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후변화씨네톡] 빛을 만드는 사람들

2026년 8월 기후변화씨네톡은 ‘빛을 만드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빛을 만드는 사람들>은 석탄발전소 폐쇄와 위험의 외주화라는 이중의 위험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농성과 파업, 소송, 기후정의운동과의 연대를 따라갑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40기를 폐쇄할 예정으로, 지난해 12월 31일 태안 화력발전소 1호기가 정지됐습니다. 석탄발전소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라져야 할 곳인 동시에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생계의 문제와도 이어집니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하였고, 2025년에도 동일 발전소에서 하청업제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석탄 발전의 시대가 끝나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그 전환의 과정이 또 다른 희생과 배제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가봅시다!
상영 후 남태제 감독과 김영훈 한전 KPS 비정규직지회 지회장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영화를 만들게 되셨나요?
남태제 감독: 2018년 김용균 노동자 돌아가셨을 때 태안 화력발전소에 처음 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었고, 그 다음에는 2023년에 영화 만들기 전인데 유튜브 ‘새알 미디어’에서 정의로운 전환에 관련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태안에 갔었습니다. 그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하면서 왜 2018년 사고(김용균 노동자) 때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고, 그때 김영훈 지회장을 처음 만났습니다. 김영훈 지회장과 동료들의 이야기들, 가장 힘들게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희생당하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삶을 담는 다큐멘터리를 하고싶다는 마음이 그때부터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 특히 2차 하청 노동자들의 이야기로 접근해 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 작업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고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도 집중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는 2024년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김영훈 지회장님은 고 김충현 노동자 영결식 때 하신 말씀이 울림이 컸는데, 그 이후로 힘들게 싸우셨잖아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끝까지 싸움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무엇이었을까요?
김영훈 지회장: 상영회를 여러 번 참석했지만 항상 기억나는 것은 저희 투쟁하는 자리와 추모제에 자리해주신 분들, 그리고 오늘 종교환경회의에서도 태안에 많이 와주셨잖아요. 그런 분들이 많이 생각나고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부도 고집이 세고 KPS도 마찬가지고, 조합원들과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옆에서 함께 들어주고, 같이 싸워주는 연대의 힘에서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원에서 승소했을 때 다들 기뻐하셨다가 그 이후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는 장면에서 화내시는 분들도 계셨죠. 그 이후로도 계속 투쟁을 하고 계신 상황인데, 현재 상황은 좀 어떤지 말씀해주세요.
김영훈 지회장: 정부와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에서 합의를 올해 2월헤 했고, 그 합의문을 가지고 이행하라고 한전 KPS와 싸우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진행형입니다. 현재 발전소에 종사하고 있는 2차 하청 노동자들이 약 600여명 되는데, 그분들을 직접 고용하는 사업이 노사전 협의체에서 열리는데 그 사업을 준비하고 현재 하청 노동자 모집에 들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전 KPS라는 공기업이 이 전력사업에서 굉장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잖아요. 하청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할 임금이라던지, 고용 형태라던지, 공공재생 에너지 사업에도 크게 관여하고 있는 기업인데 저희가 바라는 부분들에 대하여 크게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 속 정부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그렇게 안하면 어떡할 겁니까?’, ‘내가 언제 그랬습니까?’ 식의 태도가 너무 많이 보였습니다. 기후와 에너지와 환경을 다 욕심내서 끌어안고 하나도 해결 못하고 쩔쩔매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원에서 판결이 나도 1심이기 때문에 항소도 가야하고 아직 끝난 것이 아닌데 연대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매듭이 이어졌다고 생각하고 관심이 멀어지거든요. 작년까지는 ‘석탄 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을 멈출 수 없다’라는 피켓을 많이 보고 가슴에 많이 남았는데 요즘엔 잘 안띄어서 잘 끝났나 하고 잊고 살았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실질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직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까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고용이 얼마나 됐는지, 안됐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갖고 계시는지 저희가 알아야 하는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영훈 지회장: 일단 협의문상으로 노사전 협의체가 출범이 될 시기가 한참 지났습니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들, 한전 KPS와 노사전 협의체 출범 시기를 논의하고 있고, 거기 위원장님이 준비가 되는 시기에 맞춰 움직일거라 생각합니다. 출범 시기는 9월로 예상은 하고 있는데 정부가 하도 말바꾸기를 많이 해서 신뢰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그 시기로 될 수 있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특정 노동자와 관련된 노사전 협의체의 개시에 대해 정부가 공고를 한 다음 기업이 그걸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저희는 현재 화력계에 계신 종사자 분들이 368분 정도인데 대부분 노동조합이 결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지회에 가입을 하거나 노동조합을 편성할 수 있도록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거나, 간담회를 하거나, 상황을 공유하는 활동들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의로운 전환 관련해서 태안뿐만 아니라 아랫지방에 폐쇄가 이미 진행된 곳이 있어서 그런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특히 삼천포나 하동 발전소들은 이미 한참 전에 폐쇄가 진행되어 하청업체에서조차 쫓겨나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전 KPS와 싸우고 있다 정도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대 공기업이기 때문에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어려운 일들을 많이 시키고 간접적으로 고용 유지를 못하겠다, 어차피 1년 계약이니까 해지하고 다른 직장을 구해라 등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힘든 시기를 견디며 싸움을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가는데, 사실 공기업이면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그러면 현재도 KPS에 비정규직 노동자로 책무를 갖고 계신거죠? 영화에서 고용된 회사가 바뀌었다고 하셨잖아요.
