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단] 2주간 가정 내 생활 플라스틱 수요 조사기

2주간 가정 내 생활 플라스틱 수요 조사기

숙명여대 환경 리더십그룹 GPS: 고은아, 이주연, 이주호 기자

탈(脫) 플라스틱, 과연 가능할까? 작년 12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탄소중립 선언’ 흐름에 올라탔다.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감축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저장 및 재활용하는 기술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을 내세웠다.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2020년 대비 20% 줄이고, 현재 54%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70%까지 늘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의 배달음식 산업은 크게 발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방대하다. 환경부 통계에 의하면 2020년 상반기의 플라스틱 폐기물 1일 배출량은 전년도 대비 15.6%가 증가했다. 사람들은 편의를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을 선호하고 소비한다. 이토록 ‘친 인간적인 사회’와 친환경 사회의 양립은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탈플라스틱 사회’는 유토피아적 상상력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인지, 그 실현 가능성을 예측해보기 위해 2주간 가정 내 생활 플라스틱 수요를 조사해보았다.

 

  1. 고은아 기자

1인 가구 기준, 2주간 가정에서 발생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신상을 조사해보았다. 일주일 단위로 발생한 쓰레기들을 한데 모아두고 한 주간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왔는지 확인했다. (비닐류도 플라스틱의 일종이기 때문에 같이 조사했다.)

(고은아) 2주간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신상

(1) 첫째 주 (5.10~5.16)

스티커 라벨지를 제거한 뒤 배출했다.

첫째 주는 식품 포장재와 생활도구 포장재가 주로 나왔다. 주기적으로 소비하는 플라스틱은 과일 및 과채류 포장재와 두유 포장재이다. 첫째 주에 추가로 나온 치약 포장재는 1인가구 기준으로 6~7주에 한 번씩 교체하는 편이다. 일상 속 플라스틱 소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고체 치약도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 치약에 비해 개운함이 덜한 탓에 휴대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일주일간 가정에서 소비한 플라스틱은 대부분 PP였다.

(2) 둘째 주 (5.17~5.23)

첫째 주와 마찬가지로 식품 포장재와 생활도구 포장재가 주로 나왔다. 역시나 과일 포장재와 두유팩은 매주 소비하고 있었다. 평소 장을 볼 때 다회용기와 장바구니를 사용하여 불필요한 일회용기 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작은 크기의 과일, 과채류는 플라스틱 용기에 1차 포장되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플라스틱 소비를 피하기가 어렵다. 두유 팩은 본체와 캡을 분리하고 물로 깨끗이 씻어 배출한다. 종이 팩의 내부는 대부분 PE로 코팅되어 있는데, 폐기물 처리장에 따라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나는 주로 리필스테이션을 통해 배출하고는 한다. 둘째 주에도 플라스틱은 PP, 비닐은 OTHER류를 많이 소비했다.

2주간 플라스틱 수요를 조사하며 일부러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려 노력하지는 않았다. 평소의 소비 습관대로 생활하며 내가 만들어낸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직접 마주했다. 2주간의 플라스틱 소비실태를 아우러 보았을 때 과일팩과 두유팩은 예상한 바와 같이 매주 소비했다. 그외 밀가루 포장재, 냉동식품 포장재, 밀봉집게, 치약 포장재 등은 비교적 장기간 사용한 후 버리는 것들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길 때마다 소재를 확인하고 일주일 단위로 모아두는 활동을 통해 평소에 내가 어떤 플라스틱을 얼마나 소비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내가 소비하는 플라스틱은 높은 비율로 PP, 비닐은 OTHER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내가 주로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과연 재활용이 용이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기사 하단의 카드뉴스를 통해 플라스틱 분류법에 대해 알아본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1. 이주연 기자

비닐 라벨 제거 후 배출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플라스틱의 종류는 다양했으며 이 외에도 여러 가지로 분류되었다. 사실, 우리가 분리배출을 할 때에는 모든 플라스틱이 ‘플라스틱’의 한 범주에 모두 속하기 때문에 플라스틱의 세부적인 종류까지 알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 또한 이번에 플라스틱 리서치를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플라스틱의 종류와 종류에 따른 재활용 유무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주연) 2주간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신상

위 시트는 2주 동안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제품군, 제조사명, 종류에 관하여 정리한 내용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1개가 배출된다면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기 때문에 1개의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품 하나는 여러 가지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뚜껑(PP/HDPE), 음료통(PET) 등으로 2개 이상의 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것이었다.

약 2주 동안은 최대한 배달음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기 위해 노력했다. 배달음식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식재료를 사러 가보니 생각하지 못한 난관이 있었다. 식재료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우리는 하루에 플라스틱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개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의 플라스틱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필품이나 식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지 않는다면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포장재 개발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1. 이주호 기자

(이주호) 2주간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신상

플라스틱 일기를 쓰면서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분리배출 마크를 매번 확인하게 됐는데 같은 플라스틱도 종류별로 정말 다양한 분리배출 마크가 표기돼 있었다. PET, PP, HDPE, LDPE, PS, PVC, OTHER 등은 공정과정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배합하는지에 따라서 성질별로 나눈 것이다. 단일성분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PP(폴리프로필렌),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LDPE(저밀도폴리에틸렌), PS(폴리스티렌), PVC(폴리염화비닐)와 달리 OTHER은 두 개 이상의 플라스틱 성분이 섞였거나 종이, 금속 등이 코팅된 복합재질을 뜻하며 상당히 재활용률이 떨어진다고 한다.

문제는 이 OTHER이 일주일간 가정에서 배출된 대부분의 플라스틱 쓰레기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의 제품군은 식품포장류 이었는데 이는 식품을 안전하게 유통하고 보관하기 위해서 산소 등의 투과를 막기 위해 코팅된 복합재질이 사용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포장재 고유의 기능은 제품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벨류에 OTHER이 사용된 것에 상당한 의문이 들었다. 식품업계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라벨 대신 페트병 자체에 음각이나 양각으로 제품명을 표기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라벨이 완전히 보이지 않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라벨을 제거한 뒤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닐류의 라벨 띠지 대신 종이로 된 띠지로 묶음 판매하는 우유

많은 기업들은 ‘플라스틱 프리’ 선언을 하고 있고 얼마 전 매일유업에서 한 학생의 편지를 받고 제품마다 낱개 포장되어 붙어있던 빨대를 없앴다고 한다. 또 우유에 비닐류의 라벨 띠지 대신 종이로 된 띠지를 이용해 묶음 포장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업과 소비자들의 노력이 계속 유지된다면 플라스틱 쓰레기의 생산량을 줄이고, 동시에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통해 재활용하며 조금씩 “탈플라스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5월 한 달간 ‘탈 플라스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일주일간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공부한 뒤 2주에 걸쳐 ‘내가 소비하는’ 플라스틱의 신상을 낱낱이 조사하고 기록해보았다. 직접 실천해 본 결과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란 어렵지 않았다. 먼저 자신이 소비하고 있는 폐기물들의 소재를 파악한 후 재활용 가능한 방법으로 분리 배출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소비한 물건이 과연 바람직한지, ‘쓸모없는’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한다. 이 같은 점에서 플라스틱 수요조사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나의 소비 습관도 되돌아볼 수 있는 경험이기에 추천할 만하다. 탈(脫) 플라스틱, 결코 어렵지 않다. 건전한 나와 지구를 위해 분리배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