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에세이(1) – 만달고비 사업장 이동광 간사

 

이동광, 만달고비 조림사업장 파견 간사

7월이면 이곳 만달고비는 더워지는 것 같다. ‘같다라는 표현을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체적으로 경험하건대 또 언제 추워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감을 잡기 어려운 날씨, 그것이 몽골의 날씨이다. 대찬 대륙성기후란 이런게 아닐까 싶다. 제진수 처장님이 얼마전에 만달고비에 들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나 타 조림장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새로 옮긴 집이나 기타 조림지에 대한 설명도 함께 나누었다. 100일정도가 되면 뒤를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말을 하셨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나 스스로도 생각했다. 그럼 나의 지난 3개월은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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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5월은 바빴다. 사방이 낯선 그래서 온 몸의 신경이 활짝 펴 있던 4월의 날이 지나고 5월은 나무와 비닐하우스를 알아보기에 분주했다. 모르는 사람의 집으로 들어가서 비닐하우스와 농사에 대해서 물어보고 샌차강솜 인근을 겁도 없이 돌아다녔다. 가게에 들어가서 물가를 조사하고 나름 몽골어를 공부한다고 하면서 주민들의 게르에서 음식도 만들어 먹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분주한 날들중에 날씨는 변덕이 심해서 바람도 불고 가끔은 덥다가 모래가 많이 불때면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었다. 하루를 쉬는게 쉬는 것 같지 않은 휴일은 5월을 가득채우고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1시간을 또 걸어 조림장에 닿았다. 어느날에는 솔직히 나가기 싫은 날도 있었고 일을 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다. 귀찮음보다는 몸이 너무 피곤했고 손이 아팠다. 주민들의 물집잡힌 손을 보는 것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내 손에 잡히는 물집은 어느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는 나만의 것이었다. 그럴때면 혼자 노래를 크게 들으면서 위로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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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6월은 어쩌면 무난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말처럼 소용없는 말이 또 있을까 싶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이전에 다른 국가에 파견되었던 다른 단체의 사람에게서 작업이 안정화되고 이제 어느정도 규칙을 잡아가면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이 약간 헛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먼 곳에 와서 매일같이 물을 주기만 하면 그럴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 이런 저런 것들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영화하나를 번역하는 것이었다. 되지 않는 몽골어를 교재를 보면서 요약하고 밤을 세워가면서 번역하면 오기간사가 도와주고 교정을 해주었다. 그러던 중, 친구와 같은 오기간사가 떠난다는 말을 들었고 그 때 마음이 조금 슬펐다. 오기는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거둔 것이 부끄럽다고 하지만 나는 잘된것 같다. 나에게는 그렇다. 내가 아직 미숙해서 그런지 우선은 내가 괜찮고 싶다. 6월의 몽골 선거날 주인이 집으로 들어와서 나가라고 했고 그렇게 6월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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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보름이 지난 7월은 평범하다. 물주는 작업외에 특이할 것이 없다. 하루는 4조림장, 하루는 3조림장, 이렇게 며칠을 물을 주고 나면 다시 4조림장에 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는 사이 하루하루가 가서 이렇게 보름이 되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면 특별할 것이 있을까. 책과 기타 여러가지 것을 한다하지만 뭔가 다르지 않은 시간이다. 꼭 같은 시간이 그렇게 평범하게 흘러만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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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어제와 같아질때가 사람이 가장 그리움을 잘 탈때이다. 그립다 말을 하니 더 그립다고, 그런 생각이 일단 들기시작하면 주체할 수가 없다. 남는 시간은 가족생각과 친구생각으로 온통 드리우고 앞선 시간도 무게를 뒤로 한체 끝도 없는 생각에 잠기게 한다. 어떤 일이 있었지, 어떤 말을 했었지 하고 중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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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뜩 내가 지금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들어 잦아진 여러간사와의 통화는 내 스스로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길게 듣고 나의 말도 조금 보태어 하고 싶은 마음이다. 7월은 그런 시기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