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온 편지[2020.10] 몽골_이나리 간사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몽골 생활의 막을 잠시 닫으며 몇 가지 마음들을 만난다. 마음의 정체는 미련, 불안, 당위, 아쉬움, 서두름, 막연함도 아닌 자연스러운 일어남처럼 내 안에 건실하게 자리하고 있다. 마치 이 땅에 처음 닿았을 때의 무한한 자유처럼.

3년이라는 시간이 자각될 만큼의 속도로 천천히, 빠르게 지나갔다. 그간 나는 수많은 땅에서 사람들과 조우하며 감각했다. 이미 나는 영적으로 성장하여 이전의 나와 다른 것으로 존재하여 있었다.

몇일 전, 한국어를 배운다던 택시기사 청년과의 대화가 기억난다. 조종사가 되고 싶다던 열아홉 살 맑은 눈을 가진 소년은, 사람은 평생을 땅을 딛고 태어나 살아가기 때문에 하늘로 향하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몽골의 그 노랗고 초록한 땅은 내게 어떤 의미였을까. 나도 모르게, 때로는 맹목적으로 땅으로, 땅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단 그 땅을 보면, 나는 그냥 너무 편안해졌다. 바다에서 자라, 세계의 끝을 검푸른 파도로만 인지하던 나는 이곳에서 정말로 끝이 없는 많은 땅을 봤다.

마음이 날카로워져 사방으로 갇혀버린 것 같았을 때도, 그 땅은 계절에 맞춰 색을 달리하였고, 언제나 별 일 없다는 듯이 있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이미 모두 평화가 되어 고요한 땅 한 가운데에 있었던 시간들을 기억한다.

그곳에서 우리 몇 사람들은 자리를 잡고 울타리를 올리고, 딱딱한 땅을 깨어 젓가락 남짓한 나무를 심으면서, 그곳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며 살아 왔다. 1,000일 정도의 짧고 긴 시간에 동참하면서, 이 일에 대한 마음의 크기를 남들과 견주며 내내 불안했지만, 참 내가 사랑했고 귀하게 아꼈던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혼돈의 시간 속에 조금은 어쩔 수 없이 이 땅과 작별하지만, 다시 한 번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길 희망한다. 내면의 지혜가 나를 푸른아시아로 안내했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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