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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4-[송상훈의 식물이야기] 동굴이잎 식물2

프로필_송상훈

지난 회에서는 수생식물 중심으로 둥근잎 식물들을 살펴 보았다. 이번 회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덩굴식물 몇 종을 살펴 본다. 사실 아래 소개하는 식물들보다 더 동근잎을 가진 아욱메풀, 함박이, 콩짜개덩굴, 콩짜개난을 소개하려 했으나 남쪽 도서가 아니면 잘 볼 수 없기에 후보에서 제외하였다. 대신 실내에서 많이 키우는 원예식물 몇 종을 보충한다.

 

동전초라 불리는 둥굴이 병꽃풀

다년생 꿀풀과인 병꽃풀은 연전초(連錢草), 동전초(銅錢草), 금전초(金錢草)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활짝 핀 꽃이 긴 병을 닮아서 병꽃이라 불린다지만 필자 눈에는 그리 보이지 않고 잎 모양이 동전을 닮아서 붙여진 연전, 동전, 금전이란 이명이 더 와 닿는다.
꿀풀과이므로 줄기가 사각이라는 특징과 함께 허브향이 나는데, 저습지에 볕이 좋은 곳에 자생한다. 잎과 줄기에 붉은 빛이 섞여서 같은 꿀풀과인 광대나물 비슷해 보이지만 덩굴성이다. 처음부터 덩굴성은 아니고 개화 이후 점차 바닥을 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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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종이지만 잎도 줄기도 푸른 긴병꽃풀도 있다. 길다는 것이 꽃이 더 길다는 것이다. 병꽃풀보다는 긴병꽃풀이 더 흔하다. 모두 지표면을 덮은 피복식물 역할을 하므로 잡초 발생을 억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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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번식력은 대단해서 아메리카에서는 귀찮은 잡초로 취급된다. 들판, 목장, 민가, 공터, 정원, 습지 어디에서나 왕성하게 번식하는 골치 아픈 존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제법 귀한 대접을 받는다. 민간에서는 예로부터 간염과 황달 치료제로 활용되었고, 수분으로 인한 부종제거를 위한 이뇨제, 해독제, 소염제로 쓰였으며, 스트레스나 심기(心氣) 소통 이상으로 인한 가슴답증에도 쓰인다. 현대의학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생채로 먹어도 좋고 차로 마셔도 시원한 허브향이 속을 환하게 한다.

 

병꽃풀 비슷해 보이는 병풀

병꽃풀과 비슷해 보이는 병풀이 있다. 병꽃풀들이 중부지역을 위시해 전국에 자생하는 것과 달리 주로 남부에 자생하는 병풀은 미나리과 다년생으로 생명력과 번식력이 왕성한 식물이다. 모양을 보면 잎저가 병꽃풀에 비해 v자고 잎의 거치도 더 각져 있다. 크기로 봐도 병풀이 더 작다.

병풀의 꽃은 눈에 잘 안띠는 데 실새삼 비슷한 줄기 마디에 꽃같지 않은 꽃이 한여름에 핀다. 작고 볼품 없지만 자세히 보면 꽃잎 5장에 암술 2개과 수술 4~5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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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뿐 아니라 아메리카에서도 고대로부터 이 식물을 상처 치료에 이용하였는데, 호랑이풀이라는 이명은 호랑이가 상처를 입으면 이 풀 위에 뒹굴어 치료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병풍의 잎과 줄기에 마데카식산(Madecassic acid)이라는 성분이 상처를 치료에 주효하다. Tv광고에서 흔히 접하는 마데카솔이란 연고도 병풀로 만드는데, 최근에는 화장품으로 사용범위가 확장되더니 염증을 완화한다는 기능성식품으로도 개발되었다.

그렇다면 태국의 명물인 호랑이연고도 혹시 병풀로 만들었을까? 아니다. 호랑이연고는 박하와 장뇌, 정향, 계피가 주원료로 안티프라민, 맨소래담과 비슷한 소염 효과가 있다.

병풀은 생채로도 인기가 많다. 미얀마, 베트남, 태국, 스리랑카,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서아시아에서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샐러드에 이용된다. 한편 중금속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므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는 병풀을 섭취하면 곤란하다.

