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제16차 당사국 총회(COP16) 전망 어두워

 
기후변화 제16차 당사국 총회(COP16) 전망 어두워
(원문 제목: Poor Prospects for New Climate Meeting)
 
뉴욕타임즈; 2010년 10월 7일 게재
기사작성: John M. Broder, Elisabeth Rosenthal
번역: 박준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옮긴이 주: 2010년 11월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기후변화협약(UNFCCC) 제16차 당사국 총회(COP16)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다. 일상의 시름을 내려놓고 여유를 즐기는 세계적인 휴양지 칸쿤에서 국가 간의 첨예한 갈등을 겪게 될 당사국 총회가 열리다니! 이처럼 아이러니한 광경을 놓치면 안될 것이다. 지난 해 총회의 의장국이었던 덴마크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110개국 정상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COP15는 힘의 국제정치 논리를 어김없이 보여 주며 화려한 실패로 끝났다. 이러한 절망적인 결과로 인해 COP16에 대한 시각도 너무나 부정적이다. 아래의 기사 역시 다시 한 번 지난 당사국 총회의 초라한 결과를 꼬집어 말하며 다가오는 총회를 다소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있어 가장 큰 책임을 안고 있는 중국과 미국 간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 대립도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COP16에 상정될 최종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중국 텐진에서 열렸던 사전회의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며 칸쿤에 그 부담감을 고스란히 넘기고 말았다. 자꾸만 제자리 걸음만을 하는 것 같은 회의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낼 것인가? 또한 각국 정상들은 다가오는 당사국 총회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가?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지나친 기대는 삼가고 우선 국가들 간의 다른 입장부터 조금씩 좁혀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진단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무엇보다 국가들 간의 평등하고도 원활한 소통과 협력의 자세가 더욱 요구된다.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혼란스러웠던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에서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협상가들은 침울한 분위기에서 다음 회의에 대한 희박한 희망을 가지고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제16차 당사국 총회의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려는 국가 정상들이 거의 없거나, 의제와 관련하여 새로운 주요 이니셔티브가 없다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코펜하겐 회의가 지나친 기대로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칸쿤은 이와 반대로 희박한 희망으로 난항을 겪을 것이다.

이번 11월 29일에 개최되는 칸쿤 회의의 마지막 사전 공식 회의에서 중국 텐진에 참석한 대표단들은 코펜하겐 회의를 실패로 이끌었던 똑같은 문제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심지어 작년 회의에서 나온 빈약한 협정을 향한 초보적인 단계들, 빈약한 문서인 코펜하겐 합의문조차도 그들이 재 협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실망스러운 상황이 다시 공개됐다.

중요한 이슈에 대한 협정, 이를테면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에 대한 단기 자금지원과 주요 경제대국들의 이산화탄소 배출 모니터링과 보고는 코펜하겐 회의 때 보다 참가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보인다. 코펜하겐에서 부국들은 개도국들에게 2012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조기 지원금인 300억 달러와 함께 향후 10년간 매년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10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선언했다. 그러나 그 자금은 좀처럼 유입되지 않고 있고, 많은 개도국들은 선진국에게 이루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지원 인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협상에서 절망스러운 것은 코펜하겐 협상에서 나온 결의안을 근거로 활용하지 않고 그것을 재 논의하자는 국가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텐진 회의에 참석한 미국 기후변화 협상의 부대표인 조나단 퍼싱(Jonathan Pershing)이 이렇게 말했다.

이 갈등은 코펜하겐 회의를 좌초시켰던 유사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 부국들은 주요 개도국 (중국, 인도)에게 대폭적이고 검증 가능한 이산화탄소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그들이 발생시킨 오염을 더 줄여야 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의식하지 않은 채 지난 100년 간 산업화를 이룬 국가들이 발생시킨 기후변화에 대해 개발도상국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재정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도국 기후변화 협상가들은 끊임없이 미국 고위 관계자들이 종합적인 기후와 에너지 관련 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비난하고 있다.

