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온 편지[2018몽골] 조림지에서의 두 달 ? 양효선 단원

5월은 정말 바빴다. 구덩이를 파고 몰려드는 자원봉사자 안내를 하고 나무가 배송되고 나무를 심고, 나무를 심으면서 모자란 구덩이를 파고, 식목일 행사를 준비하고 식목일 행사를 끝내고 울란바타르로 가고, 갔다 와서 에코투어를 진행하고…… 이 와중에 날씨는 더웠다가 추웠다가 모래바람이 불었다가 비가 내렸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휴,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너무 바쁘게 흘러가서일까? 왜인지 내 마음은 아직 붕 떠있고 혼란스러운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주변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 이제 조림지를 찍으면 하늘의 푸른색과 더불어 나무와 풀의 초록색이 함께 나온다. 너무 예쁘다. 자연의 자연스러운 변화 덕분에 그냥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파랑+초록=’3’♥

새싹들이 돋아나고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자 귀여운 곤충들도 등장했다. 원래 곤충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조림지에서 보니 귀여웠다. 하지만 집에서 흔히 나오는 다리가 많고 무지 빠른 벌레들은 여전히 너무 싫다. 허허. 호칭도 곤충과 벌레로 나도 모르게 나눠서 부르게 된다.

이름 모를 보라 꽃

이름 모를 솜뭉치 꽃

이름 모를 하얀 꽃

이름 모를 자주보라 꽃

꼬마나무 위의 꼬마 무당벌레

초록나무 위의 초록곤충(설마 진딧물이니?..)

어떤 곤충이 될지 모르는 애벌레 2마리의 식사 시간(얘들이 꼬물거리는 게 진짜 귀엽다)

동글동글하게 생긴 검은 곤충이 집에 들어가는 길

물론 우리 나무들이 제일 귀엽긴 하다. 초록 잎이 없을 때는 나무가 어디 있나~~ 찾아야 할 만큼 조그매서 귀엽고, 초록 잎이 날 즈음에는 잎망울들이 올망졸망 달려있어 귀엽고, 초록잎이 난 후에는 초록초록해서 귀엽다. 몇 주전 나무만큼 귀여운!! 생명체가 나타나긴 했다. 하지만 내가 쉬는 날 나타나서… 직접 볼 수는 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꼭 다시 나타나줬으면 좋겠다. 나타나면 좋아하는 애벌레를 잡아줄 거다.

나무만큼 귀여운 생명체(야생 고슴도치)

최근에는 주민 직원분들을 보고 귀여움을 느꼈다. 비닐하우스 부지를 고르는 작업 중에 우리를 부르시길래 가서 봤더니 흙 위에 둥지와 새알이!!! 보고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더 귀여웠던 건 새알이 발견된 좁은 면적만 그~~대로 놔두시고 옆쪽은 작업을 완료하신 우리 주민 직원분들… 히히 너무 귀여우신 것 같다. 요즘 매일매일 가서 알을 살피고 있는데 어제 알이 세 알로 늘어났다! 부화하는 것도 보고 싶다. 알 속에서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

덩그러니 솟아있는 흙덩이 위 엄마가 누군지 궁금한 새알 둘

조림지에 사는 귀여운 친구들이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조림지에서 지낸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기서 지내는 하루하루가 매일 즐겁기만 한 건 아니다. 가끔은 힘들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그냥 멍해지기도 한다. 그럴 땐 소설 ‘조드’에서 본 문장을 떠올리며 내 마음을 찬찬히 살피고 정리해본다. ‘세상은 사용하는 자의 태도에 따라 이렇게 다른 곳이 된다. 바람처럼 떠다니는 기운들을 적이라 하면 세상은 끝없이 무섭고 친구라 생각하면 한없이 편해진다.’ 세상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정말 다르게 와닿는 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 나는 과연 어떻게 이 세상을 바라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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