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05-[대학생기자단-김수연] 생태통로, 함께 이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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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고로 접수된 로드킬 건수만도 11,831건.
지난 5년간 발생한 로드킬은 68,250건. 이는 한 해 동안 평균 13,650마리의 야생동물들이 길에서 싸늘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접수되지 않은 사고들까지 포함하게 되면 집계된 수치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태통로는 이 같은 사고를 막고 생태축, 즉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생태계 기능의 연속성을 위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 또는 생태적 기능의 유지가 필요한 지역을 연결하는 공간을 복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생태통로는 육교형 생태통로와 터널형 생태통로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자연환경보전법 제2조는 생태통로를 ‘도로, 댐, 수중보, 하구언 등으로 인하여 야생 동·식물의 이동 및 생태계의 연속성 유지를 위하여 설치하는 인공 구조물·식생대 등의 생태적 공간’ 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Click!!] 생태통로 지도 (출처 :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

위 지도는 전국에 위치하고 있는 생태통로를 보여줍니다. 국립생태원과 국립공원공단의 자료를 취합해 보다 더 풍성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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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들의 생태통로 연도별 이용횟수와 야생동물의 종별 이용현황

이처럼 야생동물의 생태통로 이용횟수는 14년부터 꾸준히 상승해왔습니다. 18년도에 들어 이용횟수가 8,416건으로 조금 감소하였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횟수가 약 3배가량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생태통로 이용 현황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태통로를 이용하는 총 77종의 야생 동물들 중 조류가 40종으로 약 52%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포유류가 39%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용 횟수를 보면 포유류과인 고라니가 10,503회로 가장 많이 생태통로를 이용하였습니다. 조류가 생태통로를 이용하는 야생 동물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 횟수는 739회에 그쳤습니다. 육지에 기반하고 있어 영역이 제한적인 생태통로보다는 더 넓은 하늘을 통행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 앞선 집계 결과의 이유로 추측되는 바입니다.

야생동물들의 생태통로 이용 모습(출처: 국립공원공단)

생태통로의 이용횟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생태통로를 이용하고 있지만 생태통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도 있습니다.

첫 번째로, 생태통로 구축의 합리적인 이유가 되는 로드킬을 총괄적으로 조사하는 기관의 부재 문제입니다. 현재 로드킬을 조사하는 기관에는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국립공원공단과 지자체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일반국도,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들, 지자체는 지역 내에서 발생한 로드킬을 각각 조사합니다. 하지만 이 조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관할하는 기관이 없고, 로드킬 조사 기관과 생태통로 구축 기관의 불일치로 생태통로를 구축·건설하는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은 큰 혼란을 겪게 됩니다. 로드킬을 조사하는 어떤 기관에서는 로드킬이 감소했다 하고, 어떤 기관에선 로드킬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발표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혼란으로 인해 환경부는 뒤늦게 로드킬 실태조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하겠다며 2억 원가량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환경부의 정책 운영 활동에 의문을 품는 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생태통로의 위치 선정 문제가 있습니다. 위치 선정에 있어 생태축의 흐름과의 연결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사례로 전남 해남군에 위치한 생태통로를 보면, 생태축과는 무관하게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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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생태통로 위치 선정 사례 (전남 해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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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통로 처리현황 및 실태조사 보고서,2014>에 기재되어 있는
육교형·터널형 생태통로 설치 및 관리 지침 항목별 준수율

세 번째로, 생태통로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육교형·터널형 생태통로 설치 및 관리 지침 항목별 준수율’을 보면, 육교형 생태통로의 보행자 및 차량의 접근을 최대한 배제한 설계 준수율은 20%가 채 되지 않습니다. 14개의 항목 중 무려 7개의 항목이 50%의 준수율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터널형 생태통로의 관리 실태는 육교형 생태통로보다는 호전적이지만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다소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태통로 처리 현황 실태조사 보고서는 국립생태원에 확인해본 바 2014년에 마무리된 보고서입니다. 문제들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를 이어 작성하지 않고 14년에 마무리 지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재로서는 생태통로의 관리가 어떤 지침을 기준으로, 어떤 기관에서 관리되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한 전국의 약 495개의 생태통로가 그저 조형물의 역할만 하지 않도록 공공기관은 신속하게 로드킬과 생태통로 관할을 총괄적으로 진행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생태통로와 같은 시설에 따뜻한 관심을 가져 지금도 매일 차가운 도로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수연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