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1-[푸른아시아와 사람들]몽골 하늘마을 주민 3인

7월의 ‘푸른아시아와 사람들’시간에는 몽골 에르덴 하늘마을을 찾아 그 곳에 터전을 꾸린 주민 세 분을 만나보았습니다. 한 때는 모든 것을 잃고 좌절과 시름에 빠져있었지만 지금은 당당한 한 마을의 주민으로서 나무를 키우며 미래를 꿈꾸는 세 분의 몽골 에르덴 하늘마을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사막화와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얼러져(50) 가족 6명>

Q. 하늘마을에 오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조림장에서 일하기 전에 고향에서 가축을 키우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2009년 조드(겨울에 갑작스럽게 닥치는 혹독한 추위)때문에 가축을 거의 다 잃어서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가려고 했는데, 에르덴 솜에서 일자리를 소개 받아서 하늘마을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Q. 당시의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가축을 다 잃고 나서 너무 많이 울었고 그 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걱정만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국가에서 주는 돈을 받으러 시내에 갔다가 10가구 정도에게 나무를 심는 일자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개받아 조림장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가축을 잃었던 해의 겨울은 너무 추웠기 때문에 가축에게 풀도 잘 챙겨주고 가축 우리를 따뜻하게 관리를 해주었는데도 하나 둘씩 죽어갔습니다. 결국은 가축이 다 죽게 되었고, 겨우 가죽만 벗겨서 가죽 공장에 팔았습니다. 겨울에 조드가 찾아오면 가축이 풀은 배부르게 다 먹는데 다리가 얼어서 한번 누우면 못 일어납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가축은 누운 채로 움직이지 못해 얼어 죽었습니다.

전에는 가축을 잃고 너무 힘들게 살았는데 지금은 집에 전기도 들어오고 우물이 옆에 있기 때문에 물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편합니다. 또한 전에는 가축을 키우느라 우리 가족만 혼자 떨어져서 살았는데, 지금은 다른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또한 한국과 몽골이 협력해서 조림사업을 하고 있어서 에르덴 솜 자연환경과 경관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서 좋습니다.

Q.조림장에서 일하신지 벌써 4년이 되었는데요 처음과 무엇이 다르게 보이시나요?

-4년전, 처음 조림장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봤던 주변 환경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릅니다. 울타리를 치기 전에는 차도 많이 다니고, 흙과 모래도 많아 바람이 불면 황사현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울타리를 치고 나무를 심고 나서는 풀도 많이 자라고 황사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여름이 되면 풀과 꽃이 아름답게 잘 자라서 보기 좋습니다.


<단사릉자오(57) 가족 3명>

Q. 사막화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사막화에 대해서 전에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사막화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풀, 나무 등 식물들이 잘 자라지 않고 설사 자란다 하더라도 결국엔 식물이 마르기 때문에 사막화가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사막화가 진행되는 것을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축을 키웠던 시절에 사막화 때문에 풀이 잘 자라지 않아서 가축을 충분히 먹이지 못했던 것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픕니다. 가축은 여름에 풀을 잘 먹어두어야 추운 겨울을 잘 버틸 수 있는데, 사막화 때문에 가축을 잘 먹이지 못하면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지 못하기때문입니다. 가축들이 죽는 모습을 보니 많이 속상했습니다.

Q. 앞으로 희망하는 것이 있으시다면 어떤 점일까요?

-풀과 나무가 잘 자라서 사막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잘 자란 나무가 사막화를 방지해 주어서 꽃과 풀이 예전처럼 잘 자라길 바랍니다. 꽃과 나무가 풍부해져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트컹다와(38) 가족 8명>

Q. 하늘마을에 어떻게 오시게 되셨나요?

-예전에 개인적으로 가축을 키우고 있었는데, 2001년 조드로 가축을 다 잃었습니다. 그 후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2011년 4월부터 솜청의 소개로 면접을 보고 푸른아시아에 취직해서 일을하고있습니다. 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가축을 관리하고 지냈기 때문에 가족끼리만 지냈었는데, 지금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이야기도 하고 형제처럼 알고 지내서 좋습니다. 사막화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않았고 황사현상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몽골에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을 받는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나무를 심는 좋은 일을 하게되어서 더 좋다고 봅니다.

Q. 조림장에서 나무를 키우는 느낌은 어떠세요?

-조드로 가축을 잃기 전, 양이 많을 때는 가축 우리가 양털 때문에 하얗게 보였는데, 양을 잃고 나서 우리 안에 양이 별로 없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에 나무를 심어본 적은 한번도 없는데 직접 심어보니까 재미도 있습니다. 가축을 키울 때와 지금 생활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지금은 ‘내 나무’가 있어서 마음의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나무를 심기 전에는 사막화에 대해 생각도 관심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심고, 잎에 파릇파릇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 관심이 많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