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고 – 만달고비 사업장 파견 간사 이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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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만달고비 사업장 파견 간사
어느새 몽골에 온 지도 9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에세이를 쓰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다가 바람처럼 흘러버린 시간에 한번 놀라고 이제 정말 몽골 땅을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보니 만족감 보다는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는 것 같다. 본래 사람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 했었는지를 깨닫게 되는데…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둔한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 생각했던 몽골의 이미지와 내가 겪는 몽골이 조금 많이 달라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또 한 내가 살아온 곳과는 많이 달라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 했었다. 물론 지금도 이들을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한국의 어느 시골마을처럼 푸근했고, 어느 때는 그 어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도 냉정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처럼 여러일을 겪으면서 생각한 것은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말인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말 이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이었고, 내가 가진 잣대로 이 사람들에게 접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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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림 작업은 모두 끝났다. 나를 흥분시키기도 했고, 기쁘게도 했던 조림이 이제 정말 끝나버린 것이다. 한편으론 후련하고 한편으론 조금 아쉽기도 했다. 마지막 출근 날, 작업 종료 후 모든 직원들과 인사하고, 조림장을 한 바퀴 둘러본 것이 기억에 남는다. 솔직히 조림 시즌에는 매일 출근하는 나의 일터이기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마지막이란 단어와 함께 다가오니 느낌이 사뭇 다르고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후임들에 축하를 받으며 전역하는 기분이랄까….
이제 다시는 오고 싶어도 올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몇 일 후면 우리는 UB로 올라간다. 올라가면 이젠 만달고비에 내려올 일이 없을 것이다.
만달고비가 가끔은 그립겠지만 내가 UB에서 해야 할 일도 있고, 목표로 정해놓은 일도 있으니, 이제는 그곳 일에 충실 할 생각이다. 나를 슬프게도 했고, 기쁘게도 했고, 화나게도 했던 만달고비와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 그리울 것 같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