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 만달고비 사업장 박복수 간사
박복수, 만달고비 조림사업장 파견 간사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돈드고비 사업장의 거리는 274km
작은 도시(마을) 1개소, 게르를 이용한 휴게소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의 동거
하루에 2번 고속버스 출발
2012년 3월 8시간 -> 8월 6시간 30분 소요 (도로공사 시간단축)
한국에서 수입된 45인승 일반버스와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차량
차표를 구매하려면 차량 탑승일 하루 전 버스터미널에서 예매 / 2일 이상 예매 불가
주말, 여행시즌, 학교 개학 및 방학에는 차표 구하기 어려움
차표를 예매하려면 신분증이 필요
티켓 및 수화물 관리하는 보조 근무자가 근로
반드시 오늘 올라가야 하는 사람은 통로에 앉아 힘든 길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늦게 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떤 사람이 오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도 합니다.
8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꼭 8시 정각에 출발하지 않습니다.
팍팍한 삶을 살아감에도 여유가 느껴집니다.
이런 여유로운 마음도 도시에 들어오면 달라집니다.
녹색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어도 마지막까지 지나가려고 경주하고, 신호가 바뀌었는데 차가 출발하지 않으면 뒤에서 엄청난 경적이 울리고 횡단보도에 사람이 지나가는데도 더 빨리 먼저 지나가려고 속도를 올립니다.
제일 안전한 방법은 현지 사람이 건널 때 같이 건너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에서 차량 이동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휴게소입니다.
이곳에서도 휴게소를 그냥 지나치면 무척 서운합니다. 서운하기만 하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다면 괜찮지만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대책이 없습니다. 딱히 보험회사를 부를 수 없고 견인차량이 오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운전기사의 능력과 차량의 정비 상태에 맡겨야 합니다. 만약을 대비하여 비상식량 및 휴게소에서의 식사는 필수입니다.
몽골의 휴게소에서 외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면 자동으로 몸이 반응하여 게르로 이동하게 됩니다. 빨리 내려 아주머니들과 자리 쟁탈전을 벌여 이길 수 있어야 보쯔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초이왕을 먹습니다. 음식 모두 맛있지만, 보쯔의 희소성으로 왠지 더 맛있겠다고 생각되어 달려갑니다. 그 사이에 들어가 있는 나를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길 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뒤덮은 하얀 눈이 가득한 3월
버스 안으로 들어온 모래먼지로 숨쉬기 불편한 4월
윈도우 배경화면 같은 7월
그냥 담담하게 볼 수 있는 10월
처음의 설레임도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던 열정도 없습니다.
설레임은 익숙함으로 열정은 편함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길을 선택한 나에게 다시 물어봅니다.
정말 나는 최선을 다했는지, 나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무시하고 지나간 일은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