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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3-[유전자 에이전트 김용범의<방귀와 분뇨의 비밀 이야기13>] 물, 설사 그리고 사랑

김용범 프로필1

가족과 함께 여행 중이다. 아들이 설사를 한단다. 그럴 수 있다며 설사 이유를 설명해주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물을 갈아 마신 후 생기는 배탈 설사에 정로환이 좋습니다.” 오래 전 광고 카피다.

어려서 이 말을 들을 때 물을 갈아마신다는 말을 몰랐다. “물을 어떻게 갈아? 입에 물고 이빨로 가나?” 이렇게 생각했다. 나중에야 물을 바꾼다는 뜻이란 것을 알았다. 먹는 물을 바꾸면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할 경우에는 특정 약이 좋다는 뜻이었다. 먹는 물을 바꾸는 상황은 여행 때문에 발생한다.

지금은 여행이 관광이지만 옛날엔 여행은 전쟁이 포함되었다. 원정길에 오른 군인들이 늘 먹던 물이 아닌 새로운 물을 마셔야 한다. 이 때 그들은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한다. 군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으니 이런 문제를 해결할 약이 필요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이 개발한 약이 어릴 때 선전에 나오던 약이었다.

정로환.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할 때 일본 군인이 만주에서 배탈과 설사로 군사력이 약해졌다고 한다. 이 때 약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름은 러시아를 정벌한다란 의미로 정로환이라 지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나 이런 설로부터 당시 만주의 물이 일본인에겐 맞지 않았던 것은 추측할 수 있다.

옛날엔 국내 여행을 하면서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정로환이란 약을 판매한 광고 카피가 그것을 말해준다. 지금은 국내를 여행하며 배탈 설사를 느끼긴 어렵다. 물이 비슷한 정수과정을 거친 후 소독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외를 여행하는 경우는 좀 다르다. 물의 미네랄 성분이 많이 달라서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세수나 샤워를 한 후 머리카락이 뻣뻣해지고 손톱이 갈라지기도 한다. 물맛이 밍밍한 경우도 있다.

물을 갈아 마시면 왜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할까? 물의 미네랄 성분은 장내 미생물 생장에 영향을 준다. 물이 바뀌면 그 안의 영양염류 변화로 장내 미생물 종류별 성장이 달라진다. 적정 비율이 깨진다. 이들이 제대로 자리를 못 잡으면 먹은 음식물을 충분히 소화 흡수하기가 어렵다. 배탈이 나거나 배출하는 똥의 형태가 설사가 된다.

푸른아시아는 몽골에 가서 나무를 심는다. 물을 갈아 마시는 결과가 된다. 자원 봉사자들이 배탈이나 설사를 하는지 모른다. 만일 한다면 그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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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택종 작가

이택종 작가는 강릉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꿈과 낭만 속에서 자랐다. 지난 25년간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았다. 그 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삽화 및 만화작업을 했다. 현재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웹진 ‘e행복한 통일’에 월간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과거엔 물을 갈아 마시는 이유 중 하나가 전쟁이었다. 영토를 빼앗고 힘을 과시하는 것이다. 로마에 가면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흔하게 서있지 않은가? 이런 전쟁의 역사, 힘으로 지배하려는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것은 힘으로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상대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외국으로 나가 활동을 한다. 푸른아시아는 지구 온난화라는 전지구적인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물을 갈아마신다. 그 어떤 이들보다 숭고하다.

하나의 문학작품처럼 숭고미를 추구하는 시처럼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국적이나 종교를 떠난 활동으로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다. 힘으로 지배하고 약탈하던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활동이다. 이런 활동은 사람이 다치지 않고 모두의 가슴에 오래 또는 영원히 남는다. 인류 공동 번영을 이룰 수도 있다.

무엇이 진정한 강함인지 돌아보게 한다. 질시하고 반목하는 것이 강함일까?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정말 강함일까? 역사적으로 이런 강함은 잠깐 힘을 발휘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알렉산더, 칭기스칸 등이 힘으로 대제국을 건설했으나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돌아보면 확인할 수 있다. 힘에 의한 지배는 결코 강하다 할 수 없다.

나는 푸른아시아의 활동처럼 국적, 종교, 민족, 인종을 떠나 인간을 사랑하고 인류 공동의 번영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은 내가 일어서기 위해 남도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오래 지속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니 이보다 더 강한 것이 어디 있을까?

더구나 이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고, 동물은 할 수 없다. 인간의 우월함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활동이다. 실제로 힘으로 억압하는 모습은 침팬지를 포함해 많은 동물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더 많은 사람이 인류애 실현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이나 전쟁을 뛰어 넘어 인류애를 위해 물을 갈아 마셔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배탈이 좀 나고 설사를 해도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써 고귀한 행동이기 때문이다.