김영훈 지회장: 네 맞습니다. 제가 발전소 10년 차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가 1년에 한 번씩 10번 정도 바뀌었습니다. 이것을 쪼개기 계약이라고 표현하는데. 최근 정부에서도 이 쪼개기 계약을 감독하겠다고 하지만 제대로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 뜨거운 여름의 거리와, 영하 13도가 넘는 겨울에도 계속 거리에 계셨는데, 지회장님도 마찬가지겠지만 카메라 역시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버티셨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은 월성도 그렇고 어떤 철학으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남태제 감독: 대단한 철학은 없습니다. 억울한 일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이야기들은 제대로 전달이 되어야 하고 제가 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현장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작품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월성>말고도 <바로 지금 여기>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가 끝나고 바로 <빛을 만드는 사람들> 작업을 했고요. 최근에는 홍천 양수발전소 문제 알고 계신가요? 제가 그 곳을 자주 가는데 뭘 해야겠다고 간 것이 아니라 그 지역 7~8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고향과 숲을 지키기 위해 엄청나게 싸우고 계십니다. 그것을 보면서 저는 그 옆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이 분들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 뿐이다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고, 정부와 정치인들은 뒷통수를 치고, 주민들을 이용하는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에 저도 격분을 하고, 어떻게 하면 바뀔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변화에 도움은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런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함께 울게 만드는 것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저도 편집하다 울고 그러는데 이게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현실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데, 길게 볼 때 이런 작업들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위기에 처해있는 노동자들을 함께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겼고, 감독님의 의도가 100% 전달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과 이 영화가 알려지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는 건 당연한 일일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공감한 사람들이 함께 어떻게 움직여주면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정책이 만들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제가 어떻게 도움을 드리면 될지 궁금합니다.
김영훈 지회장: 현재 한전 KPS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시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기에 맞추는 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확정이 된다면 그 때 함께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계속 참여하고 있지만 919 기후정의행진에도 함께해주시면 좋겠고요. 최근에 또 HL만도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발전 노동자 사망 사건과 거의 다 비슷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길 때 같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태성(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과 분노, 그 분노와 슬픔을 김영훈 동지도 느끼게 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지만 또 제 삶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 삶의 일부를 치유해주셨던 분들이 지금 앉아계시는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제 손을 잡은 영훈 동지에게 손을 잡아주며 절대 홀로 두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제 가슴에 명확히 새겨져 있습니다. 누군가의 가족인 김용균도 김충현도, 뉴스에서 보는 노동자의 죽음들을 우리가 맞이하면서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무뎌짐을 함께라는 이름으로 싸울 수 있는 동지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누군가 죽었네가 아닌 나의 가족일 수도, 친구일 수도, 그 다음엔 내가 될 수도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가 얼마만큼 더 단단해져야하는지 이 영화를 통해서 느끼셨으면 좋겠고, 발전소가 폐쇄돼서 삶이 무너지는 노동자들을 손잡아주시고 연대해주시는 것이 매우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저희는 2040년까지 계속해서 싸울테니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 삶에서 은인을 한 번씩 만나잖아요. 주님도 계시고 부처님도 계시겠지만 저한테는 감독님과 여러분들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태제 감독: 오늘 같이 오지 못했지만 함께 촬영하고 편집하고, 의견을 모아준 저희 동료 감독들 이인섭, 전찬영 두 분도 이 작품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셨고 저와 함께 새알미디어 운영하고 있는 총괄 프로듀서 강언주 이름도 꼭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빛을 만드는 사람들>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프로젝트 중 1년차 결과물입니다. 저희는 4년 동안 작업을 같이 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 과정에서 저는 계속 기록을 해나갈 것이고,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는 작품을 만들테니까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김영훈 지회장: 저희는 지금 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요즘 시대에는 발전소뿐만 아니라 모든게 전환이 되는 시기같습니다. 이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이 많은 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전환이라는 키워드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에 대해서 우리가 많이 싸워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반도체나 재생에너지를 연결시키는 부분도 그렇고 발전소에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의로운 전환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전소 노동자들이 더 많이 힘을 쓸 수 있도록 힘을 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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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후변화씨네톡] 빛을 만드는 사람들
2026년 8월 기후변화씨네톡은 ‘빛을 만드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빛을 만드는 사람들>은 석탄발전소 폐쇄와 위험의 외주화라는 이중의 위험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농성과 파업, 소송, 기후정의운동과의 연대를 따라갑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40기를 폐쇄할 예정으로, 지난해 12월 31일 태안 화력발전소 1호기가 정지됐습니다. 석탄발전소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라져야 할 곳인 동시에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생계의 문제와도 이어집니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하였고, 2025년에도 동일 발전소에서 하청업제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석탄 발전의 시대가 끝나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그 전환의 과정이 또 다른 희생과 배제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가봅시다!
