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6-[Main Story] 2011, 앞만 보고 달렸다!!

  

박믿음 팀장, (사)푸른아시아 기획팀장

올 한해도 울고 웃으며 앞만 본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웃는 날 보다 힘들어 지친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사막화된 땅에 생명이 움트고 생태가 복원되는 모습을 볼 때 가슴 벅 찬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림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 동안 뜀박질 한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 하겠습니다. 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1월,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 개막
“아름다운 섬나라” 필리핀에서 43명의 한국기술대학교 학생들과 현지 청소년들을 위한값진 땀을 흘리는 봉사활동으로 2011년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27일 푸른아시아‘후원의 밤’을 열어 2010년 사업결과, 2011년 사업계획, 새로운 파견단원 10명을 소개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날부터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푸른아시아카페콘서트는 많은 분들의 열광속에서 11차례(매월 셋째주 목요일)나 열렸습니다.
그리고 몽골지부에서는 1월 27일 몽골 정부 관계자 39명을 초청하여 푸른아시아 사업을 설명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2월, 돌아온 그들
2010년 한 해 동안 조림 사업장 현장에서 자신의 몸보다 나무를 보살피고 키우는 일에 전념했던 강진아, 김다인, 김영경, 김진희, 신은혜, 지은희, 서여진(5월) 7명의 자랑스러운 파견단원들이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인 수원시와 경상남도가 푸른아시아의 사막화 방지사업에 동참하기로 결정을 내리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3월, 냉혹한 현실과 조우
김양희, 박지영, 김진호, 이대주, 이윤석, 이은화, 이현명, 임희수, 조혜진, 홍연주 총10명의 파견단원이 바양노르, 만달고비, 에르덴, 바가노르 조림사업장에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3월 중순 몽골 적응기간을 거쳐 각자의 현장으로 배치된 파견 단원들은 현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조림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조림사업장현황을 파악하고 주민들과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만만치 않은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말로만 듣고 짐작만하던 몽골의 혹독한 조건을 대면한 파견단원들이 생존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4월, 시작된 뜀박질
주민 교육 및 주민 선발, 우물집 공사, 울타리 설치, 나무 구덩이 파기, 저수조 만들기, 관수 파이프 설치하기 등의 작업들이 진행 되었습니다. 서툴지만 넘치는 열정으로 힘들어도 힘든지 모르고 앞만 보고 뛰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대략63ha 면적에 9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사전 준비작업으로 파스를 붙였는지입었는지도 모른 채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5월, 본격적인 나무심기
한정된 시일 동안만 나무를 심을 수 있기 때문에 하루 하루가 전쟁터였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황사, 한 겨울처럼 내리는 눈 그리고 무엇보다 현지 주민들과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7만5천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를 심는 과정에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5월부터 시작된 몽골에코투어 참석자 면면을 살펴보면 대한항공, 전인자람학교,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OB맥주, 용인외고 한나무, 동국대, 한기대, 한영외고, 송원고, 수원시자원봉사센터, 한양대, 선덕고, 금천영재교실, 인천YMCA, 경기과학고등학교, 대구국제학교등 630여명의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소중한 힘을 보탰습니다. 더불어 몽골 청소년들과 국제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푸른아시아의 활동에 공감하는 1만 여명의 몽골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아주 큰 보람과 희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 사람을 심는 푸른아시아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되었습니다.

6월, 반복되는 고된 노동
숨쉴틈도없이 나무를 관리하는 중노동이 이어졌습니다. 나무에 물을 주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 환경이기에 행여 빠진 나무는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지루한 일이었습니다. 매일 10~20km를 걷고 또 걸으며 관수 작업은 끝도없이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수시로 멈추는 수중펌프, 매일 되풀이되는 정전,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기 공사, 무단 결근하는 주민들, 술로 인해 벌어지는 주민간의 싸움, 불러도 오지 않는 물차, 찌는듯한 더위, 계절을 잊은 모래강풍은 참고 극복해야 만 하는 하루 일과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미뤄두었던 농사일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농업 교육을 통해 오이, 토마토, 상추 등의 모종을 나누어 주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7월과 8월, 고통 뒤에 찾아온 행복
끝도 없이 되풀이되는 관수작업으로 지치고 힘들어 집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수 많은 별들을보면 그 생각이 더욱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난 나무들의 싱그러운 잎을 보면서 힘든하루를 기쁨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 중독되는가 봅니다.
6월말부터 푸른아시아 홍보대사인 영화감독 이준익, 가수 이현우, 사진작가 조세현, 배우 박진희, 우주인 이소연박사가 SBS 촬영팀과 함께 조림사업장을 방문하여 여러가지 활동 장면들을 촬영했습니다. 지난 10월 9일 SBS 스페셜‘몽골에서 지구를 지키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푸른아시아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특히 조림사업장 현장에서 수고하고 있는 김양희, 박지영, 임희수, 조혜진 파견단원과 몽골 지부 스텝들을 볼 수 있어 더욱  감격스러웠습니다.

