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의 바양노르에서..] 위기를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
1123 위기를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
출장으로 UB엘 다녀왔다. 일 주일 가량, 지부에서 내년의, 후년의, 혹은 그 후의 바양노르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획서를 쓰고 나름의 바쁜 일정을 보내고 다시 찾은 바양노르. 그 사이, 또 이곳에서는 나름의 돌발 상황이 발생해 있었다.
솜장과 주민의회 간의 일종의 불화 때문이었던지, 주민의회에서 푸른 아시아가 내년에 네 번째로 조림 사업을 하기로 했던 땅을 여러 행정 상의 문제를 대며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고. 여하튼 정말 순탄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국제 사업이라는, 그리고 지역 개발이라는 목표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들을 화합해내야만 하는 일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구나, 다시 한번 내가 소속된 일의 촉감이 손끝으로 와 닿는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 색감을 흘끔 쳐다봤을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까끌 까끌한 단면들. 하지만 그것은 또 그것 나름대로 나를, 우리들을 키우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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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위험한 기회라 하시며 지부장님은 그렇다면 이 기회에 바양노르 사업장 소식지를 발간해 우리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알려보자 하셨다. 내년이면 정직원으로 고용될 우리 여성 팀장님들 네 분이 중심이 되어서, 우리 조림장 주민들이 계획하고 만들어낼 소식지. 막상 내려와 그분들을 만나 이런 저런 상황들을 설명하고 그들의 생각들을 듣다 보니, 혹여 우리의 이러한 계책이 수가 틀려 주민 회의를 설득한 데까지 성공하지 않더라도, 이번 프로젝트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구나 하고 마음 한 구석이 쿵쾅거렸다. 언제나 내가 아쉬워했던, 우리 주민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말이다.
다와수릉, 사랑치멕, 바트히쉭, 보인나. 올 한 해 동안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사람이 정말 ‘변화’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내게 보여준, 우리 팀장님들은 역시나 의욕이 넘쳐 여러 아이디어를 내어놓아주었다. 가급적 모든 것들을 스스로 해주길 바란다는 우리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적극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위기(危機)는 지부장님의 말씀처럼 사태를 전화위복 시킬 수 있는 위(危)험한 기회이지만, 동시에 그 위기를 대처하고자 행동하는 이들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衞)한 기회이기도 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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