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단] 강원도의 가뭄, 물스트레스 국가의 민낯

푸른아시아
2025-11-05

강원도의 가뭄, 물스트레스 국가의 민낯


숙명여대 SEM 최윤서, 김채원 기자


한국은 일찍이 유엔(UN)으로부터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었지만, 그 심각성을 대중은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 강릉 지역에 나타난 가뭄사태는 이 불편한 진실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는 108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라는 기록적인 상황으로, 한반도 물 안보에 빨간불을 켰다.

2025년 여름은 전국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집중호우로물난리를 겪은 다른 지역들과 달리 강릉은 저조한 강수량으로 가뭄단계가 ‘심각’단계까지 격상했다. 전례 없는 가뭄에 강릉시는 기우제까지 등장했으며, 세대별 계량기를 절반까지 잠그는 ‘제한급수’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제한 급수 속 시민들은 빨래는 물론, 샤워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열대야가 겹친 8월에 생활용수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강릉에만 가뭄이 찾아온 걸까?

첫 번째 원인은 강수량 부족과 지역적 특징이다. 강릉 등 동해안은 올해 장마철에도 강수량이 적었는데, 강릉시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386.9㎜로 평년의 49.8%에 불과하다. 최근 한 달 사이 강수량도 평년의 16.7%에 불과했다. 지난 4월 19일부터 시작된 기상 가뭄은 125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영동 지역 지형적 특성도 더해졌다. 강릉을 포함한 영동 지역은 태백산맥을 경계로 한반도 동쪽에 위치하는데 여름철 장마전선이 태백산맥을 넘어오지 못해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산악 지형 특성상 급경사로 인해 비가 와도 빗물이 저장되지 못하고 빠르게 동해로 흘러 나간다.

두번째 원인은 강릉시가 단일 수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릉시는 생활 및 공업용수의 약 90%(급수인구 약18만 명)를 오봉저수지 단 한 곳에 의지하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오봉저수지는 그 자체가 농업용 저수지고 댐 크기도 크지 않다. 강릉시는 다른 지역처럼 대형 댐과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급격히 떨어지자마자 지역 전체의 물 공급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세번째 원인은 급격히 늘어난 물 사용량과 강릉시의 늑장 대응 때문이다. 강릉의 생활용수 공급량은 지난 3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릉시가 점점 성장하면서 관광 시설 개발, 인구 증가, 시민들의 물 소비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역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물 그릇 크기 대비 강릉시에서 쓰는 양이 서너 배 정도라며 가뭄에 취약한 지역이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게다가 강릉시는 지난해 여름도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30% 이하였다. 이는 물 관리 당국이 이러한 가뭄 사태 발생을 인지했음에도 물 그릇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수요 관리에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같은 영동 지역인 속초 상황은 강릉시와 다르다. 속초시는 강릉시와 차로 고작 50분 남짓 걸리지만, 물 부족에 시달리지 않고 있다. 이는 속초시에 빠른 대체 덕분이다. 속초도 7년전까지만 해도 만성적인 물 부족 도시로 수차례 제한 급수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속초시는 지하 차수벽으로 지하수를 가두는 ‘지하댐’을 건설 사업을 내세웠다. 이 지하댐덕분에 비상시 시민과 관광객에게 최소 3개월 이상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됐고 속초시에서 가뭄 걱정을 덜게 된 것이다. 강릉시도 2027년까지 연곡 지하댐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강릉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댐 건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강릉시의 가뭄을 일으켰다. 2025년 9월부터 오봉저수지는 저수율을 회복하고 가뭄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강릉의 가뭄 사태는 대한민국이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었던 불편한 진실을 상기시킨다. 한국은 연평균 강수량이 세계 평균보다 높지만, 국토 면적 대비 높은 인구 밀도와 강우량이 여름철에 집중되기에 가용 수자원이 부족하다. 심지어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실제 물 사용량은 세계 평균보다 2~3배 더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우리가 평소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수자원을 최대한 끌어다 쓰기 때문인데, 이는 강과 하천 생태계에도 ‘물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결국 과거 건설된 댐 중심의 물 관리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물 공급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신양신보)


기후 위기로 인한 강수 패턴의 불규칙성과 지역 간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강릉시를 넘어 대한민국 어느 도시에서도 가뭄의 공포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하댐’이상의 미래형 용수 확보 전략과 함께, 댐 중심의 물 관리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물 소비 습관을 버리는 전국민적인 인식 대전환이 절실하다. 기후 위기 시대, 물을 ‘풍요 속의 빈곤’으로 겪는 물 스트레스 국가의 민낯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곽은영, 뉴스펭귄, 비 그렇게 많이 왔는데, 왜 지금 강릉만 가물었을까?, 2025년 8월 25일.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69


SBS뉴스, 비는 영서에, 가뭄은 영동에…강릉만 최악인 이유, 2025년 8월 30일.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236444


 이담인, planet03, 한국인이 체감 못하는 ‘물 부족 국가’ 대한민국의 진실, 2025년 3월 25일. https://buly.kr/612hDzL


SBS뉴스, 20년간 반복" 물 부족 사태…지자체 '늑장 대응' 탓?, 2025년 8월 31일. https://www.youtube.com/watch?v=zIQJbbRSy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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