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허르헉 – 에르덴 조림장 파견 간사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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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에르덴 조림장 파견 간사
‘단추수프’라는 동화를 아시나요? 이야기를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한 나그네가 어떤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밤이 되어 배를 채우고 휴식을 취할 곳을 찾았지만 인정 없는 동네 사람들은 모두 거절을 했습니다. 다음 날, 나그네는 자신의 외투에 있던 단추 하나를 꺼내서 동네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저는 이 단추로 단추수프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은 호기심이 생겨서 나그네 근처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나그네는 모여든 동네사람들에게 수프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있는지 슬쩍 물어보았고 사람들은 하나씩 재료를 가져와 마침내 맛있는 ‘단추수프’를 만들어 나누어 먹었습니다. 사실 단추가 들어가서 맛있는 수프가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가져온 재료로 수프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7월에 동료 매니저 임희수 간사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주민들과 나누어 먹을 겸 염소 한 마리를 잡아서 생일잔치를 하려고 했습니다. 만들어 먹을 음식은 ‘허르헉’이라는 몽골 전통 바베큐입니다. 염소 한 마리가 들어가는 만큼 할 일도 많고 손질도 많이 가는 음식이라 모든 주민들이 기꺼이 음식을 같이 해서 나누어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두 분만이 음식을 준비하시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 저기에서 야채도 나오고 냄비도 생기고 돕는 손길도 많아졌습니다. 음식이 완성되고 모든 주민이 집에서 돗자리와 식기, 빵, 차, 음료수를 가지고 나와 마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맛있게 허르헉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막막해 보이기만 했던 요리를 한 두 사람이 같이 하기 시작하면서 손길이 모이더니 거짓말같이 맛있는 요리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단추수프’ 동화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염소 갈비를 문 입가에 미소가 살며시 지어졌습니다.
1,560,000km²(몽골 총 넓이) 중 1.19km²(에르덴 조 림장 총 넓이)에 나무 몇 그루 심는다고 사막화 방지가 되고 생태계가 회복된다는 게 거짓말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몽골 땅에 있는 전 국민이 함께 한다면, 시간은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그 넓은 몽골도 푸르게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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