 

망개라 불리는 청미래덩굴

백합과 청미래덩굴은 망개, 맹감나무, 명감나무로도 불린다. 산에 오르다 보면 자주 접할 수 있는 식물인데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식물이다. 두툼하면서 맑고 푸르며 둥근잎을 달고 있어 쉽게 눈에 들어온다.

망개하면 먼저 의령 망개떡이 떠오른다. 망개떡 유래엔 대충 3가지가 있다.

먼저, 옛 가야에서는 혼례를 올릴 때 신부들이 이바지 음식으로 찹쌀 또는 맵쌀을 치대어 떡을 만들고 팥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은 후 망개 잎을 깔고 덮어 쪄서 떡을 만들었다 한다. 청미래덩굴이 가야지역에서는 망개라 불렸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전투식량으로 떡을 만들고 이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망개 잎을 활용한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한편, 망개떡은 일본의 가시와모찌(かしわもち)라는 주장도 있다. 가시와모찌는 떡갈나무잎으로 싸서 찐 떡으로 지금도 상용화 되어 팔리는 떡인데 떡갈나무가 없던 지역에서는 청미래덩굴 잎으로 대신했다는 것이고 일제 강점기에 이 떡이 한반도에 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엔 떡갈나무잎 가시와모찌와 청미래덩굴 가시와모찌가 모두 상품화되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의병으로 이름난 의령의 떡이 항일을 위해 탄생한 것이라는 설과 그저 일본의 떡일 뿐이라는 설이 대립하니 왠지 개운치 않다. 어쨌거나 청미래덩굴 잎이 천연살균제 역할을 하는데 토종 아이비 송악의 잎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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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미래덩굴 뿌리는 치료에 유용한 성분이 풍부해 세균성 이질과 매독, 결핵치료 효과도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도 뿌리를 토복령(土茯笭)이라 한다. 복령(茯笭)은 땅 속 소나무뿌리에 기생하는 버섯으로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 폐 등 호흡기질환에도 특효하다고 알려졌는데 토복령도 그에 못지 않다.

토복령은 수은 등 중금속 배출을 촉진하고, 해독과 염증치료, 임질과 매독 및 종창 치료에 쓰였고 관절염에도 쓰인다. 잎을 그늘에 말려 차로 마셔도 같은 효과가 있으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대용식품이 될 수 있다. 어린잎은 쓴맛이 강하지만 생채로, 장아찌로, 무침이나 볶음으로 식용한다.

청미래덩굴이 망개로 불리지만 망개나무는 아니다. 망개나무는 갈매나무과 교목으로 살배나무 또는 모이대싸리로 불리는 귀한 나무다. 얼핏 보면 잎과 열매가 나도밤나무 비슷하지만 잎에 거치가 없고 약간 구불거리며 뒤면이 분백색이다. 재미 있는 점은 망개나무 잎도 망개나 송악처럼 천연방부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노박덩굴과 푼지나무 the Oriental bittersweet

노박덩굴도 한국의 산 밑과 중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줄기는 점차 목질로 변하며 넓고 둥근잎에는 무딘 거치가 있고 털이 없는 편이다. 바위를 타거나 나무를 감고 오르면서 작고 알증맞은 꽃들이 무더기로 피우고 결국엔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사철나무와 비슷하지만 상록식물은 아니다. 꽃은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 피거나 같은 그루에 피기도 한다.

잎과 줄기, 뿌리, 열매 모두를 약용하는데 관절염과 월경통, 사지마비 근육통과 피부병, 해독과 불면증에 이용된다. 특히 열매는 여성 월경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새순은 식용하고 줄기와 껍질은 질기므로 노끈과 마대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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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잎 뒤에 털이 없으나 털이 있는 것도 있는데 이를 털노박덩굴이라 한다. 따뜻한 지역이나 해변가에 있는 해변노박덩굴은 잎이 두껍고 윤기 있다. 중국에서는 줄기가 뱀 같은 등나무라 하여 남사등(南史藤)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낙상홍 닮은 열매가 있다 하여 덩굴낙상홍이라 하지만, 우리는 길가에서 자라다 길을 가로막는다 하여 노박폐(路泊癈)덩굴이라 불렀었다. 농사로 바쁜 우리에게 조금은 귀찮은 존재였을지 모른다.