중국측 협상대표인 지에 제후아(Xie Zheuhua)는 텐진에서 선진국들이 그들이 스스로 내건 공약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개도국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The Associate Press는 지에 제후아의 “지금까지 만들어진 공약들은 우리가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는 그들이 극적인 감축을 달성하길 희망한다”는 말을 인용했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 제16차 당사국 총회에 참가할 협상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진전은 없더라도 퇴보는 없기를 희망하고 있다.

EU의 기후행동 총리인 코니 헤데가드(Connie Hedegaard)는 “앞으로 다가올 회의에서 무언가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뒤로 물러나면 않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논쟁을 덜 불러 일으키는 주제, 이를테면 세계의 숲은 어떻게 보존하고,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코펜하겐 합의문 공약을 더 발전해낼 것인지 같은 협의를 하면서 “몇 가지 계기를 확실히 하는 것” 이라고 했다.

회의 분위기는 일년 전 100명도 넘는 국가 정상들이 참여했던 코펜하겐 회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 코펜하겐에 부국들은 그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개도국들이 기후변화 영향에 맞설 수 있도록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공약하는 국제기후조약이 채택되길 바라면서 크리스마스 일정까지 반납하면서 참석했다. 회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마찰을 드러내면서 극적으로 실패했다.

이번 해에도 그와 같은 각본은 연출되어 있지 않다.

미국의 기후변화 특사인 토드 스턴(Todd Stern)은 몇몇 국가들이 벌써 코펜하겐에서 나온 공약을 지키지 않으려고 한다고 시인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가 미국 의회의 실질적인 행동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2020년까지 17%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지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덧붙여 말한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를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국제기후변화협약(UNFCCC) 프로세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려운 과정이다.”

코펜하겐 회의 후, Stern과 다른 이들은 유엔(UN)이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토론장이었는지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은 침착하게 훨씬 더 적은 국가를 포함시키고, 어려운 기후변화 문제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보지 않고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옵션들에 대해 검토했다. 그러나 전지구적 회담을 그만 두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진행과정에 오랫동안 참여했던 많은 외교관들은 칸쿤 회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조약을 맺는 과정에서 신뢰를 잃은 국가들의 “신뢰회복”과 “자신감회복”이 필요하다.

영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인 존 아시튼(John Ashton)은 말한다. “자전거에 다시 올라타 앞으로 가면서 다시 넘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목표를 뛰어넘는 것이 아닌 몇 가지 방면에서 진전이 필요하다: 우리는 칸쿤 회의에서 결론을 짓는 것은 어려울 지도 모른다. 칸쿤 회의에서의 과제는 추진력과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다.”

아직 그와 다른 이들은 코펜하겐 합의문에서 도출된 몇 가지 원칙들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는 회의 마지막을 덮어버린 철저한 혼란에 낙담했다. 당신은 아마도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여섯 개의 박사논문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라고 이보 드보에르(Yvo DeBoer, 코펜하겐 회의를 주도했던 기후변화협약 전 사무총장, 지금은 KPMG 컨설팅 회사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가 말했다. 아울러 이보 드에보르는 “그러나 우리는 1000억 달러의 자금이 있다.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국가들은 목표치를 달성했다. 우리는 이것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130명의 국가정상들을 보았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오바마 정부의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설정한 17% 감축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다시 단언했다.

“현재 입법에 성공했다면 좋았을 것이고 그러면 무언가 보여줄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취할 행동에는 입법, 규제, 조사와 개발과 같은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올해가 10년 단위 목표의 첫 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토드 스턴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토드 스턴은 미국만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정치적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드 스턴은 워싱턴에서 있었던 연설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여기, 사회의 많은 부분에 현실을 더해서 바라봐라. 무엇을 완성시키기 보다는 무엇인가 일어나는 것을 멈추는 것이 훨씬 쉽다. 그러면 당신은 기후협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려움의 정도를 인식하기 시작할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nytimes.com/2010/10/08/world/americas/08climate.html?ref=ea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