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한 것은 ‘알통’이 아니다! – 에르덴 사업장 백민주 단원

 

 

에르덴?사업장?백민주 단원

 

 

 

“아놔! 나 진짜 이러다 남자 될 것 같아!” “나 이제 근육 싫어… 남자 몸이야…!” 이 소리는 헬스장에서 울려퍼지는 소리가 아닙니다. 바로 에르덴 조림장.

지난 2월, 출국 전 나는 ‘인바디’ 검사를 했다. 전반적인 결과는 지극히 평균. 다리 근육은 평균 이상. 그리고 상체 근육은 평균을 간신히 넘은 상태였다. 살아오면서 근육의 ‘근’자도 몰랐던 나. 몸에 근육이라곤 없었고 혹여나 여자든 남자든, 생명체의 근육을 보면 신기해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던 나다. 출국 전 삽질을 하면 살도 빠지고 근육도 붙겠지? 하며 막연한 기대는 현재 ‘알통’이라는 다소 강한 어감의 단어로 실체화 되고 있다.

4월부터 시작된 삽질은 수천의 구덩이 파기를 넘어 50개의 10톤 저수조 파기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본격 팔운동, 양동이 관수가 끝이나니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9월인 지금, 다시 구덩이 파기 작업이 돌아왔다. 올해 식재는 모두 끝났는데 무슨 구덩이 작업이 있지? 하며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 작업하는 곳은 바로 내년 식재 구간의 구덩이. 올해 4차 유실수 단지의 구덩이 작업이 늦어져 식재까지 늦어진 관계로 차차르간이 많이 죽었다. 내년에는 그런 일이 없고자 구덩이 작업을 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하였고, 벌써 3주째. 끝없는 구덩이 작업, 무한 삽질은 계속되고 있다. 딱딱한 땅을 미리 파두자는 팀장님들의 말씀대로 딱딱한 땅을 중심으로 구덩이 작업이 진행되다보니 삽은 기본이요 곡괭이, 럼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계산을 해보았다. 하루에 8시간 근무. 엄청난 수다를 떨며 천천히 구덩이 작업을 한다하여도 적어도 1시간에 5개의 구덩이를 판다. 하루에 평균 40개의 구덩이. 그리고 3주의 작업. 40X15일= 600. 3주간 한 사람당 적어도 600개의 구덩이를 팠다. 4월부터 판 구덩이 개수를 합한다면 기본 1000개는 넘을 터. 무수한 구덩이 작업은 우리에게 근육이라는, 아니 ‘알통’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근육이 생기면? 물론 좋다. 하지만 문제는 이 근육이 많이, 꽤나 많이 붙었다는 점이다. 이제 오른 손은 힘을 주지 않아도 ‘알통’이 슨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 단원 모두 그렇다. 손에도 알통 같은 근육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손에 힘을 주면 우리 세 단원 모두 엄지와 검지사이 뭔가 닭다리 느낌 비슷한 딱딱한 근육이 선다. 뿐만 아니다. 심지어 우리, 복근까지 생기고 있다. 문제는 살과 함께. 우리 에르덴의 근육왕인, 정말로 왼쪽 팔에 페트병 같은 알통이 자리한 (!) 참으로 근육이 신기하게 잘 생기는, 이지영 단원 왈 : 살과 함께 자리한 근육은 언젠간 다시 살이 된다. 그래, 다시 살이 될 근육따윈 필요없다. 살이나 빠져라!

근육이 붙었다고 자랑하던 시절은 이제 빛바랜 과거가 되었다. 남자 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근육이 아닌 알통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두렵다. 여자 몸이 되고 싶다. 무한 삽질은 조림 사업 중단 일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겨울을 기다린다. 물론 내린 눈을 치우는 등, 삽질은 잔잔히 계속 될 테지만…그래도… 겨울… 알통 세자매가 잔근육 세자매로 변할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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