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기후변화씨네톡] '수라(Sura: A Love Song)'
글 : 김은영 (푸른아시아 전략홍보실 활동가)

2023년 11월 기후변화씨네톡은 ‘수라’였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1991년부터 시작되어 전라북도 군산부터 김제시와 부안군까지 앞바다를 연결하여 방조제를 건설하고, 간척 토지를 만드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원래 계획은 쌀 생산을 위한 농지로 개발하려 했으나 현재는 상업, 공업, 관광, 그리고 신공항 부지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간척사업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면적의 갯벌이 말라버리고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었습니다. 간척사업과 갯벌 파괴를 막기 위해 문규현 신부님, 수경 스님을 비롯한 4분의 종교인이 필두가 되어 부안에서 청와대까지 3보 1배를 하기도 했으며, 여러 환경 단체들과 시민들이 목숨을 바칠 정도로 노력했지만 결국 공사는 강행되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고 바지락과 물고기 등 풍부한 자원으로 가득했던 갯벌은 매립되어버렸습니다. 어민들은 평생 몸담아온 터전을 잃어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버리니 여러 마을도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어민들은 공공근로 활동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새들과 해양 생명들이 희생되었고, 바닷물을 담수화하려 진행한 물막이 공사는 담수화는커녕 바닷물을 모두 썩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모두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곳에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남은 갯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오동필 단장님을 따라간 수라 갯벌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모두 말라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기적처럼 도요새,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흰발농게 등 여전히 생명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노력으로 매일 1회 수문을 개방하여 해수유통이 시작되면서 갯벌이 다시 부활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살아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갯벌이 있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그중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소중한 갯벌과 많은 생명들이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름다움을 본 죄’라는 오단장님의 말씀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단장님이 보았던 도요새의 군무는 단장님의 아들 승준이가, 감독님의 아들 도영이가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어린 미래 세대들도 보지 못하겠지요. 갯벌은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함부로 개발하고 사유화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수라는 미군의 땅이 아니라 고라니의 영토, 수라는 일곱 빛깔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칠면초의 영토, 수라는 개개비의 영토, 수라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몽골에서 내려온 잿빛개구리매의 영토, 수라는 쇠제비갈매기의 영토, 수라는 매일 아침 물고기를 먹으러 출근하고 오후엔 잠잘 곳으로 퇴근하는 가마우지의 영토.’ 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갯벌은 엄청난 복원력,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개발을 막는다면 다시 도요새의 군무를 볼 수 있는 해양 생명들의 터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씨네톡 상영회에 참가해 주시고 피드백(의견, 소감, 제안)을 보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상영회에 함께해주신 여장연, 남장협 관계자분들과 큰 도움을 주신 60+기후행동 민윤혜경 활동가님, 그리고 바쁘신 일정 중에서도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황윤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장참가자 소감_
정말 감사드립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 마음에 부끄러움을 일으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참 부끄럽고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데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대사“아름다움을 본 사람이 끝내 그 현장을 지킨다.”와 죄책감이 가슴 안에 많이 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 장면들이 마음에 남아있는데, 수라를 감독님과 오동필 단장님이 마치 사람처럼 불러주시는 모습을 볼 때, 저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태양을 형님으로, 달을 누님으로 부르는 프란치스칸 영성을 따르고 있는데요, 어떻게 그 높은 경지까지 갔는지, 생명의 아름다움을 죽이는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려고 하는 그 마음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모든 생명은 다 아름답다는 것이 마음 속에 남게 되었고요. 이런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으면 합니다.
영화를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봤는데요, 방금 전 감독님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 장면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맞았습니다. 감독님이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드셨는지가 제 마음속에도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안에서 오동필 단장님이 했던 ‘아름다운 것을 본 것이 죄인가’ 하는 말씀이 뭉클했는데 새만금, 방조제가 잘못된 것은 알았지만 무관심함과 어떻게 되려니 하는 마음이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하셨던 말이 떠올랐는데요. 가장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피조물,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인간이 정치적인 논리로 아름다운 갯벌과 놀라운 피조물들을 한순간에 갈아엎는 것들, 이 행태가 우리 사회에 가장 나약하고 가장 어려운 존엄성을 부수고 존중이 없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하나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고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그렇게 갯벌을 무참히 파괴하는 것이 결국 인간에게 다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더 귀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도요새가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태평양을 건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가요. 감독님 정말 애쓰셨습니다.
갯벌의 주인이었던 갯벌 생물들,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기나긴 시간. 지치고 절망하는 순간이 많았을 텐데 지금까지 함께 싸우고 계신 이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무분별한 정부와 사법부의 폭력과 태도에 대한 분노감까지...만감이 교차하는 영화였습니다. 우리가 할 일이 너무 많네요.
기후변화씨네톡 워킹그룹은 항상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메일(greenasia@greenasia.kr)을 활용해 주세요^^
회원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늘 영감 있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4년 1월 세 번째 목요일(1/18)에도 여러분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12월은 영화 상영이 없으며 2023년 상영작에 대한 회고 편지가 발송됩니다.