9월, 태양광과의 사투
2010년부터 시작된‘바양노르 호수살리기 프로젝트’의 주 사업인 태양광 발전시설(50kW급)을 우여곡절 끝에 설치했습니다. 6월에 보낸 기자재가 험난한 운송과 정과통관과정을 거쳐 9월에야 공사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어서 빨리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하는데, 잦은 비와 때 이른 눈으로 공사 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속만 까맣게 타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태양광 발전시설이 완공되었습니다.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생산한 전기로 지하수를 뽑아 올린 그 날의 희열…나누어 드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또한 한국 청우라이온스 클럽 및 몽골 후레라이온스클럽과 힘을 모아 바양노르 조림 사업장내에 지역 청소년을 위한 게르형 도서관 개관식을 가졌습니다. 전문적인 사서 교육을 받은 몽골인 사서 선생님이 800여권의 도서를 관리하면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0월, 2011년 마지막 조림
가을 조림 가능성을 테스트 한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동안 2만5천 여그루의 나무를 추가로 심었습니다. 특히‘바양노르 호수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바양노르 4조림 사업장에 1만8천그루의 방풍림(포플러, 버드나무, 비술나무) 단지를 조성했습니다.
한국의 창원에서는 유엔 사막화 방지협약(UNCCD) 10차 총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국내NGO 중 유일하게 두 건의 사이드 이벤트(SIDE EVENT)를 진행하고 홍보관을 운영하여 내외국인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홍보 부스를 방문하신 많은 분들이 애정 어린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으며, 회원가입 신청으로 힘을 실어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총회를 통해 푸른아시아는 유엔 사막화 방지협약(UNCCD) 공인 NGO로 등록되었습니다.

11월, 눈과 죽음
온 세상이 눈으로 덮였습니다. 높은 산과 드넓은 초원 뿐만 아니라 조림 사업장도 눈으로 새하얗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도로는 빙판길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있었던 몽골 지부 워크숍에 참석한 파견 단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는 일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직도 몇몇 단원들은 현장 복귀를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에르덴 조림 사업장은 원래 마을이 없던곳 입니다. 푸른아시아 사업에 동참 하시는분들이 조림 사업장 인근에 이주하여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마을 이름은‘하늘마을’입니다. 안타깝게도 잉크벌드(23세. 남)라는 마을 주민이자 한 식구였던 그가 하늘 나라로 떠났습니다. 내리는 눈과 쌓인 눈이 빙판으로 변한 길을 달려 그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감사하고, 고맙고 그리고 잘가라고…

12월, 겨울 나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됩니다. 11월 말 현재 몽골 기온은 최저 영하 31도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온도입니다. 그 추위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들여 마신 차가운 공기가 배꼽에서 춤추는 느낌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조림 사업장에서 일하는 주민들과 겨울을 보내면서 2012년 사업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2012년에 파견되는 단원들의 적응력을 키우고 언어 소통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위해‘조림사전’ 만들기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 청소년들과 조림 사업장 근무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겨울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농업 및 임업 교육, 한국 음식 만들기, 한국어 교육, 영어 교육, 소묘 배우기, 목공예, 비즈 공예, 세계 문화 체험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통해 주민 역량을 강화 할 생각입니다.

잘 보셨는지요? 앞만 보고 달린 결과 멀리도 왔습니다.
푸른아시아가 이와 같이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푸른아시아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앞만 보지 않고 뒤도 보고 옆도 보면서 달려 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이 길을 같이 가자고 옆 사람에게 먼저 손 내밀려고 합니다. 뒤에서 힘겹게 따라오는 동료들의 무거운 짐도 나눠지려고 합니다.
자연과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 수있기를 바라는 푸른아시아 꿈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많은 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함께 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