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의 귀재 – 바가노르 사업장 공정희 단원

 

 

바가노르 사업장?공정희 단원

‘초록이 짙다.’,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 흔한 표현이 몽골의 여름만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깊은 하늘빛, 그리고 잎이 무성해진 우리 조림장의 나무들까지. 지금 몽골은 한없이 푸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몽골의 느낌은 삭막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몽골의 이미지처럼 척박하고 거칠었다. 그러나 그 변화의 과정을 눈치 챌 틈도 없이 이곳은 변했다. 초록으로, 푸르게. 발끝의 흙냄새는 어느새 허브 향기로 변했고, 이 아이들이 대체 살아 있기는 한 것인지 걱정하게 만들던 조림장의 (가지만 앙상했던)나무들은 푸른 잎으로 살아있음을 증거 했다.

달라진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몽골의 7월을 대표하는 나담 축제! 한적하고 조용하기만 하던 이곳 바가노르에 정신없이 차들이 들어섰고 사람들이 북적였다. 활쏘기, 씨름, 아이들의 말 타기 시합, 나담 대표 음식 호쇼르까지! 조림장에서 일만 하던 우리가 ‘진짜’ 몽골을 즐기게 된 것이다.

*호쇼르: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주로 양고기)를 다져 넣고 튀긴 몽골 음식. 한국의 군만두와 흡사함.

그렇게 우리도 변신을 시도했다. 작업복과 작업 모자로 완전 무장을 하고 다니던, 누가 봐도 ‘일’과 어울리던 우리의 행색이 나담 때만큼은 축제를 즐기는 여느 사람들처럼 예쁘게 달라졌다. 몽골의 전통의상인 ‘델’을 맞춰 입고 등산화 대신 예쁜 구두를 신고. 조림장에서의 반복되는 고된 작업에 지쳐가던 시기에 적절히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을 보니 역시 우린 몽골과 찰떡궁합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