‘기후변화씨네톡’은 기후변화 문제를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기후변화&환경 관련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회에 대한 소식을 받고 싶다면 greenasia@greenasia.kr로 문의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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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기후변화씨네톡] '수라(Sura: A Love Song)'
글 : 김은영 (푸른아시아 전략홍보실 활동가)
2023년 11월 기후변화씨네톡은 ‘수라’였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1991년부터 시작되어 전라북도 군산부터 김제시와 부안군까지 앞바다를 연결하여 방조제를 건설하고, 간척 토지를 만드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원래 계획은 쌀 생산을 위한 농지로 개발하려 했으나 현재는 상업, 공업, 관광, 그리고 신공항 부지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간척사업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면적의 갯벌이 말라버리고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었습니다. 간척사업과 갯벌 파괴를 막기 위해 문규현 신부님, 수경 스님을 비롯한 4분의 종교인이 필두가 되어 부안에서 청와대까지 3보 1배를 하기도 했으며, 여러 환경 단체들과 시민들이 목숨을 바칠 정도로 노력했지만 결국 공사는 강행되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고 바지락과 물고기 등 풍부한 자원으로 가득했던 갯벌은 매립되어버렸습니다. 어민들은 평생 몸담아온 터전을 잃어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버리니 여러 마을도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어민들은 공공근로 활동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새들과 해양 생명들이 희생되었고, 바닷물을 담수화하려 진행한 물막이 공사는 담수화는커녕 바닷물을 모두 썩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모두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곳에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남은 갯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오동필 단장님을 따라간 수라 갯벌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모두 말라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기적처럼 도요새,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흰발농게 등 여전히 생명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노력으로 매일 1회 수문을 개방하여 해수유통이 시작되면서 갯벌이 다시 부활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살아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갯벌이 있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그중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소중한 갯벌과 많은 생명들이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름다움을 본 죄’라는 오단장님의 말씀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단장님이 보았던 도요새의 군무는 단장님의 아들 승준이가, 감독님의 아들 도영이가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어린 미래 세대들도 보지 못하겠지요. 갯벌은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함부로 개발하고 사유화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수라는 미군의 땅이 아니라 고라니의 영토, 수라는 일곱 빛깔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칠면초의 영토, 수라는 개개비의 영토, 수라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몽골에서 내려온 잿빛개구리매의 영토, 수라는 쇠제비갈매기의 영토, 수라는 매일 아침 물고기를 먹으러 출근하고 오후엔 잠잘 곳으로 퇴근하는 가마우지의 영토.’ 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갯벌은 엄청난 복원력,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개발을 막는다면 다시 도요새의 군무를 볼 수 있는 해양 생명들의 터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씨네톡 상영회에 참가해 주시고 피드백(의견, 소감, 제안)을 보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상영회에 함께해주신 여장연, 남장협 관계자분들과 큰 도움을 주신 60+기후행동 민윤혜경 활동가님, 그리고 바쁘신 일정 중에서도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황윤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장참가자 소감_
정말 감사드립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 마음에 부끄러움을 일으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참 부끄럽고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데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대사“아름다움을 본 사람이 끝내 그 현장을 지킨다.”와 죄책감이 가슴 안에 많이 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 장면들이 마음에 남아있는데, 수라를 감독님과 오동필 단장님이 마치 사람처럼 불러주시는 모습을 볼 때, 저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태양을 형님으로, 달을 누님으로 부르는 프란치스칸 영성을 따르고 있는데요, 어떻게 그 높은 경지까지 갔는지, 생명의 아름다움을 죽이는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려고 하는 그 마음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모든 생명은 다 아름답다는 것이 마음 속에 남게 되었고요. 이런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으면 합니다.
영화를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봤는데요, 방금 전 감독님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 장면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맞았습니다. 감독님이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드셨는지가 제 마음속에도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안에서 오동필 단장님이 했던 ‘아름다운 것을 본 것이 죄인가’ 하는 말씀이 뭉클했는데 새만금, 방조제가 잘못된 것은 알았지만 무관심함과 어떻게 되려니 하는 마음이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하셨던 말이 떠올랐는데요. 가장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피조물,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인간이 정치적인 논리로 아름다운 갯벌과 놀라운 피조물들을 한순간에 갈아엎는 것들, 이 행태가 우리 사회에 가장 나약하고 가장 어려운 존엄성을 부수고 존중이 없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하나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고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그렇게 갯벌을 무참히 파괴하는 것이 결국 인간에게 다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더 귀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도요새가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태평양을 건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가요. 감독님 정말 애쓰셨습니다.
갯벌의 주인이었던 갯벌 생물들,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기나긴 시간. 지치고 절망하는 순간이 많았을 텐데 지금까지 함께 싸우고 계신 이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무분별한 정부와 사법부의 폭력과 태도에 대한 분노감까지...만감이 교차하는 영화였습니다. 우리가 할 일이 너무 많네요.
기후변화씨네톡 워킹그룹은 항상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메일(greenasia@greenasia.kr)을 활용해 주세요^^
회원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늘 영감 있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4년 1월 세 번째 목요일(1/18)에도 여러분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12월은 영화 상영이 없으며 2023년 상영작에 대한 회고 편지가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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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기후변화&환경 관련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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