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바이든 승리 때 닥칠 ‘탄소세 쇼크’

우리나라는 이번 여름 50일 폭우와 4개의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9월 초 38℃의 전례 없는 폭염에 시달리던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주 덴버의 기온이 -2℃로 떨어지면서, 덴버는 15cm 폭설로 덮였다. 지난해 7월에는 몽골 서부에도 이런 폭설이 내렸다. 이것은 서막에 불과하다. 지구 시스템 붕괴로 여름 폭설은 앞으로 북반구 전체에 일어날 수 있다. 곡식은 동해(冬害)를 입을 것이고, 식량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쇼크가 걱정이다. 현장의 기후 과학자들이 운영하고 관여하는 기후 관련 단체 ‘리얼 클라이미트(www.realclimate.org)’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에는 1만 년간 지구 온도가 1℃ 변화했다. 그런데 산업혁명 뒤, 단 100년 만에 지구 온도가 1.1℃ 오르면서 지구시스템이 이런 변화에 적응을 못 하고 붕괴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인류에게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강력한 정책과 지도력이 필요하다.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주목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9월 11일,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의 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51%,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43%로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제가 된 선거인단에서도 당선권인 270석 가운데 바이든 268석, 트럼프 170석이다. 그래서 바이든 당선이 현재 유력하다고 한다.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에 왜 우리는 주목해야 할까? 바이든이 기후 이슈를 핵심 정책으로 채택했고, 이는 우리나라에 심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당선 첫날 트럼프가 거부했던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하고, 초기 100일간 주요국 기후정상회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한다.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우리나라도 그 대상이다.

그렇다면 바이든 정부는 기후 붕괴를 막을 해법을 정말 갖고 있을까?

지난 7월에 발표한 민주당 정강정책에 해법이 있다. 첫째, 2050년까지 미국 내 온실가스 100% 감축을 비롯해 2035년까지 모든 전기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한다. 둘째, 온실가스 감축에 소홀한 나라의 수출 상품에 탄소세를 부과한다. 셋째, 석탄 수출, 고탄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나라들의 금융보조금 지원을 중단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만약 바이든이 당선되어 이 조치들이 실행된다면, 미국은 경제성장의 기회를 덤으로 얻을 것이다. 대신 준비가 안 된 나라들은 고통과 쇼크를 받을 것이다. 핵심은 탄소세다. 미국은 탄소세를 어떻게 활용할까? 지난 9월 9일 미 연방 금융감독 기관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한 ‘금융시스템과 기후위기관리’에 그 내용이 잘 나와 있다.

CFTC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부과할 탄소세는 기업이 화석연료 사용을 포기할 정도로 대담하게 책정할 계획이라 한다. 결국, 화석연료 기업을 퇴출하고,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탄소세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탄소세는 기후정상회의에서 관철시킬 것이고, 유럽연합(EU)은 주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중국도 기후분야의 협력자로 초청될 것이다.

바이든은 타협할 생각이 없는 환경운동가들을 무역 협상 대표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우리나라의 우방이니 봐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탄소세 쇼크로 심각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정부와 산업이 기후대응 노력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기후대응 기구들이 조사한 2020년 우리나라 기후변화평가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26.75로(4위 스웨덴 75.77), 61개 나라 가운데 58등에 그친다. 바이든 정부가 탄소세를 적용할 대상국이다.

탄소세 쇼크에 대비하려면 기후 헌장과 기후 협정을 이해하고, 기후위기 해결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정책 기획과 결정에서 역할을 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우리가 만나야 할 미국의 무역협상 대표들이 환경운동가들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말이다.

어쩌면 지금이 기후 쇼크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기후정책이 없는 트럼프가 아니라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당장은 고통이지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

글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