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호수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오 기 출(푸른아시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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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화와 물문제가 무슨 관계가 있지?”라는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다. 아울러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고 물을 주면 그러지 않아도 말라가는 물이 사라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무가 아니라 풀을 심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한국 단체도 있다. 또한 “요즈음 푸른아시아가 말라가는 몽골 호수 한곳을 살리겠다고 하는데, 나무심어서 어떻게 살리겠다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이 글에서 이러한 질문, 주장, 의문을 조금이나마 해결해보려고 한다.
사막화와 물 문제는 깊은 관계가 있다 흔히 물 문제라고 하면 상수도, 지하수, 강이 오염되어 발생하는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 경우, 물이 오염된 원인을 찾아내고 이미 선진국에서 발달한 기술을 사용해서 해결을 하면 일정한 시간이 지나 대체로 정화가 된다. 물 문제와 관련해서 10일 전에는 다음과 같은 일도 있었다. 한국의 한 방송사가 ‘물 환경 대상’(Award for water environment)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방청객들과 시청자들에게 푸른아시아가 진행하는 기후변화 사막화 문제를 홍보해달라고 한 달 전 우리에게 요청을 해 왔다. 그런데 방송을 하기 이틀 전에 그 방송사의 본부장님이 ‘사막화와 물 문제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 푸른아시아가 ’물 환경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홍보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방송사의 본부장님은 물 문제와 사막화 문제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과연 그럴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처럼 사막화와 물 문제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진정한 물 문제는 물의 오염을 넘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양상은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건조화로 인해 물이 말라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아울러 지구 다른 편에서는 ‘너무 많은 비가 내려 마을과 도시를 붕괴시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이 사라지고,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생기는 문제의 결과는 철저한 파괴다. 이미 내가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지구의 땅 40%는 건조화와 사막화로 인해 물이 사라지면서 농토와 초원이 사라지고 있다.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가축이 굶어 죽어 가면서 수많은 환경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건조화와 사막화로 인해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인구는 현재 지구촌에 21억 명이나 된다.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집과 터전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떠돌고 있다. 2010년 파키스탄에 내린 단 한 번의 비로 2천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올해 태국은 지나치게 내린 비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 극단적인 물 문제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나무를 심으면 물이 돌아와 호수를 살릴 수 있다.
심지어 사막화된 지역은 내린 비와 눈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이 증발되는데 이것이 호수가 사라지는 주요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호수 주변의 생태를 복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한다. “나무 키운다고 물을 사용하다 보면 물이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풀씨를 심어야 한다”라고. 그런데 몽골에서 풀만 심으면 강한 바람과 모래에 풀이 묻혀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만다. 특히 사막화되는 지역에는 사막화 지표식물인 ‘하르간’이 자라는데, 이 하르간이라는 나무는 주변의 모든 풀들을 고사시킨다는 점에서 풀만 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나무를 심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땅 속에 물이 돌아오기 때문에 풀도 다시 자라고 땅속에 지표수는 풍부해지게 된다. “나무를 심으면 물이 돌아와 호수를 살릴 수 있다.” 지구촌은 현재 기후변화로 위기 상황으로 이미 가고 있다. 문제는 희망이다.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기후변화를 만들어낸 우리 인류와 개개인이 책임을 지고 자신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지구 생명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기 위해 각자 나무 10그루를 심는 실천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호수를 다시 살려내는 최초의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희망에 대한 확신이 서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사막화되어 고통받는 곳에서 희망의 싹을 함께 만들어 가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