상영 후 남태제 감독과 김영훈 한전 KPS 비정규직지회 지회장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영화를 만들게 되셨나요?
남태제 감독: 2018년 김용균 노동자 돌아가셨을 때 태안 화력발전소에 처음 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었고, 그 다음에는 2023년에 영화 만들기 전인데 유튜브 ‘새알 미디어’에서 정의로운 전환에 관련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태안에 갔었습니다. 그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하면서 왜 2018년 사고(김용균 노동자) 때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고, 그때 김영훈 지회장을 처음 만났습니다. 김영훈 지회장과 동료들의 이야기들, 가장 힘들게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희생당하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삶을 담는 다큐멘터리를 하고싶다는 마음이 그때부터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 특히 2차 하청 노동자들의 이야기로 접근해 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 작업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고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도 집중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는 2024년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김영훈 지회장님은 고 김충현 노동자 영결식 때 하신 말씀이 울림이 컸는데, 그 이후로 힘들게 싸우셨잖아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끝까지 싸움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무엇이었을까요?
김영훈 지회장: 상영회를 여러 번 참석했지만 항상 기억나는 것은 저희 투쟁하는 자리와 추모제에 자리해주신 분들, 그리고 오늘 종교환경회의에서도 태안에 많이 와주셨잖아요. 그런 분들이 많이 생각나고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부도 고집이 세고 KPS도 마찬가지고, 조합원들과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옆에서 함께 들어주고, 같이 싸워주는 연대의 힘에서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원에서 승소했을 때 다들 기뻐하셨다가 그 이후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는 장면에서 화내시는 분들도 계셨죠. 그 이후로도 계속 투쟁을 하고 계신 상황인데, 현재 상황은 좀 어떤지 말씀해주세요.
김영훈 지회장: 정부와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에서 합의를 올해 2월헤 했고, 그 합의문을 가지고 이행하라고 한전 KPS와 싸우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진행형입니다. 현재 발전소에 종사하고 있는 2차 하청 노동자들이 약 600여명 되는데, 그분들을 직접 고용하는 사업이 노사전 협의체에서 열리는데 그 사업을 준비하고 현재 하청 노동자 모집에 들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전 KPS라는 공기업이 이 전력사업에서 굉장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잖아요. 하청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할 임금이라던지, 고용 형태라던지, 공공재생 에너지 사업에도 크게 관여하고 있는 기업인데 저희가 바라는 부분들에 대하여 크게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 속 정부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그렇게 안하면 어떡할 겁니까?’, ‘내가 언제 그랬습니까?’ 식의 태도가 너무 많이 보였습니다. 기후와 에너지와 환경을 다 욕심내서 끌어안고 하나도 해결 못하고 쩔쩔매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원에서 판결이 나도 1심이기 때문에 항소도 가야하고 아직 끝난 것이 아닌데 연대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매듭이 이어졌다고 생각하고 관심이 멀어지거든요. 작년까지는 ‘석탄 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을 멈출 수 없다’라는 피켓을 많이 보고 가슴에 많이 남았는데 요즘엔 잘 안띄어서 잘 끝났나 하고 잊고 살았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실질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직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까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고용이 얼마나 됐는지, 안됐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갖고 계시는지 저희가 알아야 하는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영훈 지회장: 일단 협의문상으로 노사전 협의체가 출범이 될 시기가 한참 지났습니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들, 한전 KPS와 노사전 협의체 출범 시기를 논의하고 있고, 거기 위원장님이 준비가 되는 시기에 맞춰 움직일거라 생각합니다. 출범 시기는 9월로 예상은 하고 있는데 정부가 하도 말바꾸기를 많이 해서 신뢰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그 시기로 될 수 있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특정 노동자와 관련된 노사전 협의체의 개시에 대해 정부가 공고를 한 다음 기업이 그걸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저희는 현재 화력계에 계신 종사자 분들이 368분 정도인데 대부분 노동조합이 결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지회에 가입을 하거나 노동조합을 편성할 수 있도록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거나, 간담회를 하거나, 상황을 공유하는 활동들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의로운 전환 관련해서 태안뿐만 아니라 아랫지방에 폐쇄가 이미 진행된 곳이 있어서 그런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특히 삼천포나 하동 발전소들은 이미 한참 전에 폐쇄가 진행되어 하청업체에서조차 쫓겨나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전 KPS와 싸우고 있다 정도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대 공기업이기 때문에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어려운 일들을 많이 시키고 간접적으로 고용 유지를 못하겠다, 어차피 1년 계약이니까 해지하고 다른 직장을 구해라 등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힘든 시기를 견디며 싸움을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가는데, 사실 공기업이면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그러면 현재도 KPS에 비정규직 노동자로 책무를 갖고 계신거죠? 영화에서 고용된 회사가 바뀌었다고 하셨잖아요.
