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여진의 EP.8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자란다.
EP.8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자란다.
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다.
내가 여기서 지내는 시간만큼 나무가 자라고 나무의 성장보다 내가 더 많이 커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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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돌보며 상념에 자주 잠긴다.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사람의 성장과 나무가 자라는 과정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성장에 수반되는 고통….
나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전지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미관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나무의 성장을 위해서이다. 튼튼하게 자라기 위해 필요하고 또 감수해야 하는 고통인 것이다.
나 역시 성장을 위해 지난 2개월 동안 많은 가지를 잘랐고 잘리어 졌다.
푸른아시아, 바양노르 조림장에서 일하는 것은 많이 어렵다. 일이 고된 것도 있지만 이 곳에서 살고 지내는데 필요로 하는 것들이 과거의 내가 피했던 그리고 자신없어 하는 모든 것들이기 때문이다.
진행 중인 일에 참여하기, 낯선 사람들에게 적응하기, 앞에 나서서 말하기, 책임을 물어야 하는 자리에 앉기, 사람들을 이끌기 등등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적응되지 않는 몽골의 땅과 사람들, 문화의 차이 그리고 언어로 인하여 방황하며 내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런 나의 모습은 내 자신은 물론이고 옆 사람들까지도 힘들게 했었다.
한국에서는 똘똘하지는 않아도 멍청한 아이는 아니었는데 그 당시의 나는 모든 사고회로가 정지한 사람처럼 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 직면해 있는 현실에도 나 자신에게도… 이곳에서 이 상황에서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해 버린다면, 다음의 일들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았다.
절대 지지 않는다!!
‘고통이 클수록 나의 성장도 클 것이다.’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은 자아가 성장하는 성장통이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은 지쳐있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고통을 이기고 상황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나를 성장시켜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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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지들을 잘랐다. 아프지만 아팠지만 그것이 나를 크고 튼튼하게 자라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과감하게 잘라버렸다.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여기의 나무들과 같이 이 푸르고 푸른 몽골땅에서 크고 단단하게 자라는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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