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7-[Special Story] GAKs가 만나고 온 몽골의 젊은 희망 Ⅱ
GAKs(Green Asia Keepers는 (사)푸른아시아의 대학생 서포터즈로 매년 1회 10~15명 이 선발되며, 6개월 동안 기후변화와 사막화에 대한 교양교육 – 몽골 에코투어를 통한 현장교육을 수료한 후 3개월 간 국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기후변화-사막화방지를 위한 홍보활동을 진행합니다. GAKs는 교육과 홍보활동 과정에서 개인 및 팀별미션을 수행함으로써 자발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로 4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GAK 4기 이찬희님이 GAK 몽골 사막화 지역 현장교육 중 에르덴 조림장 주민직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몽골 사막화 현장과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재구성한 것입니다. |
# 누군가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름으로
2012년 6월, 부산대학교 환경공학도인 나는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도 쌓아가고 싶고, 기후변화가 야기한 지구의 피해 정도도 몸으로 느껴보고도 싶어, Green Asia Keepers 4기 모집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와 GAK 4기 멤버들이 된 15명의 GAK들은 이번 여름을 통해 기후변화 지킴이가 되어가고 있었고, 무덥던 여름의 한 가운데 8월에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로 고통 받고 있는 몽골로 가는 비행기에 우리의 몸을 맡겼다.
– 프롤로그
벌써 GAK 현장교육으로 몽골을 방문한지 4일이 지났다. 바가노르 조림장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동한 곳은, 바로 에르덴 조림장 ‘하늘마을’. 에르덴에서는 특별한 만남들이 이어졌는데, 푸른 나무를 보고 싶다는 GAK의 마음과 동일한 꿈을 품고 있는 몽골의 젊은이들을 만난 것이다. 바로, 몽골의 대학생 환경동이라 ‘마이클럽’. 이날 우리는 몽골 대학생들과 함께 조림 봉사활동을 하면서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몽골 대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마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에르덴 조림장에서 주민 직원으로 계시는 몽골 주민분과의 인터뷰 시간이었다. 아주머니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따뜻하게 방에 불도 지펴주셨다. 그렇게 깊고 깊은 몽골의 밤을 배경으로 에르덴에서의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Q. 이곳 에르덴 조림장에는 어떻게 오시게 되셨나요?
-이곳 푸른아시아 하늘마을 조림지에 오기 전까지는 가축 키우기를 했다. 하지만 2009년에 닥친 한파로 인해 가축이 모두 죽어서 2010년, 이곳 에르덴 하늘마을 조림장으로 이주하였다. 사실 처음에는 허허벌판에 나무심기를 해서 걱정이 되고 우려되었는데, 푸른아시아에서 조림지 가꾸는 법도 잘 가르쳐주고, 결과적으로 나무를 심어놓고 관리를 해주니 마음이 놓이고, 또 나무들이 잘 자라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
<하늘 마을에서 가축을 키우고 계시는 아주머니>
Q. 아주머니께 나무란 어떤 의미인가요?
– 예전에는 나를 포함한 유목민들은 대초원의 풀과 나무는 단지 가축의 먹을거리 일 뿐 이라고 생각했다. 재난으로 가축을 잃고, 몽골의 나무들이 없어지는 사막화를 경험하고 난 뒤, 먹을 것이 없어 가축들이 죽어가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었고 조림지에 와서 나무를 직접 심어보면서 이제는 가축보다는 환경(나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식물과 나무를 포함한 자연이 없다면 옛날에는 가축이 못살았지만 지금은 우리까지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조림지를 잘 가꾸어서, 여기 하늘 마을이 예쁘고 작은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렇게 몽골의 사막화 방지를 위하여, 하늘마을에 와서 조림작업을 도와주고 있는 Eco tour team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Q.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몽골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 지금 우리가 꾸며놓은 하늘마을의 조림지처럼, 푸른아시아 조림지와 같은 많은 조림장이 생겨서, 모래로 가득 찬 사막이 아닌, 나무와 풀들이 가득한 아름다운 푸른 숲을 만들어서 물려주고 싶다. 그리고 지금 방문해준 GAK 4기 여러분들처럼, 많은 이들이 심각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몽골의 사막화 지역에 방문하여, 황색의 몽골이 아닌, 녹색의 몽골이 만들어질수 있도록 조림활동을 도와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에르덴 하늘마을을 찾아온 그 마음을 잊지 말고, 여려분들의 자녀들을 몽골로 보내서 몽골의 숲을 살리는 것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이 말씀을 하시면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면서 얘기하셨다.)
Q. 초원에서의 삶이 아닌 도시에서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지, 그리고 일주일간의 휴가가 생긴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세요?
– 도시에 가본적은 있지만, 도시에서 사는 나의 삶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도시에서는 편하게 살수는 없다고 들었고,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사는 삶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만약 나에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바쁜 조림활동으로 다하지 못한 연료로 쓸 염소 똥 모으기와 집안 정리와 같은 밀린 집안일을 할 것 같다.
– 에필로그
우리 GAK 4기 멤버들도 몽골 현장교육 동안 바가노르 조림지와 에르덴 조림지에서 식재 구덩이 파기와 양동이 관수 등을 해 보았다.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열심히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넓은 지역에 걸쳐있는 조림지를 가꾸기란 너무 힘들었다. 만약 ‘마이클럽’이나 우리와 같은 봉사팀들이 없다면, 조림지에 살고 계시는 주민직원 분들만으로는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추워서 양 볼이 빨갛게 물든 아주머니의 한 말씀이, 많은 사람들이 몽골의 사막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구를 살리기 위해 푸른아시아 조림지와 같은 곳에 와서 봉사를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몽골의 초원을 떠나서 산다는 것을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짧은 나의 몽골의 경험과 비교하며, 다시 한 번 유목민들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GAK의 사막화체험을 계기로 아주 짧은 기간 몽골에 있었던 나 역시도 풀이 살랑거리는 대초원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대대로 이 땅을 지키고 이 땅에 기대어 온 유목민들에게 초원이 없는 삶이란……. 아마도 가능하지 않으리라.
GAK 현장교육활동을 통해 다녀온 몽골은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있는 한국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한 푸르른 대초원을 보여주기도 하였고, 정반대인 황폐한 모래로 뒤덮인 몽골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 몽골은 기후변화로 인해 국토의 90%이상이 사막화의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러한 사막화로 인하여, 가축들을 잃고, 고향을 떠나 제대로 인간적인 기본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기후난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런 몽골을 원래의 몽골로 되돌리겠다는 마음하나로 뛰어든 푸른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몽골에서 활동하고 있고, 사막화를 막아보고자 애쓰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리 GAK나 Eco tour 같은 프로그램으로 사막화 방지에 힘써 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손길이 많이 부족하여 보인다. 지금은 이름 모를 유목민, 그 누군가의 노력으로 지구의 사막화를 막고 있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노력이 아닌, 우리 자신들의 노력으로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가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