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시야 – 만달고비 사업장 파견 간사 이대주
“>
만달고비 사업장 파견 간사 이대주
“>
이른 아침, 조림장에 가기 위해 두꺼운 옷을 껴입고 거세게 부는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어느 아침과 마찬가지로 걸어서 출근을 하고 있었다. 매일 가는 길이 멀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갑자기 문득 나의 머리에 스쳐간 어느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 많은 불필요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라는 생각이 나에게 갑자기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갑자기 바빠진 일들과 할 일 들이 내 머리에 가득 차서 뒤죽박죽 뒤섞여서 있던 상황이었다. 매일 할 일 들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고 순서에 맞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 나의 모습이 갑자기 조금은 바보 같이 느껴졌다. 언젠가 들은 두 가지 문장이 떠올랐다.
“나무를 바라보지 말고 숲을 봐라” , “급할수록 돌아가라”
평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글귀가 갑자기 나에게 너무나 크게 느껴졌던 것이다. 평소에는 이런 말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나에게 여러 일들이 갑자기 닥친다면 당연히 두 가지 말처럼 나도 행동을 할 줄 알았던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내가 왜 이러고 있지만 물음표만 계속 던지면서 걸었었다.
요즘 조림장에선 나무 심기와 물주기 저수조 파기 등이 한창이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한동안 황사바람과 갑작스런 날씨 변화 등이 두 달 동안 열심히 일해서 만들어 놓은 구덩이들과 저수조들이 많이 망가지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나무를 일정에 맞게 심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한 동안은 정말 머리에서 계속해서 불필요한 생각들만 맴돌고 문제들에 대한 해답도 얻지 못한 체 이상한 생각들만 한 것이다. 그날 아침 나에게는 다시 한번 처음부터 생각할 시간을 얻은 것이었다. 큰 일을 이루러 왔지만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작은 일들을 계속해서 했지만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었고 작은 일들을 이루기 위해 생각만 하다 보니 저절로 시야가 좁아지게 된 것이었다. 나의 그런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그 때라도 일찍 나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한편으론 들었다. 나의 부족한 모습 때문에 일이 진행이 제대로 안된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건 아닌지…
몽골이란 나라에 처음 올 때 다짐했던 것들을 다시 상기하며 생각을 정리 하였다. 작은 일에 매달리지 말고 조금은 돌아가면서 생각을 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