김영훈 지회장: 네 맞습니다. 제가 발전소 10년 차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가 1년에 한 번씩 10번 정도 바뀌었습니다. 이것을 쪼개기 계약이라고 표현하는데. 최근 정부에서도 이 쪼개기 계약을 감독하겠다고 하지만 제대로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 뜨거운 여름의 거리와, 영하 13도가 넘는 겨울에도 계속 거리에 계셨는데, 지회장님도 마찬가지겠지만 카메라 역시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버티셨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은 월성도 그렇고 어떤 철학으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남태제 감독: 대단한 철학은 없습니다. 억울한 일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이야기들은 제대로 전달이 되어야 하고 제가 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현장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작품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월성>말고도 <바로 지금 여기>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가 끝나고 바로 <빛을 만드는 사람들> 작업을 했고요. 최근에는 홍천 양수발전소 문제 알고 계신가요? 제가 그 곳을 자주 가는데 뭘 해야겠다고 간 것이 아니라 그 지역 7~8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고향과 숲을 지키기 위해 엄청나게 싸우고 계십니다. 그것을 보면서 저는 그 옆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이 분들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 뿐이다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고, 정부와 정치인들은 뒷통수를 치고, 주민들을 이용하는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에 저도 격분을 하고, 어떻게 하면 바뀔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변화에 도움은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런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함께 울게 만드는 것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저도 편집하다 울고 그러는데 이게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현실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데, 길게 볼 때 이런 작업들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위기에 처해있는 노동자들을 함께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겼고, 감독님의 의도가 100% 전달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과 이 영화가 알려지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는 건 당연한 일일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공감한 사람들이 함께 어떻게 움직여주면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정책이 만들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제가 어떻게 도움을 드리면 될지 궁금합니다.
김영훈 지회장: 현재 한전 KPS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시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기에 맞추는 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확정이 된다면 그 때 함께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계속 참여하고 있지만 919 기후정의행진에도 함께해주시면 좋겠고요. 최근에 또 HL만도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발전 노동자 사망 사건과 거의 다 비슷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길 때 같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태성(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과 분노, 그 분노와 슬픔을 김영훈 동지도 느끼게 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지만 또 제 삶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 삶의 일부를 치유해주셨던 분들이 지금 앉아계시는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제 손을 잡은 영훈 동지에게 손을 잡아주며 절대 홀로 두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제 가슴에 명확히 새겨져 있습니다. 누군가의 가족인 김용균도 김충현도, 뉴스에서 보는 노동자의 죽음들을 우리가 맞이하면서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무뎌짐을 함께라는 이름으로 싸울 수 있는 동지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누군가 죽었네가 아닌 나의 가족일 수도, 친구일 수도, 그 다음엔 내가 될 수도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가 얼마만큼 더 단단해져야하는지 이 영화를 통해서 느끼셨으면 좋겠고, 발전소가 폐쇄돼서 삶이 무너지는 노동자들을 손잡아주시고 연대해주시는 것이 매우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저희는 2040년까지 계속해서 싸울테니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 삶에서 은인을 한 번씩 만나잖아요. 주님도 계시고 부처님도 계시겠지만 저한테는 감독님과 여러분들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태제 감독: 오늘 같이 오지 못했지만 함께 촬영하고 편집하고, 의견을 모아준 저희 동료 감독들 이인섭, 전찬영 두 분도 이 작품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셨고 저와 함께 새알미디어 운영하고 있는 총괄 프로듀서 강언주 이름도 꼭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빛을 만드는 사람들>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프로젝트 중 1년차 결과물입니다. 저희는 4년 동안 작업을 같이 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 과정에서 저는 계속 기록을 해나갈 것이고,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는 작품을 만들테니까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김영훈 지회장: 저희는 지금 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요즘 시대에는 발전소뿐만 아니라 모든게 전환이 되는 시기같습니다. 이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이 많은 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전환이라는 키워드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에 대해서 우리가 많이 싸워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반도체나 재생에너지를 연결시키는 부분도 그렇고 발전소에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의로운 전환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전소 노동자들이 더 많이 힘을 쓸 수 있도록 힘을 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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