같은 노박덩굴과의 푼지나무는 청다래넌출이라고도 하는데 역시 잎이 둥근 편이다. 노박덩굴 영명이 the Oriental bittersweet인데 비해 푼지나무는 Hooked-spine bittersweet라 한다. 노박덩굴의 사촌격인 이 나무는 영명에서 보듯이 갈고리(가시)가 있다. 줄기에 가시가 있는데 이는 턱잎이 변한 것이다. 가시 외에도 잎의 거치가 노박덩굴보다 자잘하고 솜털 같고 잎 뒷면에 털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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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노란 열매 껍질을 터트리며 붉은 열매를 드러내는 나무가 있다면 대체로 노박덩굴이거나 푼지나무일 가능성이 크다. 잎이 없는 겨울엔 줄기 마디의 가시 여부로 판단하면 된다. 효능은 노박덩굴과 같다.

 

천사의눈물 또래기

원예 덩굴식물 중 쐐기풀과 또래기 잎은 손톱만한게 앙증맞게 둥글고 얇다. 천사의눈물 또는 병아리눈물이라 불리는 다년생 식물이며 본명은 솔레이롤리아(Soleirolia soleiroli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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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섬이 원산지인 이 식물은 습기 있지만 배수가 좋은 그늘 토양에서 잘 자란다. 보통은 상록식물이지만 추위에 약하므로 한기에 노출되면 단풍이 들기도 한다. 토양이 맞으면 초록의 빛나는 잎들이 지표면을 가득 덮는데 마치 이끼를 보는 듯하다. 번식이 강하지만 뿌리는 깊지 못해 쉽게 뽑히곤 한다.

잘 자라고 덩굴지면서 잘 늘어지므로 화분에 심어 매달아 놓으면 제법 근사한 소품 역할을 한다.

 

블루체인 타라

원예 덩국식물인 쐐기풀과 타라는 잎이 또래기보다 작고 두꺼우며 잎 위에 잎들이 겹치듯이 다닥다닥 핀다. 블루체인이라 불리는데 본명은 필레아 글라우카(Pilea glauca)이며 열대식물이다. 열대식물은 분명하나 어디가 주산지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남미, 베트남 등 더운 지역 어디에나 자생한다. 보통 실내에서 키우는 타라를 많이 접하지만 열대지역에서는 잔디처럼 집 마당을 덮은 지피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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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또래기에 비해 어두운 청녹색 잎을 가졌고 줄기는 쇠비름을 닮은 듯한데 볕이 닿으면 윤기가 돋보인다. 또래기처럼 습기와 친하지 않지만 적정 습기는 유지해야 한다 강한 햇볕보다는 중간 햇볕을 좋아하고 추위에 약하다.

꽃이 피었을 때 물을 뿌리면 작은 분홍꽃들의 수술이 열리면서 꽃가루를 뿜어 낸다는데 확인하지 못했다. 역시 공중에 매달아 놓으면 근사한 소품이 된다.

 

포도나무(Wire Plant)라 불리는 트리안

마디풀과 트리안은 오세아니아 섬과 연안의 자갈이 많은 곳 또는 저지대 산림의 경계에 자생하는 반상록성 덩굴식물이며 본명은 뮤레베키아 콤플렉사(Muehlenbeckia complexa)다. 우리가 실내에서 만나는 트리안은 작은 화분에 담긴 앙증맞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바위건 나무건 닿는 대로 줄기를 뻗어 무성하게 4m 이상 자라면서 염분 많은 바람의 방풍림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식물이다. 따라서 군란지에서는 정원의 담장으로도 활용된다. 생명력이 왕성하니 지면을 덮은 피복식물 역할도 한다. 토양의 비옥도보다는 배수가 좋은 땅이라면 무난히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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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가 붉고 잎이 광택 있는 녹색이어서 모양은 타라와 흡사해 보이지만 잎이 훨씬 단정하고 크며 윤기 있다. 늦여름에 1cm 미만의 꽃을 피우고 흰열매를 맺는다. 너무 강한 햇볕은 좋아하지 않는다. 앞의 식물과 마찬가지로 공중에 매달아 키워도 잘 자란다.

‘둥굴이잎 식물’은 다음 회에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