조림사업장에서의 적응, 그리고 조림활동… 한국을 떠나오기 전 새롭게 맞이할 환경에 어떻게 맞설 건인가?!!에 관한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마음으로 나의 삶을 계획하고 또 생존(?)하길 다짐하곤 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갔고, 이제 대부분의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엔 난 얻은 것이 있다.
3월 조림활동의 첫 시작, 나는 막연하지만 메마른 땅에 나무를 심고 그 땅을 살리는 것을 꿈꿨다. 조림활동은 내가 대학 강의실에 안자 책으로 배우던 사막화방지사업과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붙어 다니는 내용이라 익숙했다. 하지만 나무에게 물을 주고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건 책으로 보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땅을 파는 것부터 낡은 양동이에 물을 나르는 일 또 나무가 곧게 잘 자랄 수 있도록 가지치기 하는 일까지 하나같이 쉬운 일이 없었다. 생명을 이해하고 지키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쉽지 않았다.
또 꿈꿔오던 일과 너무 다른 현실이 당황스러웠던 적도 수없이 많았다. 모든 것들이 서툴고 두려웠다. 하지만 나무를 이해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와 다른 생각들을 받아들이고 다름을 인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난 끝무렵 와 있다. 이게 끝이 아니고 또 새로운 시작이 있지만 그래도 난 무언가를 했고 또 얻었다. 살면서 무언가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몰두해서 능동적으로 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선 이 모든 것들이 소중한 선물이다.
이제 2달 뒤면 몽골을 떠난다. 몽골에 있는 1년 동안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몽골에서의 하루가 군대에서의 이등병 때의 하루보다 더 길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일년 전 한국을 떠나오기 전 몽골을 미리 다녀오신 분들의 글들이 생각난다. “힘들었지만 잊지 못할 경험이였고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가보고 싶다고” 그 말이 이제 마음속에 와 닿는다. 1년 동안 난 참 많은 것을 얻어간다. 나에게 잊지 못할 경험과 나의 가슴을 퍽 하니 두들겨 줄 만한 진한 감동, 그리고 일년 전 너무나도 나에겐 어색했던 소중한 푸른 아시아 가족들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였다. 나는 지금 모든 게 달라져 보인다. 모든 것에 감사해진다. 이 모든 활동이 끝나고 돌아갈 때 난 또 무언가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