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08-[유전자 에이전트 김용범의<식물의 경쟁2>] 식물은 어떤 자원을 경쟁할까?

김용범 프로필1모든 생명체가 마찬가지지만 사람은 먹어야 산다. 먹어야 할 음식을 자원이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 필수다. 자원을 지켜야 할까? 말아야 할까? 자신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친척이 사는 지역의 자원을 모르는 타인이 와서 가져간다면 어떻게 되나? 자원을 잃은 사람들은 굶어 죽을 수 있다. 이것을 내버려 두는 사람은 없다. 어떤 지역에서 양질의 자원이 많이 나온다면 우린 자원을 지키려는 욕구가 생긴다. 지켜야 더 잘 살 수 있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 속에 담긴 처절한 본능이다.

사람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자원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조직해 외부 침입자를 막는다. 자원을 뺏기면 어차피 죽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 핵의 발달로 강대국 사이의 전쟁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아직도 힘겨루기 전쟁은 간간이 일어난다. 이런 전쟁은 생존을 위한 자원 지키기 경쟁에서 출발했다. 더 많은 자원을 얻기 위한 경쟁이나 안정적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전쟁을 만들어 냈다.

동물이 살려면 먹을 것이 필요하지만 식물도 먹을 것이 필요한가? 입이 없는 식물은 먹이가 필요할 것 같지 않지만, 그들도 생존하고 자라려면 먹이가 필요하다. 그들의 먹이는 동물과 종류가 다르다. 우리는 유기물을 먹지만 그들은 무기물을 먹는다. 이것이 동물과 식물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식물의 먹이는 이산화탄소(CO2)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물질은 대기에 있어서 기공으로 흡수하여 광합성을 거쳐 탄수화물인 포도당을 만든다. 탄수화물은 (CH2O)n 이란 분자식으로 표현된다. 이것의 의미는 탄소에 물이 붙어 있다는 뜻이다. 한두 가지 종류가 아니라 매우 많다. 그중에 대표적인 탄수화물이 포도당(C6H12O6)이다. 이것은 늘 먹는 밥에 있는 아밀로오즈나 아밀로펙틴이란 고분자 탄수화물을 만드는 단위 성분이다.

식물이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을 광합성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CO2)를 포도당(C6H12O6)로 환원시키는 과정이다. 어떤 물질에 산소가 붙는 것은 산화이며 수소가 붙는 것을 환원이다. 이런 산화 환원 과정은 모든 생물이 에너지를 얻거나 소모과정과 연결되어 있다. 이산화탄소는 탄소에 산소가 두 개 붙어 있다(O=C=O). 그러한 탄소에 수소가 붙고 산소가 줄어든다((H2=C=O)6). 환원이라고 하며 이 과정을 통해 에너지가 많은 상태의 물질로 바뀐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산화 반응은 불이다. 종이에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오르는 것은 격렬한 산화 반응으로 불꽃을 보는 것이다. 불이 붙으면 온기를 느끼는데 에너지가 방출되기 때문이다. 종이는 식물 세포벽에 있는 셀룰로오즈가 주성분이다. 따라서 종이에서 나오는 불은 태양에서 온 에너지를 저장되었다가 열로 바뀐 것이다.

셀룰로오즈도 아밀로오즈나 아밀로팩틴처럼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포도당이 몸속에 들어오면 대부분 에너지로 사용되고 남는 것은 지방으로 축적한다. 풀만 먹는 소가 단백질인 근육뿐 아니라 지방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은 셀룰로오즈를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능력이 없다. 사람이 소처럼 들판의 풀을 뜯어 먹지 않는 이유다.

포도당은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원이다. 이것을 식물이 합성하기 때문에 동물들이 살 수 있다. 이것 합성에 필요한 것은 물과 햇빛이다. 햇빛은 에너지원이며, 물에 있는 수소는 분해되어 포도당의 탄수화물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먹는 포도의 당분이나 밥, 빵, 반찬 등의 에너지는 모두 태양에너지에서 왔다.

이산화탄소, 물 그리고 태양에너지 외에 식물에 필요한 자원은 무기 영양물질이 있다. 식물 성장에 필요한 원소의 종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식물이 잘 자라는 Hoagland 용액이 만들어졌다. 이 용액에 속하는 주요 원소는 다량원소로 질소, 칼륨, 칼슘, 인, 황, 마그네슘, 미량원소로 염소, 붕소, 망간, 아연, 구리, 몰리브덴, 철이 알려졌다. 식물에 따라 선택적으로 필요한 원소는 니켈과 실리콘이다.

이런 원소를 잎으로 흡수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나 원소 자체가 대부분 토양에 있다. 따라서 육상에 사는 식물은 이러한 원소를 뿌리를 통해 흡수한다.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숲에서 땅 속에서 뿌리의 경쟁이 있으나. 땅속이라 경쟁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마치 그들은 모두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식물들도 성장에 필요한 자원 확보를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 싸움이 심해서 서로 죽고 죽이기도 한다. 가히 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무기물을 얻기 위한 전쟁이다.

김용범?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